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 전문

입력 : 2016-01-18 06:00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 (사진=소프트뱅크 제공)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손정의 사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올해 창업 35주년을 맞았다. 손 사장은 소프트뱅크가 300년 지속할 수 있도록 세대교체를 준비 중이다. 세대교체 작업을 본격화하는 손 사장의 행보가 주목 받는 이유다. 

손 사장은 지난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IT업계가 계속된 진화를 거듭하는 가운데, 불안정한 세계 경제 환경을 어떻게 헤쳐 나가고, 기업을 어떻게 진화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했다. 


-최근 ‘소프트뱅크 2.0’을 자주 언급하면서 창업기 다음 단계로 들어섰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 회사 수명은 개인 수명보다 길지 않으면 안된다. 나는 300년 정도는 지속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 지금은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길목 한가운데에 서 있다.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여러 가지 구실을 미연에 탐지하고, 해결책을 준비해 실행에 옮기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내 스스로의 능력과 체력이 회사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돼서는 안된다. 일본 국내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일본의 경쟁력 저하와 함께 소프트뱅크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후계자를 발굴하고, 세계 규모의 사업 전개를 본격화시킬 시기에 와있다. 다음 단계는 회사 규모와 가치가 적어도 지금의 10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장을 위한 수단은 역시 M&A(인수합병) 입니까.

▲ 일상적인 업무를 사원들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행하고 있는 시기는 그저 ‘작업’일 뿐이다. 전혀 다른 환경에 뛰어 들어가 한 단계 더 비약하기 위해 반드시 성공해야한다는 사명을 짊어 졌을 때, 인간은 대뇌가 활성화하기 시작한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M&A 등 어려운 일을 진행할 때 쾌감이 생기고, 그 쾌감을 즐기기 시작하면 계속해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

-이제까지 영국 보다폰의 일본법인과 미국 스프린트 등 이동통신사업을 인수해왔다. 지금도 인도의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있는데, 투자 기준은?

▲ 나에게는 2가지 신념이 있다. 기술이 뛰어나다는 것과 그 지역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 기술이 뛰어나면 세계에서 통용될 수 있으며, 서비스와 콘텐츠는 그 지역의 챔피언이 강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 지역의 리더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인물이 열정과 아이디어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프린트의 사례처럼 인수 후에 바로 궤도에 오르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해결책을 찾지 못할 때는 매우 고통스러운 법이다. 머리 속에서 칠전팔도(七顚八倒)하게 되면 위가 쓰리고 아프다. 이럴 때는 끝까지 고통을 맛보고 해결책을 생각해 낼 수 밖에 없다. 술에 취해 일시적으로 그 일을 잊는다고 해도 그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해결책이 떠오르고, 실현됐을 때 처음으로 마음이 해방된다. 사업가로서 가장 큰 쾌감을 느끼는 시기다.

해결책을 찾아내는 비결은 경영자가 현장과 똑같은 차원에서 똑같은 눈높이에서 진정으로 싸움을 시작하는 것이다. 나도 스프린트의 기술자들과 화상회의에서 책상을 쳐가면서 “왜 이해를 못하는가, 이 바보들”이라고 말하면 상대방도 진검승부에 나선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그 일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에게 묻는 것이다. 원래는 관리직들에게 묻는 것이 맞겠지만, 나는 “당신이 담당자에게서 건너들은 이야기는 이해할 수 없다”며 무시한다. 진심으로 서로 부딪히는 것이 중요하며, 좋은 말로만 해서는 어떤 일도 해결할 수 없다. 이미 스프린트의 해결책은 찾아냈다. 지금은 스프린트 기술자들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IT와AI(인공지능)가 급속도로 진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혁신에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 AI의 능력이 인류를 넘어서는 ‘싱귤래리티’는 이미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예를 들어 일기예보의 경우, 내가 어릴 적에는 일기예보보다 나이 든 어민들의 예상이 더 정확했지만, 지금은 컴퓨터의 정밀도가 인간을 넘어섰다. 자료를 찾을 때도 백과사전보다 구글 검색이 훨씬 빠르다. 이런 현상이 여러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다.

진화의 사이클이 가속화되고, 라이프스타일이 급변하고 있다. 이것을 피해서 지나가려고 하면 계속해서 뒤쳐진다. 그렇다면. AI에게 추월당하면 인간사회가 망가지느냐? 그것은 결코 아니다. 그것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새로운 시대의 영웅이 될 수 있다.

-소프트뱅크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 인간형 로봇 ‘페퍼’가 내 대답 중 하나다. 지식과 지능에서는 틀림없이 컴퓨터가 인류를 웃돌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컴퓨터와 공존하고 싶을까? 마음을 가진 로봇이 아닐까?

지금은 아직 인식이 불완전하지만 페퍼는 애교를 갖고 있어,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위안을 받을 수 있다. 어린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할머니와 함께 체조도 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들이 앞으로 더 진화될 것이다. 두 발로 걷거나, 하늘을 날거나 물속에 들어갈 수도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중 ‘페퍼’의 판매대수는 세계 최고라고 생각한다. 100년 후 사람들이 페퍼에 대해 “처음으로 컴퓨터에게 마음을 장착했다” 정도로 기억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니케시 아로라를 구글에서 스카웃하고 후계자 후보로 삼았습니다.

▲ 2대, 3대 라는 것은 평균적으로 10년 단위가 될 것이다. 다만 릴레이에서 바통을 이어 받을 때가 가장 위험하다. 두 번째 주자는 속도를 올리면서 첫 번째 주자로부터 바통을 이어 받고, 전속력으로 뛰어 나가야 한다. 지금 막 그 일을 하기 시작한 단계다.

일본 기업의 사장 교대식에서 차기 사장이 “지명을 받았기 때문에”라든가 “예상치도 못하게”라고 인사하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그렇게 말하는 순간 그 차기 사장은 아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두 번째 주자가 아직 뛸 준비가 안됐는데, 갑자기 지금부터 뛴다고 한다면 반드시 바통을 놓쳐 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니케시 아로라의 어떤 점을 보고, 후계자로서 자질이 있다고 생각했습니까? 

▲ 먼저 헌팅 능력이다. 그에게는 먹이를 쫓아가는 능력과 기개가 있으며 높은 뜻을 이루기 위한 강한 의지가 있다. 두 번째는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이다. 과거를 평가하는 것은 쉬운 일이며, 과거에 대한 논평을 말하는 사람이 사업적 측면에서 성공한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정보혁명이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까. 니케시 아로라는 기술자 출신이며, IT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구글을 실질적으로 경영해 온 바 있기 때문에 재능이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가 구글 근무 시절에 협상 상대로 만나게 되면서 그의 재능을 발견했다. 매우 어려운 협상 상대였으나, 자신이 무엇을 얻고 상대방에게 무엇을 양보해야할지, 그러한 프로세스 속에서 그의 능력을 찾아냈다. 이제까지 수많은 협상 상대를 만나 왔지만 그가 압도적이었다.

-니케시 아로라가 진정한 후계자가 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무엇일까요.

▲ 니케시 아로라 스스로가 그것을 수용할 그릇으로 성장하고, 많은 사람들이 후계자로서 인식을 해나가는 프로세스가 중요하다. 어느 날 갑자기 그 모든 것이 갖춰지는 것이 아니다. 나도 불완전하지만, 그도 항상 진화해야 한다. 서로 보충해가면서 함께 엔진을 태워야 한다.

-이상적인 경영자가 있습니까.

▲ 일본에서는 혼다자동차를 설립한 혼다 소이치로(本田宗一郎)씨를 가장 좋아한다. 내가 젊었을 때 혼다 회장과 같은 치과에 다닌 적이 있다. 그 인연으로 혼다 회장의 생일 때 자택에 초청 받았다.

당시 나는 매우 젊었고 무명이었다. 그 곳에는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초청받았지만, 혼다 회장은 젊은 나를 붙잡고 “PC가 뭐냐?”, “CPU(중앙연산처리장치)가 뭐냐?”, “그것이 진화하면 어떻게 되냐” 등 계속해서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그의 질문에 내가 대답을 하면, 그는 눈을 반짝거리며 “그래서 그렇구나! 멋지다!”라는 말을 계속 던졌다. 나는 그 때 그의 모습을 보고, “혼다자동차가 성장한 이유가 여기에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감동하는 모습을 보이니, 그 회사 기술자들이 이 할아버지를 기쁘게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일을 더 열심히 했을 것 아닌가!

-우수한 경영자의 공통점이 무엇입니까.

▲ 머리가 좋은 사람과 장사에 재능이 있는 사람은 너무 많다. 그러나 성공한 사람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높은 뜻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어느 시대나 똑같다. 뜻이 없으면 목숨을 걸고 함께 깃발을 들겠다는 동지들이 모여들지 않는다.

지금까지 내가 만난 경영자 중 가장 ‘대단했던 사람’은 역시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다. 그가 아이폰을 처음 발표했을 때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이었는지 알았던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머리속에서 창조하고, 그것을 실현시키는 동찰력과 결단력, 그리고 집중력을 발휘에 세상에 아이폰을 내놨다. 앞을 내다보는 능력과 그것이 보이면 결정하는 힘이 있으며, 나는 그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났다고 들었을 때 나는 눈물을 많이 흘렸다. 그의 머리속에는 앞으로 출시할 상품의 이미지가 많이 들어있었을 것이다. 그것을 실현시킬 재능과 비전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그것을 할 수 없게 됐다. 얼마나 억울했을까. 그런 의미에서 나는 아직 멀었고 너무나도 작다. 그를 생각하면 늘 반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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