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기업 성공 스토리] ⑥ 손정의, "작은 일에 승부를 걸지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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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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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손정의 사장은 PC관련 출판업체 지프 데이비스(Ziff-Davis)를 인수했다. (사진=소프트뱅크 제공)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작은 일에 승부를 걸지 말라"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이 통 큰 투자를 일삼는 가장 큰 이유다. 소프트뱅크의 그 동안의 행보로도 알 수 있듯이 손 사장은 늘 '큰 승부'에 올인하고,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믿었다. 

1981년 일본의 PC시장은 규모가 매우 작았다. PC 연간 출하량은 고작 11만대였으며, PC판매가 제조사 직판에서 대리점 판매로 변해가는 과도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생소한 PC소프트웨어 유통 사업에 뛰어든 회사가 바로 소프트뱅크다.  

손 사장은 창업 후 오사카에서 열린 PC 전시회에서 굴지의 PC제조사 보다 더 큰 부스를 마련해 소프트웨어 업체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했다. 당시 소프트뱅크 규모에 비하면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부스였지만, 사업 계약은 단 한건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손 사장의 노림수는 당장의 계약 성사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부스를 방문하게 해 인맥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그는 행사가 끝난 후 부스를 방문한 인맥을 공략해 제휴 계약을 체결하면서 소프트뱅크 대약진의 기폭제로 삼았다.

또 1994년 7월에는 주식공개를 통해 214억 엔을 조달했다. 조달 자금과 은행 융자를 더해 세계 최대 규모의 컴퓨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관련제품 전시회 '컴덱스(COMDEX)'를 8억 달러로 인수했다. 이것도 당시 소프트뱅크 매출 규모에 비해 큰 투자였다. 

손 사장이 '컴덱스' 전시회를 인수한 가장 큰 이유는 전시회의 높은 지명도를 활용, 소프트뱅크를 전 세계에 알리고, 전시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최신 정보를 소프트뱅크 사업에 적용시키기 위해서다.

실제로 컴덱스 인수를 통해 소프트뱅크와 손정의라는 이름을 전세계에 알렸다. 이름이 알려지자 미국 인맥 강화에 활용했다. 당시 최고 IT기업으로 꼽혔던 마이크로소프트(MS)도 컴덱스 전시회에 참가했으며, 컴덱스 대표인 손 사장이 빌 게이츠 MS 최고경양지(CEO)에게 면담을 신청하면 쉽게 만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이어 PC관련 출판업체 지프 데이비스(Ziff-Davis)도 21억 달러로 인수하면서 PC관련 정보를 전 세계에서 수집할 수 있게 됐다. 손 사장은 "지프 데이비스는 지도, 컴덱스는 컴퍼스다"라고 자주 언급했다. 이 지도와 컴퍼스가 '야후(Yahoo)'에 대한 투자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미키 타케노부(三木雄信) 전 소프트뱅크 비서실장은 손 사장의 투자 방식에 대해 "음식점을 경영하는데 자본금이 1000만 엔일 경우 대로변이 아닌 골목에 점포를 열어야 하지만, 30억 엔의 자본금을 투자하면 해외 프렌차이즈 레스토랑과의 제휴가 가능해진다"면서 "손 사장의 투자방식은 리스크가 크지만 반드시 이길 수 있는 가능성에 승부를 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은 승부를 하게 되면, 좋은 재료와 인재를 구할 수 없게 돼 결국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또 규모가 작기 때문에 경쟁자가 늘어 살아 남을 가능성도 낮아진다는 얘기다. 그가 '작은 일에 승부를 거는 일'을 피하는 가장 큰 이유다.   

 

1994년 손정의 사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컴퓨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관련제품 전시회 '컴덱스(COMDEX)'를 8억 달러로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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