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관의 시선] 늘어나는 1인가구···청년 주거지원 가볍게 봐선 안 된다

강영관 기자입력 : 2020-02-25 13:51
강영관 아주경제 건설부동산부 차장
#. 2017년 기준 국내 1인 가구는 558만명으로 1985년(66만명) 이후 32년간 8.5배 증가했다.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6.0%에서 28.5%로 늘었다. 국토연구원은 현 추세대로라면 1인 가구가 2047년 832만 가구로, 전체 가구 셋 중 하나(37.3%)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 국토교통부의 2018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의 39.0%는 주거비 부담이 가장 큰 보증부 월세로 거주하고 있으며, 최저 주거기준에 미달하는 1인 가구도 10.7%나 됐다. 특히 여성 1인 가구의 가구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은 39.0%로, 남성(24.8%)보다 높게 조사됐다.

나홀로족, 싱글족과 함께 혼밥, 혼술이란 말이 더는 낯설지 않다. 혼자 밥 먹고 홀로 여행 다닌다고 다 1인 가구는 아니겠지만, 그만큼 '나홀로 시대'에 성큼 진입한 것이다. 현실은 참담하기 짝이 없다. 25~29세 청년층 빈곤율은 2013년 4.7%에서 2015년 7.1%까지 높아졌다. 2006년에 6.7%였던 19~34세의 상대소득 빈곤율은 이들이 28~43세가 된 2015년에도 6.3% 수준이었다. 일을 해도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청년들이 많다는 뜻이다.

폭주하는 주택가격은 청년들의 삶을 더욱 빈곤하게 만들고 있다. 소득 대부분을 비싼 월세로 지출하는 탓에 미래에 대한 대비도, 주거환경 개선도 불가능하다. 작년 서울시에서 시중 분양가의 절반 이하로 공급한 '역세권 청년주택'이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건 청년 주거 안정이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

서울시의 전폭적인 청년 주거지원이 반갑다. 최근 서울시는 청년임차보증금 이자지원 사업의 대출한도를 2500만원에서 7000만원까지 확대하고, 신청기준도 연소득 상한선을 30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역세권 청년주택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18곳에서 7000가구 입주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임차보증금이 1억원 이하이거나 월세 60만원 이하 주택에 거주하는 1인 청년가구에게 월 20만원의 월세를 지원하는 '청년월세'도 추진된다.

박원순 시장은 최근 서울시의회에서 "공정한 출발을 위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안정적인 주거지원"이라며 "청년들이 신혼집을 마련할 형편이 되지 않아 결혼을 미루고 출산을 미루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고 밝혔다. 또 "복지는 사람에 대한 투자이며 값을 매길 수 없는 강력한 미래 투자"라고 했다.

연애, 결혼, 출산 등 이른바 'N'을 포기한 이 시대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 그들이 취업 준비에 매진하고 결혼도 '감히' 생각해볼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도와야 한다. 학업과 일자리, 결혼과 출산, 건강과 주거 등 청년들이 안고 있는 미래에 대한 불안은 '아프니까 청춘'이 아닌, '불확실성이 가져다주는 공포'에 가깝다. 지원과 응원 없이 불안을 이겨내라고 하는 건 공동체의 책임 회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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