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케이크를 들고 고깔모자를 쓴 채 환하게 웃으면서 ‘Happy birthday to you(생일 축하합니다)’를 부르는 영상을 만들어주세요.”
지인이 좋아하는 스포츠 선수 A씨의 사진을 업로드하고 텍스트로 지시를 내리자, 불과 3분 만에 A씨가 케이크를 들고 노래를 부르는 10초짜리 영상이 완성됐다. 영상 제작과 동시에 음성까지 자동으로 입혀졌고, 케이크와 배경도 참고 이미지나 생성된 이미지를 업로드하면 감쪽같이 바꿀 수 있다. A씨의 음성 파일을 넣으면 목소리까지 그대로 변환되고, 인물을 라부부 같은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한 줄 명령으로 10초 영상 뚝딱" 영상 제작 패러다임 바꿔
기자가 최근 직접 체험해 본 중국 생성형 AI 서비스 ‘커링(可靈, 영문명 클링)’의 기능이다. 영상과 사운드를 별도로 편집할 필요 없이 한 번의 명령으로 완성되는 경험은 누구나 손쉽게 영상을 만드는 시대가 이미 현실이 됐음을 보여준다. 클링은 중국 숏폼 플랫폼 콰이서우가 2024년 6월 출시한 영상 생성 인공지능(AI) 서비스다.
클링은 출시 이후 30차례 이상 업그레이드를 거치며 기능을 빠르게 확장했다. 지난해 말에는 오디오와 비디오를 동시에 생성·편집하는 기능과, 말하고 움직이는 맞춤형 디지털 캐릭터 생성 기능을 선보였다.
올해 초에는 동작이 포함된 영상이나 이미지를 업로드하면, 그 움직임을 다른 이미지 속 대상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모션 컨트롤’ 기능도 추가했다.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유행한 ‘강아지 춤’, ‘아기 춤’ 영상 대부분이 이 기능을 활용해 만들어졌다.
미국 벤처캐피털 안데르센 호로위츠(a16z)의 파트너 저스틴 무어는 클링을 구글의 이미지 생성 AI ‘나노 바나나’에 비유하며 영상AI 업계의 게임체인저라고 높이 평가했다.
영화·광고 등 콘텐츠 산업 전반으로 확장…‘돈 버는 AI’
클링의 이용자와 매출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1월 20일 기준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1200만명을 돌파했고, 유료 사용자는 전월 대비 350% 증가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 매출만 2000만 달러(약 290억원)를 넘었으며, 2025년 연간 매출은 약 1억4000만 달러로 추산된다. 지난해 초 목표로 잡은 6000만 달러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올해 1월에도 일평균 매출이 전월 대비 약 30% 증가했다.
AI 벤치마크 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영상 생성 AI 분야 상위 10개 서비스 가운데 클링은 미국 모델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해당 순위는 영상 품질, 생성 속도, 가격 경쟁력을 종합 평가한 결과다.
클링은 전자상거래, 영화·드라마, 숏폼 드라마, 애니메이션, 게임 등 전문 크리에이티브 제작 영역 전반에서 활용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현재 매출의 약 70%는 전문 크리에이터 등 유료 구독자에서 발생하며, 나머지는 기업 고객 기반이다.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크리에이터 수는 6000만명을 넘어섰고, 누적 생성 영상은 6억개, 기업 고객은 3만 곳을 돌파했다. JP모건은 클링의 연간 반복 매출(ARR)을 약 2억4000만 달러로 추산했다. ARR은 구독 기반으로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고정 수입’을 의미한다.
클링AI 효과에…숏폼 플랫폼에서 AI 테크 기업으로
지난해에는 중국 유명 감독들이 클링으로 단편영화를 제작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중국 독립영화 거장 자장커 감독의 6분짜리 단편영화 ‘보리 수확(麥收)’은 클링을 활용해 제작된 AIGC(AI 생성 콘텐츠)로, 카메라와 배우 없이 100% AI로 만들어진 중국 최초 사례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다양한 공간을 이동하며 이야기가 전개되고, 줌인·줌아웃과 정·역방향 촬영 등 전통적인 영화 제작 기법을 그대로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 시장에서도 클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 디지털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올해 1월 모바일 플랫폼 일평균 수익은 전월 대비 102% 증가했는데, 특히 한국 시장 수익이 무려 13배 급증했다. 한국과 튀르키예 등 4개국에서는 다운로드 상위권 앱에 오르기도 했다. 클링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참가해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클링 인기에 힘입어 모기업 콰이서우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콰이서우는 중국에서 더우인(틱톡의 중국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숏폼 플랫폼이다. 콰이서우는 최근 몇 년간 플랫폼 경쟁이 심화되면서 AI를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아, 단순 콘텐츠 플랫폼에서 AI 테크 기업으로 전략적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주요 기술기업 가운데 콰이서우처럼 빠르게 AI 전환을 이룬 사례는 드물다”고 평가했다.
이 와중에 홍콩 증시에 상장된 콰이서우 주가의 최근 1년간 상승률은 100%를 넘어섰다. JP모건은 콰이서우를 “세계에서 가장 저평가된 AI 기업 중 하나”로 꼽았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 글로벌 레이팅스는 클링이 향후 몇 년간 콰이서우의 수익 성장을 견인할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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