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仁차이나 프리즘] 10년 후 중국은 자동차 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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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혜 국립인천대 중국학술원 연구교수(법학 박사)
입력 2017-11-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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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혜 국립인천대 중국학술원 연구교수(법학 박사)]

최근 세계적으로 차세대 에너지를 이용한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기자동차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전기자동차는 제주도에서나 상용화되고 있는 차 정도로 여전히 인식된다. 전기차를 타고 싶어도 그 기술에 대한 확신은 둘째로 치더라도 충전시설의 부족으로 선뜻 구매하기가 꺼려진다. 어디에서나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주유소와는 확연히 대비를 이룬다.

전기자동차가 에너지의 고효율성 면에서 과연 미래지향적 친환경 자동차 산업의 출구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다. 하지만 자동차의 기반이 엔진과 연료에서 배터리와 신재생에너지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그 중심에 중국이 있다. 이러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는 자동차를 주력 수출품으로 하고 있는 우리가 반드시 주목해야 할 점이다.

중국의 전기자동차 산업이 오늘날 주목을 받게 된 것은 환경오염, 특히 대기오염 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은 ‘12·5 규획’을 기점으로 매년 환경오염에 대한 규제를 강화시키고 있다.

특히 대도시의 공기오염 주범 중 하나인 자동차 배기가스에 포함된 오염물의 배출에 대한 규제와 고효율 에너지 자동차의 요구가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으로의 전환을 독려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 배기가스 오염배출량 규제는 2000년대부터 실시해오고 있다. 4차례의 규제강화를 거쳐 2017년부터 ‘국가 5단계 표준(국5)’ 오염배출 규제가 실시되고 있다. 곧 ‘국6’이 실시될 예정이다.

이처럼 짧은 기간 동안 자동차 배출 규제는 더욱 강해지는 추세이다. 새로운 표준이 적용될 경우, 그 이전 표준이 적용되던 모든 차량의 제조·판매·수입·사용이 금지된다. 화석연료 자동차의 고효율 기술이 담보되지 않는 국내외 자동차 기업들은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강력한 규제 이면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사격이 있다. 중국은 이른바 ‘제조2025’에서 스마트 제조를 발전시키기 위한 중점사업에 에너지 절약 및 신에너지 자동차를 포함시켰다.

또 이에 근거해 2017년 초 ‘자동차 산업의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했다. 이처럼 자동차 발전계획상 중국의 목표는 매우 뚜렷하다.

“10년의 노력으로 세계 자동차 강국 대열에 진입한다.” 단순히 자동차를 조립하는 수준이 아니다. 핵심기술의 개발부터 관련 부품의 개발 및 생산, 자체 브랜드의 품질 및 안전성 향상에 이르기까지 자동차에 관한 전 분야에서 정부의 지원정책 계획이 수립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아무리 지원정책을 실시한다고 해도 기술개발과 품질향상에는 일정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시간적 간극을 채우는 역할은 13억 내수가 맡는다. 국내소비를 장려하기 위해 정부는 전기자동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에 대해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구매 보조금보다 중국정부가 더 공을 들이는 부분은 인프라 구축이다. 전기자동차 구매자가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중국 전역에 촘촘하게 자동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 산업은 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탄탄한 내수를 바탕으로 두드러진 발전을 보일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또한 중국 전기자동차 산업의 발전전망은 다음의 통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공업신식화부의 통계에 따르면 2009년부터 발전이 시작된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 생산은 2012년 1만7000대, 2014년 10만1000대, 2015년 37만9000대, 2016년 51만7000대로 최근 기하급수적으로 생산이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 신에너지 자동차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부분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CATL이나 BYD 등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을 비롯하여 중소기업들의 약진도 두드러지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우리 자동차 업계는 고민이 많다.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 규제는 점점 더 엄격해지고, 차세대 신에너지 자동차에 대한 연구개발이 일정 수준에 도달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중국의 폭풍 성장은 가히 위협적이다.

우리가 더 일찍이 산업 구조조정을 시작하고 기술개발에 더 많은 투자를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렇다고 변화의 흐름에 뒤쳐질 수만은 없는 것도 사실이다.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것은 중국이지만, 이를 리드할 수 있는 기회는 우리에게도 있다.

중국산 자동차의 품질향상과 안전성을 높여 줄 수 있는 핵심부품 개발에 있어 우리기업들과 충분히 협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즉, 우리기업은 전 세계가 인정하는 우수한 배터리 제조기술, 우수한 반도체 기술을 가지고 있다.

고도의 기술이 바탕이 되는 자동차 내장 마이크로칩, 전기제어 시스템, 차량용 마이크로칩 등 핵심부품 개발에 있어 중국기업과 우리기업 간의 협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기업은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중국의 산업 패러다임을 빠르게 간파하고 그에 대한 정책과 법제를 충분히 살피고 이해해야 한다.

최근 중국의 정책이 엄격해지고 있어 국제적 경쟁력이 없으면, 중국의 자동차 업계는 더 좋은 기술력을 찾아 나설 것이다. 여전히 우리에게는 자동차 핵심부품에 있어 중국을 리드할 수 있는 기술적 잠재력이 있기에 중국의 새로운 요구를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다. 이는 시대가 요구하는 미래지향적 친환경 에너지 사업으로의 도약과 함께 기술적 리더로서 제2의 부흥을 이룰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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