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효백 칼럼-중국정치7룡] 최고지도부는 '법학도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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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백 경희대학교 법학과 교수
입력 2017-11-1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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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④ 시진핑 집권2기 상무위원 출신대학 대해부

강효백 경희대학교 법학과 교수

우리나라 대학생을 비롯한 일반인들에게 ‘법’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뭐냐고 물으면 재판, 판검사, 변호사, 법원, 고소·고발 등이 떠오른다고 답한다. 

반면 중국 사람들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면, 제도, 법제건설, 규칙, 관리·감독, 입법 등이 먼저 떠오른다고 한다.

한마디로 한국에서의 법은 ‘재판’이고, 중국에서의 법은 ‘제도’다. 이것이 바로 한국과 중국의 차이다. 한·중 양국의 종합국력의 격차로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중국 최고수뇌부가 법학도 출신이거나 법학박사라 해서 그들의 원래 꿈이 판사·검사·변호사 등 법조인 또는 법학자였을까? 혹시 그들도 학창시절, 우리나라처럼 법조문과 판례와 학설을 암기하고 해석하는 데 몰두했을까?

천부당만부당한 말씀이다. 중국의 법학은 제도창조학, 국가사회시스템 디자인학, 국가경영제도학, 즉 입법학이 주류다.

시진핑 시대 중국은 '경제 건설 제일주의'에서 제도건설, 법과 제도에 의한 '의법치국(依法治國)' 국가로의 전환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과거 최고 지도층이 이공계 출신 일색이었던 것과는 달리, 법학도와 법학 석박사로 채워졌다.

지난달 25일 출범한 시진핑 집권 2기 정치국상무위원 7인중 3인이 법학도로 역대 정치국 상무위원중 최다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당서열 1위 시진핑 국가주석(칭화대 법학박사), 당서열 2위 리커창 국무원 총리(베이징대 법학사)에다 당서열 5위 당 중앙서기처 서기 왕후닝(王滬寧, 푸단대 법학석사)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내년 3월까지 잔여임기가 남은 국가부주석 리위안차오(李源潮, 푸단대 법학박사), 국무원 부총리 류엔둥(劉延東, 지린대 법학박사)까지 합치면 중국 최고수뇌부는 법학도가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메가트렌드의 변화 다음으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역대 정치국 상무위원 중 최초로 정통 인문학도의 입성이다. 그는 바로 당서열 6위이나 사실상 제2인자라 할 수 있는 중앙기율검사위서기 자오러지(趙樂際, 베이징대 철학과)다.

정치국 상무위원뿐만이 아니다. 이번 제19기 정치국위원 25인(정치국 상무위원 포함)중 무려 8명이 인문학도(문학4, 사학3, 철학1)로 역대 정치국 최다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인문학계 8명, 사회과학계 10명, 이공계 기타 7명)
 

정치국 상무위원 출생년월 출신지역 출신학과 대학학번 일람표[자료=강효백 교수 제공]



사회과학과 정책만으로는 세상을 변혁시키기 어렵다. 인류사회는 인간 심성의 심오하고 원대한 문학·사학·철학 등 다양한 인문학적 고뇌의 결정물을 제도화하여 실천하는 의지와 함께 발전한다.

그래서일까. 중국 국민들이 먹고 살만한 '원바오(溫飽)' 계단에 이른 21세기 이후 중국정부는 정신문화와 인문학 교육 및 그 제도적 인프라구축에 역점을 쏟고 있다. 일례로 중국 대학입시 문과필수과목은 어문, 외국어, 수학, 역사, 지리, 정치(철학 윤리 포함)등 6과목으로 인문학 과목이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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