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최대 명절인 뗏(Tết·구정)을 앞두고 설 소비 패턴이 눈에 띄게 변하고 있다. 미리 물건을 비축하던 선구매 방식에서 벗어나 명절 직전에 구매가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단순히 지출 규모를 늘리기보다 가격과 실무적 필요성을 면밀히 따지는 합리적 소비 경향이 시장 전반에 확산되는 추세다.
7일(현지 시각) 베트남 청년신문 등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최근 베트남 내의 전통적인 명절 대목은 옛말이 됐다. 호찌민시의 떤딘, 바쯔에우 등 주요 전통시장은 명절 직전임에도 예년보다 한산한 모습으로 상인들은 매출이 약 20% 감소했다며, 원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가격에 매우 민감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시민들은 주로 일상 식사 위주의 소량 구매에 그치고 있고, 낮 시간대 방문객 또한 눈에 띄게 줄어든 상태다.
현지 상인들은 시민들의 체감 구매력이 급감했다고 호소했다. 시장에서 의류점을 운영하는 A씨는 "예년에 비해 매출이 약 20% 감소했다"며 "손님이 없어 정오도 되기 전에 문을 닫는 날이 허다하다"고 전했다. 떤딘 시장의 육류 상인 B씨는 "원가 상승 여파로 소비자들이 가격에 매우 민감해졌다"며 "가공육 등 명절 음식 구매를 뗏 직전까지 미루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이처럼 전통시장이 고전하는 사이 대형 유통업체들은 대대적인 할인 전략으로 맞서는 모양새다. 주요 대형마트 체인들은 돼지고기와 가공품을 중심으로 15~30%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며, 일부 품목은 마진 없는 '염가'로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명절 분위기를 연출하는 체험형 마케팅도 병행 중이다.
소비자의 선택 또한 고가 제품보다는 중저가 실속형 제품에 집중되고 있다. 베트남 주요 제과업체 리치(Richy)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10만~15만 동(한화 약 5500원~8000원)의 개별 포장 및 틴 케이스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뚜렷하다. 호찌민시 식음료협회는 원가 부담 속에서도 다수 식품업체가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며 기존 판매가를 고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소비 행태의 변화는 젊은 세대의 명절 인식 변화와 궤를 같이한다. 호찌민시 린쑤언 지역의 유치원 교사인 부이 응안 투 씨는 "올해 뗏은 최소한의 짐만 챙겨 고향을 찾을 계획"이라며 "수많은 선물과 새 옷 대신 가족과 함께 온전히 쉬는 시간을 택했다"고 전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비와 부담을 덜어낸 이른바 ‘미니멀 뗏’은 하나의 거대한 흐름으로 자리 잡는 상황이다. 이는 고물가에 따른 생활비 부담과 명절 이후의 경제적 압박을 고려한 선택으로, 물질적 과시보다는 휴식과 관계 회복이라는 본질에 집중하려는 의도로 평가된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단순한 소비 위축보다는 젊은 세대의 명절 인식이 변화함에 따라 소비 패턴 역시 그에 맞게 한층 변화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베트남 스킬 트레이닝 센터의 심리 전문가 짜인 득 부 씨는 "미니멀 뗏은 전통에 대한 거부가 아니라 재정적 안정을 지키기 위한 합리적 선택"이라며 "이전 세대가 화려한 소비로 한 해의 노고를 보상받으려 했다면 요즘 세대들은 뗏을 에너지 재충전의 시간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안탐 심리상담센터의 부 호앙 푸 안 씨 또한 "젊은 세대는 명절에 반드시 무언가를 즐기고 어울려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을 거부하기 시작했다"며 "이전 세대가 가족과의 시간을 당연한 의무로 여겼다면 젊은 세대는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명절에 참여하고자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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