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기업 성공 스토리] ⑩ 손정의, ‘IT오리엔탈 익스프레스’로 인도를 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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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1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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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사장이 인도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소프트뱅크 제공)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중국을 제패한 자가 세계를 제패한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이 2000년 1월1일 신년 하례회에서 이렇게 밝히자 당시 대부분의 경영자와 언론은 회의적인 분석을 내놨다. 그러나 실제로 중국의 GDP(국내총생산)는 일본을 추월해 세계 2위가 됐다. 일본은 3위로 전락했지만, 중국의 GDP는 일본의 2배다.  

손 사장이 중국시장에 대해 본격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한 시기가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와 만나, 알리바바에 대한 투자를 결정한 바로 이듬해 인 2000년이다. 그로부터 14년이 지나 알리바바는 역대 최대 규모의 주식공개를 달성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제 그의 사업구상은 중국을 넘어 인도를 정조준하고 있다. 그는 “향후 10년간은 인도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해 명확한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구글에서 영입한 인도출신의 니케시 아로라 부사장과 함께 ‘제2의 알리바바’ 찾기에 나섰다.

손 사장은 1990년대 후반부터 “미국에서 성공한 사업모델은 그 후 반드시 일본에 건너와 성공한다”며 ‘타임머신 경영’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말했다. 미국에서 붐이 일었던 전자상거래를 중국식으로 개조해 성공시킨 알리바바도 그가 말하는 ‘타임머신 경영’의 성공사례 중 하나다.

손 사장의 최근 행보는 지난 2011년 한국을 찾아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한 ‘오리엔탈 익스프레스’ 프로젝트와 일맥상통한다. 당시 그는 “오리엔탈 익스프레스 프로젝트는 소프트뱅크의 미래이자 아시아 기업들의 동반성장을 위한 프로젝트”라고 소개한 바 있다.

‘오리엔탈 익스프레스’는 1974년에 개봉한 영화 ‘오리엔탈 특급 살인사건’의 무대가 된 장거리 열차로, 손 사장은 자신이 제시한 오리엔탈 익스프레스 프로젝트를 “IT분야의 오리엔탈 익스프레스”라고 설명했다. 투자할 기업을 찾기 위해 일본을 출발한 열차가 한국과 중국을 거쳐 인도를 향해 달리고 있다는 얘기다. 

손 사장의 아시아판 타임머신 경영은 선진국에서 성공한 사업 모델을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에게 적용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그가 투자한 기업들은 한국의 쿠팡, 중국의 알리바바, 인도의 스냅딜 등으로 연결돼 있다. 특히 그는 미국에서 성공을 거둔 전자상거래가 중국에 이어 인도라는 거대시장에서 반드시 성공할 것으로 보고 투자를 쏟아붓고 있다.

손 사장은 “인도의 경제력이 미국을 추월하는 시기가 15년 후인 2030년대 중반에 도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14년 전에 내가 중국을 제패하라고 말한 것과 같이 지금은 인도를 제패하라고 말하고 싶다”며 인도의 투자가치를 확신했다.

그는 인도시장의 성장 근거에 대해 “25세 미만 인구가 50%에 달하고, 대부분의 교육이 영어로 이뤄지는 등 거대 영어권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기술자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어 이들 요소를 모두 합치면 중국보다 더 나은 조건들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접견한 손정의 사장 ]


지난해 9월 일본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접견한 손 사장은 "일본정부가 발표한 실제 인도 투자규모인 1조 엔 보다 1.5배 많은 1.5조 엔을 내가 투자하겠다"면서 "일본정부의 1.5배를 내가 제시했으니 이제 악수합시다"라 말하며 손을 내밀었다. 

2개월 후 손 사장은 인도에 모디 총리를 찾아가 1조 엔 규모의 투자를 확약하고 인도 기업의 현장 물색에 들어갔다. 이때 전자상거래 업체 스냅딜에 대한 677억 엔 규모의 투자를 결정하면서 “제2의 알리바바처럼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회사가 바로 스냅딜”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연간 600%에 이르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스냅딜이 인도의 경제발전과 함께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면, 손 사장이 '제2의 알리바바'라는 황금알을 또 다시 거머쥐는 것은 결코 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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