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영종 종로구청장 "600년 역사 지속가능 도시재생으로 건강성장 이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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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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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젠트리피케이션 상생 공감대로 해결… 한복, 한옥, 한식 등 전통문화 보존 앞장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관내 도시재생 사업 추진 현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종로 곳곳에서 한복을 입고 거리를 거니는 분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바람직하고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만 일부 시민들이나 관광차 방문한 외국인들이 국적불명의 레이스와 반짝이가 달린 한복과 과도하게 변형시킨 옷을 입고 다닐 땐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고 우리 고유의 한복을 대여해 한층 더 멋은 높이고, 품위를 지켜나갈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600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서울 종로구. 발길이 닫는 곳마다 문화유적지로 대한민국의 얼굴이다. 이런 정체성을 유지하며 한옥, 한식 등 가장 한국적인 것을 지키는 일에 김영종 종로구청장(64)이 앞장서고 있다. 특히 한복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데 힘쓴다. 일례로 크고 작은 행사 시기에 직원들은 한복을 입고 민원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작년 9월 광화문광장에서는 '한복축제'를 열어 그 아름다움을 소개했다.

하지만 요즘 서울의 주요 관광명소에서 출처가 명확지 않은 의상을 한복이라고 빌려 입은 이들을 볼 때면 마음이 꽤나 불편하다. 일시적인 유행에 휩쓸려 특유의 배색 및 선, 비율 등 본연의 아름다움과 고유멋이 훼손될까 우려가 크다. 그래서 관내 한복대여점에 편지를 보내 '올바른 한복체험'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소중한 문화를 잘 보존하면서, 상가 간 과열경쟁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시키는 게 지역경제를 살리는 지름길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또 종로구는 버려지는 한옥 자재를 모아 체계적으로 관리·재사용하는 '한옥 자재 재활용은행'도 운영 중이다. 이외 1970~1980년대 요정 정치의 근거지였던 오진암을 이축해 복원한 문화시설 무계원, 문학을 테마로 공공건축물에 한옥을 접목시킨 청운문학도서관이 들어섰다. 우리나라 고유 먹거리인 한식 발전에도 두 팔을 걷은 김 구청장은 "자랑스러운 한복, 한옥, 한식을 홍보하면서 동시에 체험의 장을 마련해 전통문화의 세계화를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

김 구청장은 오랫동안 건축사로 일한 도시계획 전문가다. 이 능력을 십분 발휘해 사람이 중심되는 공간을 선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도시재생 프로젝트다. 핵심적으로 오랜 시간 살아온 사람들의 흔적을 잘 보존하면서도 건강한 성장에 나선다. 종로구는 법정 동이 86개나 되는 만큼 각각의 골목마다 이야기가 있다. 이 같은 지역성이 더해진 변화가 마을공동체와 골목경제에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봤다.

도심정비는 이제 부동산이 아닌 문화를 먼저 생각할 때라고 강조한 김 구청장은 "도시를 생명체라 가정하면 우리 구처럼 정체된 구도심은 한 곳에 집중되는 블록 단위의 면적(面的)인 개발이 비효율적"이라며 "점적(點的) 공간의 특성을 잘 살리는 문화 인프라를 조성하고 점차 네트워크가 형성되면 주변까지 활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창신·숭인 도시재생 선도지역이 대표적 결과물로 꼽힌다. 이곳은 과거 뉴타운사업 대상지에 지정되고 주민들의 찬반 이견으로 7~8년 이웃간 갈등이 이어졌다. 그 사이 새로운 투자가 중단되면서 주거환경은 더욱 열악해졌고, 기반시설의 노후화는 심화됐다. 결국 뉴타운은 해제됐지만 낙후동네로 변해버려 대안 마련이 시급했다.

구는 이 일대에 동대문 및 성곽이 위치하고 봉제공장과 동대문종합시장 등의 여러 스토리를 간직하고 있다는 데 관심을 뒀다. 기존 삶의 정체성은 보존하면서 사유권을 침해하지 않고 주거·산업·경제·문화의 통합재생을 목표로 한 '근린재생형 도시재생' 구상이다. 이를 통해서 미디어아트의 선구자 백남준 선생의 창신동 집터는 기념관으로, 창신동 봉제공장 밀집지는 2019년 9월 박물관 개관을 앞뒀다.

◆ 젠트리피케이션 상생 공감대로 극복

김 구청장은 개발 뒤에 예상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의 우려를 표하면서 "많은 시민들이 우리 구의 숨은 명소를 찾아 더욱 알려지는 건 환영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건물과 주택 임대료가 올라 오래된 세입자들이 바깥으로 밀려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서촌이라 불리는 세종마을과 삼청동, 이화동 벽화마을에 더해서 최근 익선동에도 이 문제가 발생할 조짐을 보인다"고 전했다.

특색 없는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상가와 카페로 채워진 동네는 고유특색이나 본질마저도 없어진다는 설명이다. 장기적으로 상권 자체가 쇠퇴해 건물주에게도 피해를 끼치고, 동네 자체는 생명력을 잃는다. 이러한 폐해를 막고, 영세 소상공인을 보호하고자 마련된 것이 '상호협력 민·관협의체'다. 여기에서는 관련 사례와 극복방안 교육 및 협의를 거쳐 건물주, 상인, 주민이 상생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더 나아가 임대료, 권리금의 적정 수준을 유지토록 머리를 맞댄다.

오랜 시간 마을에 뿌리를 내리고 살던 원주민과 세입자들이 경제적인 논리로 떠나는 모습을 보고서 가슴이 아팠다는 김 구청장은 "지난해에는 완구골목으로 잘 알려진 창신골목시장에서 상인과 건물주 대표, 구청이 동반성장 협약식을 체결했다"면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관내 부동산 매매동향, 산업체 이주율 등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세입자 법률상담으로 적절히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 모두가 정신적·육체적 튼튼한 삶 추구

종로구는 올해 '주민 모두가 100세까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건강도시'를 모토로 정했다. 기존의 질환 예방과 치료보다 훨씬 넓은 의미에서 차별 없는 혜택이 제공된다는 개념을 표방한다. 주민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생활 속 건강습관을 이끌어내는 맞춤형 구상이 구정에 반영된다. 걷기 편한 보행환경 조성, 문화 향유 프로그램 및 생활체육 활성화 등의 중점과제를 선정했다.

가회동 현대사옥 내 건강 및 영양증진을 담당하는 '웰니스센터' 건립과 어린이집, 경로당 등의 실내공기질 강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김 구청장은 "모든 계층 구성원들에 탈이 없으면 삶의 질은 당연히 높아진다. 건강도시 만들기는 우리 구가 추구하는 '사람중심 명품종로'로 가는 기본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안심하고 거리를 다닐 수 있도록 '도시비우기' 사업을 지속 중인 구는 무허가 위험건물과 공동주택의 안전관리 또한 꼼꼼히 살핀다. 2010년부터 관내 건축물의 신축건물 허가 심의 시 법적 의무대상이 아닌 경우에도 내진설계를 검토하도록 건물주들을 지원한다. 그야말로 튼튼한 건물만 짓겠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에서도 이르면 8월부터 이런 내용으로 관련 법령을 개정할 것이란 전망이다.

앞으로의 계획으로 김 구청장은 "안전에 대한 투자는 그 어떠한 경제논리로도 순위를 따질 수가 없을 것이다. 주민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우리 이웃의 삶을 살피면서 '작은 것부터 천천히 그러나 제대로'란 마음가짐으로 사람중심 행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관내 도시재생 사업 추진 현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1953년 전라남도 곡성에서 태어났다. 1973년 광주 조선대학교 병설공업고등전문학교 건축과를 나와 서울시청에서 공무원생활을 시작했다. 공직에 있던 중 1983년 건축사 자격을 취득하고 민간기업으로 옮겼다. 2001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김영종건축사사무소'를 설립했다. 뒤늦게 다시 학업에 매진해 한양대에서 행정학 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이후 꾸준한 정당 활동과 주위 권유로 2010년 종로구청장 선거에 출마해 현재 재선에 성공했다.

김 구청장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위원, 한옥심사위원회 심의위원 △한국수자원공사 이사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평생회원 △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 △한국정책과학학회 정회원 △(사)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 이사 △국립민속박물관 운영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그동안 국민훈장 석류장 수훈, 한국건축문화대상 올해의 건축문화인상 수상, 의정·행정대상, 대한민국유권자 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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