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민낮'은 부실한데...'화장'으로 감추고 너도나도 "기업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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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차이나 정혜인 기자
입력 2017-10-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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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화장품 기업들 IPO 릴레이...세계 2위 시장 성장세 업고 장외시장 상장 봇물

  • 온라인 의존 판매·과다 마케팅 비용·품질 불량 탓 순익·부채율 심각

2017년 3월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에서 라팡자화 관계자들이 주식 상장 축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라팡자화 ]


중국 화장품 시장규모 확대와 함께 업계의 '자본 증권화' 열풍이 불고 있다. 이들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이 원활해진다는 이점을 누리기 위해 증권화 노선을 선택하고 있다.

그러나 연구개발(R&D) 보다 고가 마케팅에 치중하면서 불어난 부채, 글로벌 기업과의 시장경쟁 등의 위험요인으로 남아있어 실제 성공적인 주식 상장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중국 화장품 시장규모는 2007년 1400억 위안(약 24조30억원)에서 2016년 3332억 위안으로 확대돼 세계 2위 자리에 올랐다.

유로모니터는 “올해부터 2021년까지 중국 화장품 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6.7%를 웃돌아 유럽, 미국, 일본, 한국 등 화장품 선진국을 앞지를 것”이라며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중국 화장품 시장이 빠른 성장 속도와 함께 향후 전망도 긍정적으로 평가되면서 현지 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중국 화장품 기업들은 실제로도 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자본시장의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올해 8월 초까지 프로야(珀萊雅·PROYA), 마오거핑(毛戈平), 밍천젠캉(名臣健康), 위자휘(禦家匯), 릴리앤뷰티(麗人麗妝) 등의 IPO 신청서가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에 접수됐다.

특히 지난해 IPO 부결 통보의 쓴맛을 맛봤던 완메이(丸美)는 최근 IPO 신청서를 다시 제출하기도 하기도 했다. 

쥐싱하이(鞠興海) 중국 중타이(中泰)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도시화 확대, 소비 수준 향상, 화장(메이크업)에 대한 인식 변화로 (화장품) 산업의 성장동력이 갖춰지고 있다"면서 "동시에 2015년부터 시작된 화장품 기업의 증권화 ,기업인수합병(M&A)로 향후 3년간 업계의 그룹화, 브랜드파워 구축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화장품 판매 컨설팅 기관인 쥐메이리(聚美麗) 관계자도 "화장품 산업이 꿈과 기회가 풍부한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어 앞으로의 10년은 화장품 기업들이 자본(주식)시장에 진출하는 황금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IPO 열풍에도 현재 중국 A주에 상장된 본토 화장품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로 극소수다. 산업 성장의 짧은 역사와 부실 자산의 무분별한 증권화라는 우려가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A증시에 상장된 대표 순수 화장품 기업은 △상하이자화(上海家化) △라팡자화(拉芳家化) △칭다오진왕(青島金王) 등이다. 

광주랑기(广州浪奇), 양면침(兩面針), 편자황(片仔癀) 등이 소비재 섹터의 화장품 관련 주로 상장돼 있지만, 이들은 각각 세제, 치약, 의약품을 주로 판매하는 회사로 엄밀히 따지면 순수 화장품 기업으로 보기는 어렵다.
 
1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상하이자화는 지난 2001년 중국 화장품 기업 최초로 주식 시장에 진입했고, 칭다오진왕은 M&A를 통해 화장품 유통 사업에 뛰어들며 주식 상장에 성공했다. 라팡자화는 지난 3월 상해증권거래소를 통해 상장했다.

라팡자화 이후 A주 상장에 성공한 중국 화장품 기업은 현재까지 없는 상태다. 다만 중국 중소벤처기업 전용의 장외 주식시장인 신삼판(新三板)에서는 메이아이스(美愛斯), NBC(諾斯貝爾) 등 40여개의 화장품 관련 기업들이 상장되는 등 A주 보다 비교적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쥐싱하이 애널리스트는 “자본업계에선 화장품 기업의 IPO 열풍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온라인에만 의존하는 판매방식, 과도한 마케팅 비용, 품질 문제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톈마오(天貓), 징둥(京東)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한 소비자의 화장품 구매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업계는 온라인 중심의 판매 방식을 고집했다. 하지만 전자상거래 플랫폼 성장세가 둔화하고 시장 과부하에 따른 경쟁 심화로 어려움에 직면했다. 아울러 제품 R&D 보다 마케팅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면서 제품 품질, 부채율도 문제가 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 기초스킨케어 제품 생산기업인 프로야는 지난달 22일 중국 증감회 상장검토회의에서 IPO 신청서가 통과됨에도 주식 상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기됐다.

증감회는 제149차 상장검토회의를 열고 프로야를 포함한 3개 기업의 IPO 신청서 검토 결과를 발표했다. 프로야는 지난해 5월 27일 상하이증권거래소에 IPO 신청서를 정식 제출한 바 있다.  

중국 차이화왕(財華網)은 “프로야는 지난 3년(2014~2016년)간 상하이가화, 라팡가화 등 보다 높은 매출액을 기록함에도 같은 기간 순이익률이 10% 미만으로 업계 평균치를 밑돌았다"면서 "이는 매출에 비해 과도한 마케팅 비용이 사용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프로야의 부채 총액은 각각, 11억2900만 위안, 9억7000만 위안, 9억4200만 위안을 기록했고, 모(母)기업의 자산부채율은 75.29%, 61.98%, 53.12%에 달했다. 이는 업계 선두기업인 상하이가화의 자산부채율 30% 미만과 비교하면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프로야가 A주에 상장될 경우, 지난 3월 라팡자화 이후 약 6개월 만에 화장품 기업의 IPO 성공이 이뤄지는 것이다.

차이화왕은 "눈앞에 놓인 토끼를 잡으려고 성급하게 움직이는 것보다 시장의 빠른 성장에 맞는 탄탄한 내실을 앞세워 안정적인 자산 증권화를 계획해야 할 것"이라며 "프로야 뿐만 아니라 IPO를 추진하는 다른 화장품 기업도 적용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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