​[뉴스포커스] '2년짜리' 국민연금 C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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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입력 2018-10-10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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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지만 축하한다'고 해야 하나. 며칠 전 국민연금은 15개월째 공석으로 두었던 기금운용본부장(CIO)을 뽑았다. 안효준 전 BNK금융지주 사장이 새 CIO를 맡게 됐다. 오랫동안 비워 두어도 그만인 자리가 아니라 우려가 많았었다. 국민연금 CIO는 640조원에 달하는 우리 노후자금을 책임져야 한다.

안효준 신임 CIO는 이제 '2년짜리' 임기를 시작했다. 성적이 좋으면 1년을 더 할 수 있고, 아무리 길어도 3년을 못 넘긴다. 임기가 턱없이 짧다고 생각한다. 번듯한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라면 2~3년짜리 단기자금으로는 국공채만 잔뜩 담을 것이다.

다른 나라를 들여다보자. 헨리 존스 미국 캘퍼스 의장은 2008년 취임했고, 헤더 먼로 블룸 캐나다 공적연금 의장은 2010년부터 일해왔다. 미국 캘퍼스나 캐나다 공적연금 자산은 모두 세계 5위 안에 든다. 이 가운데 캐나다 공적연금은 올해 상반기에만 6.6%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우리 국민연금이 거둔 수익률은 같은 기간 0.9%로, 그냥 은행에 넣어 두는 편이 나았다. 

물론 긴 임기가 고수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사고만 안 내려고 '안전빵'에 목을 매는 일은 줄여준다. 캐나다 공적연금은 1년 전 주식 비중을 40%에서 60%로 늘린 덕에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2년짜리 국민연금 CIO는 택하기 어려운 투자전략이다. 더욱이 짧은 임기는 저평가된 자산을 찾아 장기 보유하는 '가치투자'에도 알맞지 않다. 가치투자는 워런 버핏 같은 세계적인 투자가도 권하는 투자전략이다. 

국민연금 수익률은 이번 국감에서도 도마 위에 오를 것이다. 우리 노후가 달린 자금을 굴리는 곳이니 당연히 그래야 한다. 그렇지만 대안 없이 큰소리만 치는 국회의원은 그만 봤으면 좋겠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국민연금을 평가하려면 연간 실적보다 장기 성과에 무게를 두어야 하고, 적어도 5~10년 앞은 내다보면서 투자하게 해줘야 한다." 구구절절이 맞는 얘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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