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가결 이젠 국정정상화다] ‘최순실 놀이터 전락’ 체육계, 환골탈태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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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1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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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과 김종 전 문체부 차관, 송성각 전 콘텐츠진흥원장이 교도관들과 함께 들어오고 있다.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정지’는 올해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에서 시작됐다. 스포츠 단체가 온갖 비리에 젖은 권력의 돈줄로 전락하면서 쑥대밭이 된 체육계도 발칵 뒤집혔다.

최순실의 마수는 체육계에 깊숙이 뻗었다. 최순실의 권력을 등에 업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스포츠 대통령’이라 불리며 체육계를 쥐락펴락 하며 전횡을 휘둘렀다. 최순실이 출범을 주도한 K스포츠재단에 기업들이 거액의 자금을 대도록 압력을 행사했고, 각종 단체의 인사와 이권에 깊게 개입했다.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가 설립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도 수억원의 정부 예산이 흘러들어갔고, 조양호 전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최순실의 입김 한 마디에 옷을 벗었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학사농단은 이화여대 부정입학에 깊숙이 관여해 명문의 근간에 큰 흠집을 냈다. 대한승마협회도 최순실의 농단에 흔들렸다. 정유라의 대회 성적이 저조하자, 승마협회 감사를 통해 불리한 보고서를 작성한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을 ‘나쁜 사람’으로 지목해 경질시켰다. 삼성은 정유라에게 말 구입비 및 훈련비 등을 포함해 수십~수백억원대 지원금을 투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스포츠 영웅으로 추앙 받은 수영 간판 박태환은 김종 전 차관의 올해 8월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불참 강요 협박에 시달린 뒤 우여곡절 끝에 대회에 나서 역대 최악의 성적을 내고 돌아왔다. 이후 명예 회복을 위해 절치부심한 박태환은 각종 대회에 출전해 부활을 알렸다. 또 ‘피겨 여왕’ 김연아도 차은택이 주도한 늘품체조 시연회에 참석 요청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최순실 게이트’의 뿌리 깊은 전횡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체육계는 이미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대통령 박근혜 탄핵소추안’ 가결은 국민의 뜻이 오롯이 반영된 결과였다. 이젠 체육계도 환골탈태해야 한다.

당장 1년 2개월 앞으로 다가온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걱정이다. 최순실 일가의 이권사업 개입 의혹으로 부정적인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 탓에 각종 스폰서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문체부는 장관 직속의 전담조직인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지원단’ 신설해 이미지 쇄신과 함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통합 추진키로 했다.

외압을 스스로 극복하고 힘차게 물살을 가른 박태환의 외침에 체육계 전체가 귀를 기울일 때다. 체육계에 뼈를 깎는 자성의 움직임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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