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박춘희 송파구청장 "희망을 타고 온 봄(春)바람, 여성·아이 행복으로 확산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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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훈 기자
입력 2018-02-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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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식집 아줌마에서 변호사, 기초단체장까지 '파란만장'

  • 한예종 유치 박차, 송파안전체험교육관 내달 정식 개관

박춘희 송파구청장이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여성친화도시 인증,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등 현안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송파구 제공]


지난 30여년의 시간 동안 분식집 아줌마에서 최고령 변호사, 그리고 재선 기초단체장으로 거듭나 파란만장한 인생을 산 인물이 있다. 서울 송파구의 박춘희 구청장이 그 주인공이다. 그의 명함에는 '봄(春)바람이 희망을 타고 불어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실제 한자 풀이인 '참죽나무 춘(椿)', '아가씨 희(姬)' 대신에 더욱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

박춘희 구청장은 20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그동안 삶의 흔적들은 내게 주어진 영광스런 훈장이라 생각한다. 어찌보면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억척스러움일 수 있다"면서 "지금 현장에서도 종종 도움될 만큼 그 가치는 절대적으로 크다"고 밝게 웃었다. 박 구청장이 써가고 있는 프로필은 정확히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는 앳되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론 사회경험이 전무했다. 특별한 기술도, 전문적 지식도 어느 하나 내세울 게 없었다. 딱히 선택의 여지가 없던 차에 시작한 게 바로 분식집이다. 1988년께 홍익대 근처의 4평 남짓한 가게에 탁자 3~4개를 놓고 문을 열었다. 1년 남짓한 짧은 기간이었지만 박 구청장은 "여기저기서 아줌마를 부르던 모습이 선하다"고 회상했다.

◆여성을 포함해 '더불어 행복한 곳'

송파구는 2016년 12월 여성가족부 지정 '여성친화도시' 선정을 계기로 지역정책과 발전과정에서 균형 있는 성별 참여를 실천 중이다. 현재 위례신도시와 문정 비즈밸리 및 동남권 유통단지 개발,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마이스(MICE) 단지 조성을 비롯해 대형 재건축이 예고된 가운데 대거 탈바꿈이 이뤄지고 있다. 이런 모든 구정에 여성을 포함해 사회적 약자 등 구민 목소리를 담고자 한다.

박 구청장은 "앞서 '송파, 여성에게 길을 묻다' 집담회, 중장기 사업보고회 개최 등에 성인지적 관점을 적극 도입하고 여성의 요구엔 반영과 참여를 한껏 보탰다"며 "언제나 안전하고, 누구나 여유로운 양성평등 기반을 구축하는데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 가운데 올 상반기 내 문을 열 '송파여성경력이음센터'가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 및 권익 향상을 위한 대표적 결과물이다. 송파여성문화회관 2층을 리모델링했고, 여기서 실질적 취·창업으로 이어지도록 돕는다. 일명 '경단녀'의 경제활동 재진입을 도와 지위를 상승시키고자 한다.

효율적 운영방안의 연구용역을 마치고, 오는 6월 개관을 목표로 리모델링 공사 설계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과 창업공간을 구분하고, 사회·문화교육, 상담·동아리 활동도 지원한다. 심리분석 및 치료부터 전 과정에 걸쳐 토털 케어(Total Care)를 제공한다.

박춘희 구청장은 "날이 갈수록 극심해지는 취업난 속에 결혼, 임신, 출산, 육아로 인해 경력이 끊어진 여성들은 일자리 고민 또한 누구보다 깊고 막상 취업조차도 망설이게 된다. 이번 사업은 제2의 출발과 도약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제도적으로 강력한 손을 내밀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파구는 조만간 '송파, 남성에게 길을 묻다'란 주제로 집담회를 열 예정이다. 직장인, 청소년, 취업준비생, 은퇴자, 소상공인, 중·고교생 자녀를 둔 아버지 등 여러 계층의 남성들이 모여 의견을 개진하는 자리다. 이곳에서 나온 결과는 향후 2019년 주요 업무계획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행복한 도시

송파구는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에도 집중한다. 연내 80개소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상반기 중 10개소를 개원하고, 하반기에도 5개소 이상 추가코자 한다. 그동안 위례동과 문정지구 등 신규 보육수요가 일시 몰리는 지역에 구립어린이집 건립이 집중된 것과 달리 전 지역에 걸쳐 균형 있게 추진하는 게 두드러진 특징이다.

박 구청장은 "구립어린이집이 1개소 미만으로 설치돼 있거나 정원 수급률에 따른 보육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이 우선 대상"이라며 "공공청사 신축시 1층은 어린이집으로 먼저 배치하고, 동시에 공동주택 내 의무보육시설의 구립 전환을 입주민들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설명했다.

당장 맞벌이뿐만 아니라 한부모 및 조손 가정 증가 등으로 어린이의 양육환경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송파구는 이런 다양한 가족형태 출현에 따라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보육여건을 만들고 더 나아가 육아부담까지 덜어주고자 한다. 수요자 중심의 보육프로그램 운영시설 확대가 대표적인 사례다.

구는 시간연장형 147곳, 24시간 5곳, 영아전담 9곳, 장애아통합 16곳, 휴일보육 10곳, 아토피 6곳, 시간제 3곳, 다문화통합 2곳 등 모두 199개소의 맞춤형 보육시설을 운영 중이다. 그외에 장애아통합·영아전담 어린이집을 지정해 아이들의 특성·연령별 단계에 맞춤형으로 대응한다.

송파구는 자치구 중에 출생아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14년 3월 전국 처음으로 선보인 구립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는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을 듣는다. 임신과 출산, 육아에 이르는 종합서비스로 모자보건사업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다자녀가정 혜택 차원에서 넷째 이상 자녀를 둔 가정에 구립 체육·문화시설의 이용료를 절반 수준으로 감면하는 조례개정을 곧 마칠 것이란 박춘희 구청장은 "앞으로 엄마도 아이도 행복한 도시, 다둥이 가정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방이동은 통합 한예종 최적 이전지

1992년 설립된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성북구 석관동과 서초구 서초동, 종로구 와룡동 등 서울 3곳에 캠퍼스를 뒀다. 이 가운데 석관동 캠퍼스가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 의릉에 포함되며 이전이 불가피해졌다. 통합형 이전지로는 유일하게 서울에 위치한 송파구는 한예종의 국제적 명성에 부합되는 후보지란 주장을 편다.

구는 문화예술도시로서의 정체성과 인프라를 가장 큰 강점이라고 꼽는다. 한예종 소속 학생과 많은 교직원들도 서울시내로 캠퍼스 이전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빠르게 나선 송파구는 약 12만㎡ 이상 부지의 도시관리계획 변경에 대한 제반사항 준비를 마쳤다.

다른 경쟁지와 문화예술 및 교통 인프라 등을 비교했을 때 '한국의 문화예술 메카'로 송파구만한 후보지가 없다는 박 구청장은 "한예종 이전지로는 이미 '준비된 땅'이다. 방이동 부지는 한예종이 옮겨올 그야말로 최적지"라고 유치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안전 1번지의 상징인 '송파안전체험교육관'도 관심을 끈다. 대형 교통사고와 재난으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교육관은 위급상황 시 현명하게 대처키 위해 마련한 지상 4층의 실내·실외 교육장이다. 대형 교통수단들을 한곳에서 모두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는 국내 최초다. 현재 시범운영 중으로 내달 정식개관을 앞뒀다.

이외 송파구는 책 전문이자 공립의 책박물관 건립에 나섰다. 책의 가치를 체험하면서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작년 9월에 첫삽을 떠 지금은 골조공사 마무리 단계다. 다음달 중 전시물 제작에 들어가 일정대로라면 9월말 준공, 12월 일반 공개가 이뤄진다.

'책으로 여는 행복한 사람들의 도시 송파'를 목표로 '어디서든 책 읽는 독서환경 조성'에 주력해 온 박춘희 구청장은 "책박물관은 모두가 소통하고 참여하면서 즐길 수 있는 곳이 될 것"이라며 "2012년부터 시작한 '책 읽는 송파' 프로젝트의 정점을 찍게 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박춘희 송파구청장 약력
△경남여고 △부산대 학사·석사, 건국대 행정학 박사 △제44회 사법시험 합격(2002년) △초당대 겸임교수(2004~2005년) △한나라당 대통령선거 법조지원단 부위원장(2007년) △바른선거시민모임 법률자문위원(2007~2010년) △서울시 지방세심의위원회 위원(2010년) △제11·12대 송파구청장(2010년 7월~)

 

'책 읽는 송파' 사업 등 독서문화 대표도시로 품격을 높이고 있는 송파구의 박춘희 구청장.[사진=송파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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