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동부권 예술고 당연히 우리가"...여수·순천·광양 유치전 과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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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26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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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시가 전남 예술고 유치부지로 무상제공하겠다고 제시한 커뮤니티센터. 커뮤니티센터는 카메라가 하늘을 향하고 있는 형상이다.[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전남 동부권 지자체들이 다음 달 초 확정되는 '가칭 전남 예술고' 입지 선정을 앞두고 사활을 건 막판 유치전이 가열되고 있다. 

유치전에 나선 지자체들은 예술고 입지 선정을 10여일 앞두고 상대 지자체에 대한 헐뜯기에 나서 비방을 서슴지 않는가 하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유치에 ‘올인’하고 있어 벌써부터 탈락 지자체들의 반발 등 후유증마저 우려되는 실정이다. 

특히 자치단체장들이 유치를 '치적 쌓기용'으로 부각시켜 과열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26일 전남도교육청과 유치전에 나선 지자체들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내달 3일 예술고 유치 신청서를 낸 여수·순천·광양 등 3곳의 후보지 가운데 입지를 최종 확정하기 위해 최근 '부지 선정 추진위원회' 구성을 완료, 본격적인 입지심의에 들어간 상태다. 

부지선정 추진위원회는 여수·순천·광양시에서 추천한 3명 등 9명의 인사와 도교육청에서 추천한 5명 등 모두 14명으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가칭 전남예술고는 장만채 교육감이 공약으로 시작된 사업으로 2018년 개교 목표다. 학년별로 음악 2개, 미술 1개 학급 등 총 9개 학급, 180명 정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설립비는 부지매입비를 제외하고 26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며, 운영비는 매년 20억원(인건비 제외) 안팎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수시는 최근 지역 대표 문화예술인들이 대거 참여한 '범시민 예술고 유치 추진위원회'를 구성한데 이어 돌산 3청사를 예술고 부지로 무상제공하고 20년간 해마다 5억원의 운영비를 지원하겠다고 제시했다. 건물 무상제공을 포함하면 초기 지원규모만 184억원에 이른다. 

여수에 전남도 산하기관이 전무한 상황에서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여수가 예술고 유치 최적지라며 당위성을 내세우고 있다. 

순천시는 일찌감치 지난 2011년 예술고 유치를 위한 시민유치위원회를 구성해 청원서를 제출하는 등 본격적인 유치활동을 벌여왔다. 또 자유학기제 시범도시이자 생태 문화예술도시인 순천에 예술고를 설립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해룡면 옛 승평중학교를 대상지로 제시하고 초기 건립비 50%와 운영금 지원도 제시한 상태다. 

광양시는 도립미술관 광양 설립 확정으로 이와 연계해 예술인 양성 기반인 중등교육기관이 필요하다며 유치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용객 감소로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광양커뮤니티센터를 학교시설로 제공하고 운영비 지원을 약속했다. 

유치전이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상대 지역에 대한 흠집 내기도 횡행하고 있다. "전남도청 2청사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많은 순천에는 안 된다. 인구 15만이 겨우 넘는 광양이 예술고를 유치한다는 게 가당키나 하느냐. 2012여수세계박람회 개최 당시 인근 지역이 큰 도움을 줬는데 적은 것에 너무 연연하고 있다"는 등의 식이다. 

이처럼 지자체들 간 유치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역 일각에서는 교육적 본질은 사라지고 정치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다. 단체장의 치적 쌓기에 더없는 호재다 보니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유치경쟁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유치전에 뛰어든 한 지자체 관계자는 "각 지자체들이 치열한 유치전을 전개하면서 행정력을 쏟아 부었는데 어느 쪽으로 가더라도 탈락한 지자체는 한동안 가슴앓이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결정에 이의 제기는 물론 자치단체장의 역량을 문제 삼는 등 심각한 후폭풍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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