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박해진X오연서X박기웅 '치즈인더트랩', 싱크로율의 덫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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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8-03-14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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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치즈인더트랩' 스틸컷]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따듯한 선배 유정. 복학생인 설은 모두에게 사랑받는 유정 선배가 왜인지 불편하기만 하다. 부드러운 미소 뒤 숨겨진 싸늘한 얼굴을 발견한 그는 점점 더 유정을 멀리하지만, 유정은 설이에게 큰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설은 유정의 속내를 의심하지만 그의 관심이 마냥 싫지만은 않다.

비슷한 시기, 설은 스토킹에 시달린다. 선후배 가리지 않고 치근덕거리는 동기 영곤에게 친절을 베풀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영곤은 설이 자신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자 인터넷에 신상을 공개, 그를 곤경에 빠트린다. 위험에 빠진 설이를 구해준 것은 유정과 깊은 악연을 가진 인호. 그는 유정이 좋아하는 설이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완벽하지만 위험한 선배 유정의 덫에 걸린 설. 그는 유정과 가까워지며 예상치 못한 상황들을 맞게 된다.

영화 ‘치즈인더트랩’은 ‘밤의 여왕’, ‘그래서 나는 안티팬과 결혼했다’을 연출한 김제영 감독의 신작이다. 지난 2010년부터 연재를 시작해 회당 평균 약 100만 뷰 이상을 달성한 순끼 작가의 웹툰 ‘치즈인더트랩’을 원작으로 한다.

엄청난 팬덤을 인식한 탓일까? 김 감독은 외적으로 완벽한 싱크로율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만화를 찢고 나왔다는 평을 얻고 있는 배우 박해진, 오연서, 박기웅, 유인영을 캐스팅했고 인물들의 의상·메이크업 등 외적인 모습 등을 원작과 맞추려 했으며 화면, 미장센 등도 웹툰을 고려해 구성했다.

하지만 완벽한 ‘싱크로율’은 오히려 인물과 영화를 한정적으로 만들었다. 약 7년여간 연재된 웹툰을 2시간 안에 녹이다 보니 완벽한 ‘정리’도, 작품만의 ‘오리지널리티’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유정과 설의 로맨스는 축소되고 설과 인호의 관계는 빠르게 전개되며 인호와 유정의 살벌한 관계 역시 ‘정보 전달’에 의의를 둔다.

또한, 김 감독은 ‘로맨스’를 버리고, ‘스릴러’를 취하며 영화 ‘치즈인더트랩’만의 매력을 강화하고자 했다. 극 중 스릴러의 ‘사건’을 맡게 된 것은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여성혐오범죄’다. 강남역 살인사건, 소라넷을 연상케 만드는 장면들과 데이트폭력 등을 녹여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주변에서 어떤 위험에 둘러싸여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 자극 아닌 시의성을 담아야 한다”고 밝혔지만 정작 영화는 여성 혐오범죄에 관해 무신경하고 배려 없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여성들이 느끼는 공포심이나 피해에 대한 시각은 무디고, 이해도 역시 낮아 보인다. ‘로맨스’를 줄이고, ‘스릴러’를 강화한 것은 좋으나 그 방식 역시 투박해 두 장르가 자연스럽게 맞물리지 못한다는 인상이 강하다.

배우들의 연기는 무난하다.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 이어 또 한 번 유정 역을 맡은 박해진은 안정적인 연기력을 구사하고, 홍설 역의 오연서는 예민하면서도 고민이 많은 평범한 대학생을 표현해냈다. 백인호 역의 박기웅과 백인하 역의 유인영 역시 마찬가지. 높은 싱크로율만큼 웹툰을 연상하게 만드는 연기로 시선을 끈다. 싱크로율은 완벽하지만 20대 초반의 풋풋함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늘(14일) 개봉이며 러닝타임은 113분, 관람등급은 15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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