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관의 시선]꿈틀대는 부동산 지표…"낙관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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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0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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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영관 아주경제 건설부동산부 차장

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봄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각종 부동산 지표가 우상향 움직임을 보인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반 침체된 분위기와 비교했을 때 놀라운 일이다. 업계에선 가계부채와 금리인상 가능성, 입주물량 폭탄 등의 부정적 이슈로 인해 올해는 부동산 시장이 나락으로 빠질 것이란 전망이 팽배했다.

통상 부동산 시장이 미래의 기대를 먹고 자라는 생물체라고 표현한 것은 당장 시장이 침체됐더라도 미래 가치를 보고 매수에 나서는 수요가 많아질수록 상승세에 탄력이 붙기 때문이다. 반대로 지금 시장 상황이 좋더라도 미래가 부정적이면 시장은 움직이지 않는다. 

최근 부동산 지표의 상승세는 활황기와 다를 바 없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달 기준 14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008년 이후 처음으로 6억원을 돌파했다. 서울 3.3㎡당 아파트 매매가격은 1937만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경신 중인 가운데 전체 25개구 중 19개구에서 직전 최고가를 뛰어넘었다.

분양권 거래도 늘었다. 4월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은 741건으로 전달 468건 대비 58.3%가 늘었다. 이는 지난해 4월 668건보다 10.9% 늘어난 것으로, 4월 거래량으로는 2007년 이후 최대치다.

신규 분양시장도 호황이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 수치를 보면 올해 2월 1.4대 1까지 급감한 월별 신규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3월 17.7대 1에 이어 4월 14.8대 1로 상승했다. 리얼투데이가 집계한 수치를 봐도 지난해 11월 20.77대 1에 달한 청약률은 지난 2월 1.66대 1로 뚝 떨어졌다가 4월 11.98대 1로 올랐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매달 주택시장 전반의 동향을 조사해 발표하는 전국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 또한 5월 전국 전망치는 96.8로 전달(85.8)보다 11.0포인트 상승했다.

지표만 봤을 때는 시장이 활력을 되찾는 모습이다. 그러나 아직 부동산 시장에서 하방 압력 요인은 사라지지 않았다. 올해 입주물량은 2008년 이후 최대치인 37만여 가구로 조사됐는데, 이 물량이 하반기에 대다수 출시되기 때문에 상반기인 현 시점에선 초과 입주량에 대한 영향은 미미하다.

미국발 금리인상 가능성도 현재 진행형이며, 무엇보다 차기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이 완화보다는 안정화로 갈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새 정부 초기에 또 다른 규제의 신설이나 기존 제도의 강화도 우려된다.

최근 부동산 시장 상승세는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데다 실수요자들이 봄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서울 종로구 경희궁자이와 성동구 트리마제 입주 현장 등을 둘러봤을 때 현장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실거주를 원하는 수요가 고르게 포진하면서 가격을 견인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단기 시세차익을 원하는 투자수요가 주춤하고 있을 때 빈 자리를 실수요가 메운다는 것이다. 비정상적일 수 있는 상황이다. '새는 좌우 날개로 난다'는 말이 있다. 부동산 시장도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동시에 이끌어야 정상이다. 실수요의 구매 패턴은 투자수요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데다가 수요 확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새 정부 들어서 추가적으로 신규 주택 공급시장을 옥죄거나 기존 주택거래를 막는 제도를 도입할 경우 간신히 기운을 찾던 시장이 더 큰 침체국면으로 빠질 수 있다. 추가적 조정에 나서더라도 규제 일변도의 정책보다는 시장 기능 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우선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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