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잠수함 도입 걸림돌은?]③ 눈 없는 주먹은 무용지물…정찰위성 확보 선행돼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6-10-26 16:0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박준형 기자 =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성공으로 핵추진 잠수함 도입이 세간의 화두로 떠올랐다. 최근 정부와 여당이 핵잠수함을 조기에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기대됐던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상시배치도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면서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와는 별도로 독자적 핵잠수함을 보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갈수록 증대되는 상황에서 SLBM을 장착한 북한 잠수함을 감시할 수 있고 유사시 선제타격까지 가능한 핵잠수함의 필요성에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있다. 하지만 핵잠수함 도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외교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있어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우리 군 당국도 “군사적 효용성이나 기술적 가용성, 주변국 군사동향 등을 고려해 충분히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국은 핵잠수함 건조를 위한 기술력은 이미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핵잠수함의 효율적인 운용을 위한 정보·감시·정찰 능력이다. 전문가들은 적의 움직임을 파악해야 선제타격도 가능한 것이라며 핵잠수함 도입에 앞서 고도화된 정찰자산의 확보가 우선이라고 지적한다. 주먹도 눈이 있어야 소용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 군이 운용하고 있는 정찰자산으로는 금강·백두(RC-800), 새매(RF-16) 정찰기가 있다. 금강과 새매는 영상정보를, 백두는 신호정보를 각각 수집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북한 잠수함이 기지에 머무르는 단계에서부터 탐지하기에 미흡한 부분이 많다.

특히 정찰위성은 한 기도 보유하지 못하고 있어 핵심정보는 미국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미국의 조기경보위성(DSP)가 한반도를 감시하고 있고, 주한미군 평택기지에 배치된 정찰기가 24시간 영상과 통신 정보를 수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미군이 북한에 대한 정보를 알려줘야 구체적인 파악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은 2018년부터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 블록 30)을 도입할 예정이다. 글로벌호크는 고도 20㎞ 정도의 성층권에 장기체공하면서 최대 500㎞까지 감시·정찰할 수 있다. 또 2020~2022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국산 정찰위성 5기를 도입하는 일명 ‘425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조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국산 정찰위성 5기의 해상도는 30㎝급으로 향상된다. 북한 잠수함이나 핵실험장, 미사일 차량의 움직임에 대한 세밀한 포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다만 425사업은 기술 개발이 난항을 겪으면서 예정된 시기에 전력화하는 것이 불투명한 것으로 관측된다. 더구나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군 당국은 정찰위성이 전력화되기 전까지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스라엘이나 프랑스의 정찰위성을 임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찰위성이 한반도를 지나가는 시점에 운용권을 넘겨받아 북한군의 움직임을 파악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의 SLBM 위협이 코앞에 다가오면서 궁극적으로는 우리 군의 독자적인 정찰자산 확보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문근식 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핵잠수함 도입을 위해서는 정찰자산을 확보해야 하는데 지금은 한미 동맹 자산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며 “한미 연합작전 능력을 향상시키면서 우리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국장은 핵잠수함을 도입할 경우 국책사업으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나 러시아처럼 정부 차원에서 국책사업단을 구성, 총괄 관리해야 단기간에 성공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원자로 제작, 잠수함 건조, 연구용역 등이 따로 가면 안 되고 총괄적으로 진두지휘가 가능한 국책사업으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핵잠수함 건조를 국책사업으로 정하고 총력외교를 펼치면 8∼10년이면 건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새 정찰위성 발사[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