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 "대통령, 이재용에 정유라 지원 지시"…최순실 "신빙성 없어"

18일 최씨 뇌물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해 이같이 증언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 뇌물수수 혐의 3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를 지원해달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증언이 나왔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의 뇌물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특검 측 신문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정씨가 2020년 도쿄 올림픽에 나갈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나 최씨 측은 이에 대해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 전 차관은 특검이 "2015년 7월 23일 박상진 승마협회장(전 삼성전자 사장)이 증인에게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정씨를 2020년 도쿄 올림픽에 나갈 수 있게 하라고 지시하셨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정유라를 지원할 계획이다'라고 이야기했느냐"고 묻자 "거의 비슷한 취지로 말했다"고 답했다.

이어 김 전 차관은 "당시 들었던 내용을 내 개인 수첩에 'VIP, 이재용 부회장, 정유라, 올림픽 지원, 2020 도쿄 올림픽' 등으로 기재해 놨으나, 이후 이 수첩을 택시에서 잃어버렸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최씨 변호인은 "박상진은 당시 아시아승마협회장 관련 얘기를 했다고 한다"며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 날짜가 7월 25일인데 박상진이 그 전에 말할 게 아닌 것 같다. 이 부분은 (특검) 조서와도 다르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전 차관이 이틀 뒤에 일어날 일을 미리 말한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김 전 차관은 "기업 회장까지 들먹이면서 거짓말하는 건 불가능하다. 나는 진실만 말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전 차관은 특검이 "최씨로부터 '이건희 회장이 쓰러져서 삼성을 이재용에게 물려줘야 하는데 홍라희가 이재용을 탐탁지 않게 여겨 이재용이 그룹을 물려받을 수 있을지 걱정된다, 도와줘야 한다'고 말하는 걸 들었느냐"고 묻자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