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대응' 친박 VS '자체 지도부' 비박…새누리, 분열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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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1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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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왼쪽에서 세 번째)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비주류 중진들은 회의를 '보이콧'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원유철, 정갑윤, 이주영 의원, 이정현 대표, 조원진, 이장우, 최연혜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최순실 사태'로 악화한 새누리당의 분열 양상이 이제는 계파 간 지도부 갈등으로 번질 전망이다.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친박(친박근혜) 지도부는 퇴진 압력에도 꿋꿋이 자리를 지키며 조기 전당대회 등의 로드맵을 고수하고 있다. 비박(비박근혜)계는 임시 지도부 성격의 '비상시국회의'에 12명의 공동대표를 내세우며 독자노선을 꾀하고 있다. 감정적으로는 이미 '분당'이나 다름없는 상태다. 

16일 당 대표 취임 100일을 맞은 이정현 대표는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2년 임기를 겨우 8분의 1 채우고 나서 당 대표를 그만두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해 참으로 착잡하다"고 토로했다.

이 대표는 당 안팎에서 집권당 대표로서 현 정국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는 내년 1월 중순, 조기 전당대회를 하자는 제안과 함께 전대 한 달 전인 12월 20일께를 사퇴 시점으로 못박았다. 당내 비주류 의원들은 조기 전대 제안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거부한 상태다.

비주류에서 주장하는 '당 해체'론과 관련해 이 대표는 이날 "저는 전부 구두선으로 끝날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여건도 안되고 실현시킬 수 있는 당의 중진들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전날에도 이 대표는 일부 대권주자들을 언급하며 "합쳐도 지지율 10%도 안되는 대선주자들이 당에 먹칠한다"며 강도높게 비난했다. 애초 맞대응을 피해 왔던 이 대표가 정면 대응으로 확실히 돌아섰다는 신호를 보낸 발언들이다.

그는 이어 "새누리당의 개혁변화의 제1방안은 선수 파괴"라며 "김영삼·김대중·김종필을 포함한 3김 정치의 전형적 정치행태와 사고에 익숙해져 있고, 핏속까지 그 행태가 흐르는 분들이 개혁과 쇄신을 이어가면 '도로 3김정치'에서 한 발짝도 못 나간다"고 꼬집었다. 패거리 계파 정치를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그러면서 "과거 구습정치에 오염되지 않은 40대 기수론, 초재선 대망론이 주축을 이룰 때 명실상부한 제2의 창당, 쇄신과 변화를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입장은 명확하지만 이미 비주류 의원들은 그를 당 대표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전날 이 대표가 주재한 3선 의원들과의 모임은 안상수 의원 1명만 참석해 무산됐고, 이날 주재한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 간담회도 비박계 의원들이 '보이콧'하며 친박 의원들만 참석한 '그들만의 잔치'가 됐다. 오히려 이날 간담회가 친박계의 돈독함을 과시하는 자리가 된 셈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를 비롯한 공동대표단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비주류 중심의 비상시국위원회의 대표단-실무자 연석회의에서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비주류는 현 지도부와 선을 그으며 별도 세 결집에 나서고 있다.

'비상시국회의'라는 이름으로 모인 비박계 의원들은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해 유승민·오세훈·남경필·원희룡·김문수·심재철·정병국·나경원·주호영·김재경·강석호 의원까지 총 12명을 공동대표단으로 세웠다. 기능을 상실한 현 지도부를 대체한다는 명목으로 사실상 새로운 지도부를 꾸린 것이다.

이날 비상시국회의는 약 20명의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동대표단과 실무위원회 간 첫 연석회의를 열고 '비상시국총회' 개최 등을 논의했다. 보수층 결집의 새로운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내년 대선 경선의 주도권을 갖겠다는 전략이다. 이들은 오는 20일 뜻을 같이 하는 인사들이 한데 모여 전체 회의도 개최할 계획이다.  

원외에서도 각 계파를 지지하는 세력들 사이에서 불꽃이 튀고 있다. 

이날 국회 당 대표실 앞에서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며 4일째 단식중인 김상민·김진수·이준석·이기재·최홍재 등 원외당협위원장 5인방에 맞서, 이용원 중앙당 청년위원장이 맞불시위를 시작했다. 

원외당협위원장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현직 중앙당 청년위원장은 당 대표의 지시 없이 독단적으로 이런 행동을 할 수 없는 지위에 있다"면서 "이정현대표가 대표직을 유지하기 위해 친위대를 동원해 맞불시위를 하겠다는 것은 당을 분열과 파괴의 극한상황으로 몰아가는 해당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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