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구소 "M&A 경영권프리미엄, 지배주주에만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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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2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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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어 고가에 지분을 매도하는 기업 간 인수합병(M&A)이 지배주주에만 유리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소액주주의 권익 향상을 위해 의무 공개매수제안제도를 부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22일 경제개혁연구소가 KB금융지주·현대증권, 미래에셋그룹·대우증권, 금호기업·금호산업, 한화그룹·삼성테크윈 등 4건의 M&A 사례를 대상으로 의무 공개매수제안제도 도입으로 지배주주와 같은 가격에 주식을 매도했다고 가정해 산출한 소액주주 이익 규모는 139.9%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의무 공개매수제안은 기업 인수자가 지배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프리미엄을 주고 매입할 경우 소액주주 주식도 동일한 가격으로 인수 제의를 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우리나라에서 1997∼1998년 도입됐지만, 외환위기 이후 M&A를 통한 기업 구조조정이 필요해지면서 폐지됐다.

지난해 KB금융지주는 현대증권을 인수하면서 지배주주에 주당 2만3182원을 부여했고, 소액주주에는 주당 6737원에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했다.

만약 소액주주가 지배주주와 동일한 가격에 주식을 매도할 수 있었다면 소액주주는 2조7335억원을 더 받게 된다. 소액주주의 기회손실 규모는 미래에셋 1조5300억원, 한화테크윈 6699억원, 금호산업 4226억원 등이다.

4건의 M&A 거래에서 소액주주들이 놓친 기회이익은 5조3560억원이 된다. 또 인수자가 회사 지분 100% 인수대금으로 지배주주와 소액주주 구분 없이 같은 가격으로 매입한다면 소액주주 이익 규모는 48.95% 늘어난다.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의 주식 전량을 매입하는 데 든 비용은 2조4712억원으로, 주당 평균매입가는 1만444원이다. 주당 평균매입가를 적용하면 지배주주의 주식가치는 실제 거래금액(1조2375억원)의 절반도 안 되는 5575억원이 된다.

대신 소액주주는 실제 금액(1조1266억원)보다 6125억원이 많은 1조7391억원의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자사주를 매각한 현대증권도 674억원의 기회손실을 입었다.

미래에셋증권과 금호산업, 한화테크윈 소액주주의 기회손실도 각각 6709억원, 2131억원, 2167억원에 달한다.

이은정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의무 공개매수제도의 가장 큰 장점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배주주만 향유하지 않고 소액주주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별개로 부분인수가 아닌 전량인수가 일반화되면서 기업집단의 경제력 집중 문제를 완화하고 문어발식 확장을 억제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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