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 정종욱 인천대 중국학술원장 “中 황해권 벨트와 韓 수도권 잇는 학문적 가교 역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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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17-07-1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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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욱 인천대 중국학술원장은 아주차이나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화교의 출발점이라는 인천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적극 살려 중국의 황해권 벨트와 수도권을 연결하는 학문적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사진=인천대 중국학술원 제공]

(아주차이나=인천 송도) 김봉철 기자 = 정종욱 인천대 중국학술원장은 최근 큰 짐을 하나 내려놨다. 통일준비위원회(통준위) 부위원장직을 그만두게 된 것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박근혜 정부에서 만들어진 5개의 위원회가 없어졌다.

통준위를 비롯해 대통령 소속의 국민대통합위원회, 청년위원회, 문화융성위원회와 국무총리 소속으로 설치된 정부3.0 추진위원회에 대한 폐지안이 통과됐다.

법적인 절차가 아직 남아있기는 하지만, 곧 역사의 뒤안길로 없어진다는 생각에 인터뷰 도중에 만감이 교차하는 정 원장의 표정이 읽혔다.

정부 위원 20명, 민간 위원 30명과 전문위원 30명이 머리를 맞대고 3년 간 진행한 회의만 해도 500여차례. 통준위 위원장인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소추안 발의로 업무가 정지되는 사상 초유의 일을 겪기도 했다.

정 원장은 “정권과 관계없이 통일을 준비하는 작업은 계속돼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었는데 조직 자체가 없어져서 모두 안타까워하고 있다”면서도 “다행히 통일준비백서를 만들어 통준위가 통일준비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를 기록으로 남겨둘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시원섭섭하다는 말로 심경을 전했지만, 섭섭함이 더 묻어났다. 김영삼 정부의 외교안보수석 시절, 야심차게 추진했던 1994년 남북 정상회담이 김정일 주석이 사망하면서 무산됐던 안타까운 경험이 있던 그였다.

정 원장은 “남북 관계는 북한 스스로 변화할 때 비로소 근원적 개선이 가능하다고 믿는다”면서 “북핵 문제도 동결에서 시작하지만 출구까지는 엄청난 장애물들이 놓여있다”고 말했다.

그는 “입구를 찾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일단 들어가서 시간이 걸려도 출구를 찾을 수 있을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제재와 관여의 조절이 어려운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짚었다.

정 원장은 “남북 관계에 있어 과거의 경험은 우리가 값비싼 대가를 치루고 얻은 것”이라며 “학습효과를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인천대로 돌아와서도 통일 구상에 대한 실체화 작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정 원장은 “3년 동안 통준위에서 일하면서 깨달은 점도 통일준비가 북한문제 전문가들뿐 아니라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이 지혜를 모야야 한다는 것”이라며 “특정 학문의 경계를 넘어서서 전 대학의 모든 학과들이 참여하는 연구원을 구상하고 실천에 옮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그동안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중국학술원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정 원장은 “이른바 중국의 ‘문사철(문학·역사·철학)’에 치중돼 있던 연구원을 좀 더 균형된 방향으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사회과학이나 국제정치 같은 양국의 현안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화교의 출발점이라는 인천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적극 살려 중국의 황해권 벨트와 수도권을 연결하는 학문적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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