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환의 Next Korea] 女左男右…청년정치의 새 문화

  • 2030 정치적 분열의 원인과 대안

김택환 전 경기대 교수
김택환 전 경기대 교수
 


# 장면 1 : “젊은 남성과 여성 사이의 정치적 분열은 깊어가고 있다. 여성은 왼쪽으로, 남성은 오른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는 번영하는 사회에서 새로운 자연법칙인 것 같다. 영국부터 서울에 이르기까지 30세 미만은 정치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분열되어 있다.” - 스위스 노이에취르허차이퉁(NZZ) 2026년 5월 31일자 보도.

# 장면 2 : “극우화 현상은 우리나라의 것만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경제성장이 둔화된 지역(프랑스, 독일, 미국 등)에서도 20대 내 우파 득세, 극우의 등장 같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만의 특수성이 반영된 부분이 있겠지만 거대한 작용과 반작용의 흐름 속에서 세대 정신이 나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 고은광 대학생 2026년 6월 6일자 페이스북 인용.

2030 젊은 남녀의 정치적 분열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이번 6·3 지선에서도 잘 나타났다. 하지만 한국의 어느 정당, 어느 후보도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 비전과 어젠다 세팅을 찾기 힘들었다. 서로 기득권이라고 저격하는 선거였다. 미국 버지니아주 애비게일 스팬버그 후보나 뉴욕시장 조란 맘다니 후보 같은 새 비전과 젊은 30대 뉴스타가 나타나지 않았다.

시대마다 젊은 층의 세계관, 정치문화, 투표 행태가 변동해왔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 자유국가 미국·유럽(독일, 스위스 등)이다. 한국 역시 유사한 트렌드로 가고 있다. 이와 관련된 연구데이터를 보면 독일은 80년대 젊은 남성이 더 좌파적이었다. 우리 역시 1980년대 민주화 운동으로 남성 청년들이 진보적이었다.

하지만 독일 등 유럽에서 여성운동과 더불어 녹색당이 창당되면서 페미니즘이 강화되었다. 2000년대 들어 젊은 여성들이 좌파로 이동하고 오히려 젊은 남성들이 우파가 되었다. 유럽의 전문가들은 “#MeToo(미투) 운동이 촉발 요인이었다”고 분석했다. 많은 젊은 여성들이 페미니스트 전사로 미투 운동에 참여했고, 좌파 성향 언론의 성차별에 대한 광범위한 보도가 주목을 끌었다. 성희롱, 임신 후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 등 일련의 젠더 이슈들이 세상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좌파 정치인들은 이것이 ‘불타는 불의’로 잘 해결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실제 미국·한국에서 수많은 미투 관련 법률들이 제정되었다. 아이러니하게 이로 인해 좌파 진영의 정치인들이 제거(?)되기도 했다. 래디컬 여성정치인들은 “남성은 악”이라는 용어까지 사용했다. ‘남성성이 자연의 결함’이라는 조롱까지 만들어졌다. 래디컬 페미니스트는 “남자와 섹스를 하지 말자”는 구호까지 외쳤다. 젊은 남성들은 “여성성 자체가 기득권화되었다”고 보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자연현상’으로 젊은 남성들이 나섰는데 ‘우경화’다. NZZ는 이를 니체가 말한 ‘샤덴프로이드’, 즉 심통인 ‘르상티망’ 현상으로 설명한다. 철학자 데이비드 베나타르는 저서 ‘제2의 성(Sexism)’에서 “미투 운동은 남성 청년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진단했다. 오늘날 유럽에서 젊은 남성 자살률은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고 한국은 더 심각하다. 또 성비위가 여성의 ‘기분’(?)에 따라 판단되고, 극단적으로 남성 생식기까지 거세하는 법이 제정되었다. 법원이 양육권 분쟁에서 여성에게 우선권을 부여하는 트렌드가 나타났다. 선진국에서 “평균적으로 남성이 노동 시장에 더 일찍 진입하고 더 일찍 사망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남성 혹사에 대한 피해 의식이 심리적으로 커졌다.

페미니즘 및 좌파 정치인들이 남성 청년 문제를 인식하지 않게 되자 우파 정치인들은 젠더 갈등에서 남성 편을 들게 되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캠퍼스에서의 과도한 성폭행 혐의에 관한 규정을 개정했다. 특히 트럼프는 “#MeToo 운동이 남성에 대한 허위 고발을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지난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후보와 민주당을 겨냥해 ‘정치적 올바름(wokeness)'의 위선을 조롱하고 타파하는 선거 전략을 펼쳐 승리했다. 미국·유럽 대학에서 페미니즘과 성 양극화가 심화되었다. 트럼프는 하바드대 등 엘리트 대학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 항복을 받아내기도 했다.

여성 지위가 정치화되면서 나타난 반동은 ‘외로운 남자’들의 증가이다. 이는 남성과 여성의 취업과 연애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산업국가에서 여성들 학력이 더 높고 더 나은 직장을 구하게 되자 새로운 문제가 나타났다. 연애할 때 여성들과 동등한 급여와 커리어나 혹은 더 능력 있는 남성들이 더 많이 공급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높은 학벌의 커리어 여성들은 더 성공하거나 더 돈 많은 남성과 데이트하거나 ‘솔로’가 많아졌다. 한국 남성은 군복무 의무 때문에 나이가 비슷한 여성에 비해 피해를 본다는 인식도 확산되었다.

또 학력이 상대적으로 낮거나 돈이 없는 남성들에게 데이트 현장이 우울해질 수밖에 없다. 고학력 커리어 여성들은 학력 낮은 남성을 거부하게 된다. 생존을 위해 젊은 남성들은 연애불평등(여성은 더 나은 남성 파트너를, 남성은 그렇게 하지 못하는 현실)을 조장하는 페미니즘에 반기를 들었다. 전 세계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피사 연구에 따르면 남학생 28%, 여학생 18%가 거의 문맹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소년들이 성장하면서 사회적 지위를 얻지 못하고 데이트 앱에서 여성들에게 무시당하게 되면 극우로 가게 된다. 6월 3일자 조선일보 천현우의 ‘지방 사는 90년생의 서러운 연애’ 기사가 슬픈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돈도 없고 변변찮은 모습에 여자 친구는 떠나가고 ‘반려견’이 아닌 ‘반려고독’과 친해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한국 지역 청년일수록 ‘3포’(연애·결혼·출산 포기)가 심각해지고 있다.

심리학자 조너선 하이드는 “소셜네트워크(SNS) 및 유튜브가 젊은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로서 양극화를 더 악화시켰다”고 진단했다. 또 SNS 및 인공지능은 사람들에게 ‘에코 체임버(편향된 신념 증폭)', 즉 집단적 사고를 강화시켜 더욱 극단적인 경향을 보인다. 여성은 미투 스토리를 더 많이 클릭하고, 남성은 억울하게 성비위로 고발된 남성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보게 된다는 것이다. 젊은 남녀 모두 과장된 인식에 노예가 되고 매우 다른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점점 다른 정신세계에 살아가고 있다.

그 결과 독일에서 최근 극우정당 AfD가 지지율 30%를 넘기며 1위가 되었다. 또 독일·스위스 등 유럽에서 젊은 남녀의 정치적 성향과 투표 행태가 양극화되고 있다. 2024년 유럽 의회와 2025년 총선에서 독일 젊은 남성들이 극우 성향인 AFD 정당에 투표한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젊은 여성들은 강성 좌파인 ‘자파당’에 많은 표를 던졌다. 2030 젊은 남녀의 정치적 좌우 진폭이 독일에서는 20%로 나타났다.

지난 6·3 지선에서 우리 2030세대의 성별 투표 격차는 더욱 크게 나타났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젊은 남성과 여성의 정치적 투표 편차는 20대 약 62%포인트, 30대 약 26%포인트를 보였다. 또 2030 vs 4050 vs 6070 등 세대별 갈등과 투표 편차 역시 크게 벌어지고 있다.

대학생 고광은은 젊은 층 화두를 ‘망해가는 한국에서 내 인생 지키기’로 규정하면서 “양질의 일자리, 청년 주거, 안보와 군 형평성, 성범죄와 직장 내 차별 문제 등을 논의하고 해결할 정치인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2030세대가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공정성’ 불신과 일자리·주거문제가 서울·대구시장 선거 표심으로 나타났고 '투표용지 부족에 대해 분노'로 표출되고 있다.

청년 눈에 비친 ‘망해가는 한국을 살리기’ 위해 이재명 대통령이 먼저 나서고, 또 광역지자체장·기초단체장이 함께 성대결·불평등뿐 아니라 일자리·주거문제 해결에 나서야 미래 세대에게 희망이 있다. ‘대통령 직속 TF팀’ 구성을 제안한다. 나아가 독일·스위스처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들이 노조 돈 잔치가 아닌 미래 청년세대를 위해 새로운 교육 기회를 주는 투자가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경북·대구에, SK하이닉스는 통합된 광주특별시에 ‘AI사관학교'를 설립하는 것이다. 지역 소멸을 막고 지역 청년을 위해 좋은 일자리와 주거 환경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우리보다 양극화와 성대결이 덜 심한 독일·스위스의 해결 방식은 더 체계적이고 포괄적이다. ‘중앙과 지방이라는 용어’가 없고 전국이 골고루 잘사는 연방국가 시스템이다. 재정, 인사, 법률권이 지방정부에 있고, 지역 청년이 수도로 갈 필요 없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이다. 또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극한경쟁의 도시보다 숲에서 경제적 부 창출과 힐링 치유 및 워케이션이다. ‘新산림국부론’이다. 경북과 강원 등에 새 기회가 오고 있다.


김택환
숲칼럼니스트·국가비전전략가·미래전환정책연구원 원장으로 문명을 공부하고 있다. 독일 본(Bonn)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조지타운대에서 방문학자를 지냈다. 중앙일보 기자, 대학 교수를 거쳤다. <넥스트 포레스트- 신산림국부론> 등 20권 이상을 저술한 작가이자 국회·삼성전자 등에서 400회 이상 특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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