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폐암 신약 개발 중단 ‘포기도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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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18-04-1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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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사옥 전경[사진=아주경제 DB]


한미약품이 폐암 신약 개발을 중단했다. 안전성 문제는 아니다. 이미 시판된 경쟁 의약품의 벽이 높았다. 관련업계에서는 개발 중단을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로 평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주가하락은 과민한 반응이라는 지적이다.

한미약품은 13일 폐암 신약 올리타 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이에 따른 구체적 절차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협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올리타는 내성이 발생한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2016년 5월 식약처로부터 임상 3상 시험을 전제로 허가 받았던 첫 번째 자체 개발 신약이다.

하지만 한미약품은 돌연 개발 중단 소식을 알렸다. 해외 제약사와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는데 줄줄이 해지된 탓이다. 2016년에는 베링거인겔하임이, 올해엔 자이랩이 계약을 해지했다.

해외 제약사들의 계약 해지는 경쟁 제품인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의 타그리소(Tagrisso)가 시장을 장악한 만큼 신약 개발이 완료된다 해도 점유율을 뒤집긴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현재 타그리소는 폐암 1, 2차 치료제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KB증권은 경쟁력이 낮은 신약을 만드는데 연구개발(R&D) 비용을 쓸 바에 다른 신약개발에 집중하는 게 오히려 낫다고 평가했다. 즉 헛돈을 쓰지 않은 한미약품의 행동이 오히려 긍정적인 만큼, 주가하락은 과도한 반응이라는 것이다.

서근희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뉴스로 주가가 하락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약 개발 중단은 악재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미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계약 해지, 경쟁약물 대비 낮은 시장 경쟁력 등으로 신약 가치가 낮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올리타의 개발 중단은 신약개발회사로서의 효율화된 R&D 전략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바이오회사들은 임상 결과가 미흡해도 개발 중단을 결정하기 어렵다. 단일제품은 회사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 연구원은 “글로벌 제약회사들은 임상 결과가 좋든 나쁘든 즉각 시장에 공표하고 투자자들과 소통한다”면서 “한미약품이 다수의 파이프라인 때문에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이번 결정은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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