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드라마를 움직이는 사람들⑦]태원엔터테인먼트 정태원 대표 "중국 넘어 미국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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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2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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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원엔터테인먼트의 정태원 대표는 “지난 2009년 방송된 KBS 드라마 ‘아이리스’는 제 커리어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작품"이라고 밝혔다. 사진=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박영욱 기자 =정태원(52) 태원엔터테인먼트 대표는 한류 콘텐츠 제작의 ‘미다스의 손’이다.

1995년 제작사 태원엔터테인먼트를 창립한 정 대표는 그동안 한류 드라마 ‘아이리스1·2’, ‘아테나 : 전쟁의 여신’, 그리고 영화 ‘가문의 영광’, ‘포화 속으로’, ‘인천상륙작전’ 등의 화제작들을 꾸준히 만들어 왔다.

“지금까지 영화 수입·제작부터 드라마 제작까지 합쳐서 총 800여 편을 넘게 했어요. 이렇게 많은 경험을 하다 보니 군대로 치면 베테랑 야전 사령관이 된 것 같아요. 잘된 작품도 있고 흥행이 저조했던 작품들도 있지만 제작과 관련해 워낙 많은 일들을 겪다보니 웬만한 일은 그냥 웃어넘기죠. 콘텐츠 제작을 하면서 힘든 일이 있어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계속 추진하면 일이 잘 풀리더라고요.”

다양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정 대표의 여유로운 표정에서 한류 콘텐츠 장인의 진솔함이 묻어났다.
 

[사진=KBS 드라마 '아이리스'의 주인공 김태희와 이병헌 | 태원엔터테인먼트 제공 ]

“지난 2009년 방송된 KBS 드라마 ‘아이리스’는 제 커리어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작품입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권에서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이라 의미가 남다릅니다. 특히 일본에서 세계최초로 외국 드라마가 일본 공중파 TBS 황금시간대인 밤 9시에 방송됐다는 것이 뿌듯했습니다. 이것은 미국 드라마들도 하지 못했던 일이었어요.”

‘한류스타’ 이병헌과 김태희가 출연한 ‘아이리스’는 국내 드라마 제작비로는 이례적으로 200억 원이 넘는 큰 규모의 블록버스터 작품이었다. 국내 방영 당시 평균 시청률 30%대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이런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아이리스’는 일본, 홍콩, 베트남, 싱가포르, 중국, 미얀마 등 해외에 판권이 팔리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태양의 후예’로 이어지는 중화권의 한류드라마 열풍에 초석을 놓았다.

정 대표는 “해외 드라마 시장에서는 작품성이나 스토리 등 다양한 흥행 요인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는 것은 누구를 캐스팅 하느냐하는 것 입니다. 바로 배우의 흥행 파워가 드라마의 성공에 직결되죠. 그래서 아이리스는 기획 단계부터 철저히 톱스타 이병헌을 염두해 두고 시나리오 작업부터 신경을 썼습니다. 배우와 함께 시작 단계부터 작품에 참여했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컸던 것 같습니다.”
 

[사진=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영화 '인천상륙작전' 내한 기자회견에서 할리우드 배우 리암 니슨(왼쪽부터), 이재한 감독, 제작사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정태원 대표, 배우 이정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제공]

정 대표에게 한류 콘텐츠 성공 신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현재 할리우드 스타 리암 니슨이 출연하는 대작 영화 ‘인천상륙작전(Operation Chromite, 2016)’(감독 이재한)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7월 27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한국 전쟁당시 더글라스 맥아더 UN군 총사령관이 주도한 인천상륙작전을 다룬 작품이다.

정 대표는 리암 니슨의 섭외과정에 대해 “특별히 헐리우드에 인맥이 많은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정석대로 섭외를 시작했습니다. 미국에 여러 번 날아가서 끈질긴 설득을 했고, 고맙게도 리암 니슨이 캐스팅에 응해줬습니다. 연기자들 뿐만 아니라 촬영장소나 관공서 섭외 등을 할 때도 순리대로 꼼꼼하게 준비해서 진행합니다. 특히 국내에서 최초로 ‘아이리스’ 광화문 전투신 장소를 섭외 할 때도 우리의 진정성 있는 기획의도와 드라마의 방향성 등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이해시켰습니다”

현재 정 대표는 미국의 범죄수사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의 리메이크 드라마 제작을 준비 중이다. 디즈니에서 판권을 구매한 그는 한류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만든 뉴(NEW)와 사전 공동 제작을 할 계획이다.

“중국의 드라마 시장은 앞으로도 더욱 성장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 드라마들은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너무 많아요. 물론 이런 작품들이 흥행에 성공하고 있지만 저는 이런 이야기들 뿐만 아니라 미국 드라마처럼 직업과 관련된 스토리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범죄 수사 프로파일러들의 이야기를 다룬 미국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의 판권을 산 것입니다. 중국이나 해외 드라마 시장은 장기적으로 볼 때 러브 스토리로는 시즌제가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직업과 관련된 작품들은 시즌제가 가능합니다. 드라마 하나가 성공하면 그것을 토대로 시즌제로서 장기적인 흥행을 이어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항상 수준 높은 콘텐츠 제작에 도전하는 정태원 대표는 보다 더 원대한 꿈을 그리고 있다.

“앞으로 저는 중국과 일본 등을 중심으로 하는 아시아 시장을 넘어 미국과 유럽, 남미에서 흥행할 수 있는 드라마나 영화를 제작하고 싶습니다. ‘크리미널 마인드’ 리메이크 드라마 제작은 이것의 첫 출발점입니다. 앞으로 미국 드라마 시장에서 제가 리메이크해서 만든 작품들을 구매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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