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직원들, 한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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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01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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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 종료 앞두고 대책 없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전경.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친구가 신문을 보고 연락해 수상 소식을 알게 됐습니다. 이런 곳에서 일한다는 것이 뿌듯했지만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다시 시름이 깊어졌습니다."(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 근무하는 A씨)

롯데면세점이 오는 7월 운영이 종료되는 월드타워점을 놓고 깊은 고심에 빠졌다. 문을 곧 닫아야 하지만 직원들의 일자리 보장도, 기존 매장의 활용 방안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월드타워점이 '2015 굿 디자인 어워드'를 포함해 미국 유력 디자인 어워드 3개 부문을 수상했다. 

1950년에 시작된 '굿 디자인 어워드'는 포브스 선정 '포춘 500'에 속하는 기업의 제품 및 디자인 가운데 심사를 거쳐 수여하는 상이다. 국내 유통업체 가운데서는 처음이다. 월드타워점은 쇼핑 편의를 위한 동선과 입점 브랜드의 인테리어 유동성을 극대화하면서도 각 브랜드 콘셉트와 개성의 조화까지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좋은 소식에도 직원들은 한숨만 내몰아 쉬고 있다. 지난해 특허 연장 실패로 곧 폐점하는 데 무슨 의미가 있냐는 것이다.

김지형 LA PALETTE 브랜드 매니저는 "재작년 월드타워점으로 이동하면서 몇 천억원의 비용을 들여 매장 전체를 새롭게 디자인했다"며 "단 두 개의 층에 수백개 브랜드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 쉽지 않은 데 모두 철수해야 한다니 믿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월드타워점은 바로 옆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이전해 2014년 10월 문을 열었다. 이전 비용만 3000억원 이상 소요됐다.

비용과 시간을 들이고 고객유치에 힘쓴 만큼 실제 매출도 증가했다. 2014년에는 4800여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에는 61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약 27% 신장이라는 대형 면세점 중 최고 기록을 남겼다.

같은 기간 신라면세점의 매출은 2.32%, SK네트웍스는 4.65%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최근 야심차게 개장한 신규 면세점들의 일매출은 1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신선아 롯데면세점 지배인은 "열심히 꾸민 덕분에 관광객이 1년 동안 꾸준히 늘었고 올해 말 월드타워까지 완공되면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기대했는 데 곧 문을 닫아야 한다"며 "신규 면세점 중 어느 곳도 월드타워점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월드타워점은 올해 말 롯데월드타워 완공되면 이를 연계해 향후 5년간 누적 외국인 관광객 280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었지만 무용지사가 됐다.

안인숙 더페이스샵 매니저 역시 "이런 큰상을 받은 국가를 대표할 수 있는 면세점이 왜 특허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는지 알고 싶다"며 "수상 소식이 더 일찍 알려졌다면 결과가 바뀌었을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업계에서는 롯데면세점이 코엑스점을 월드타워점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관세청은 ‘기초지자체 이내에서만 이전 가능’이라는 입장이라 쉽지 않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올 상반기에 발표 예정인 면세점 개선 방안에 신규 면세점 특허가 나올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이럴 경우, 월드타워점이 재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기간 연장, 소규모 면세점을 확대하는 방안 등 종합적인 개선 방안을 올해 상반기 중 마련하겠다"며 "현재 면세점 제도가 부작용이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업계는 강남권에 신규 면세점 특허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시내 면세점이 강북에 집중된 반면, 월드타워점이 철수하면 강남권에서는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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