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매체, 중국증시 폭락에도 '잠잠'...언론통제 병폐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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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2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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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중국신문사]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전 세계 금융시장에 '패닉'을 안겨준 중국 증시 폭락사태에도 불구하고 중국 관영 언론은 관련 보도를 자제하며 침묵을 지키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5일(이하 현지시간) 세계적 투매를 일으킨 중국증시 폭락사태에도 중국 관영 인민일보는 26일자 신문 24면에 걸쳐 이와 관련해 단 한 줄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인민일보는 1면에 전면적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상태) 사회건설을 통한 티베트의 경제발전 기사와 내달 3일 열리는 항일전쟁 및 2차대전 승리 70주년 기념일 관련 소식만을 게재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증시가 최악의 '블랙먼데이'를 기록했던 24일 홈페이지에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동부지역 관리로 근무할 당시인 1998년 티베트를 방문했던 기사를 올렸다. 중국중앙(CC)TV 또한 이날 저녁 7시 뉴스에서 주가 폭락과 관련해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정부의 언론통제 문제를 다뤄온 미국 버클리 소재 신문 '차이나 디지털 타임스'는 "중국 정부가 지난 6월 중국 언론인들에게 주식시장과 관련해 비관론이나 패닉을 유발하는 보도를 금지하는 공식지침을 내렸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증시에 대한 심층 분석 금지, 시장 전망 추측 및 평가 금지, 패닉이나 아픔 과장 금지, '슬럼프', '급등', '붕괴'와 같은 감정적 단어 사용 금지 등의 내용이 지시사항에 담겨 있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NYT는 "중국언론의 이같은 침묵은 중국 지도부가 정책적 실패에 대한 대중의 논란 잠재우기에만 신경을 쓰고 있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홍콩대학의 데이비드 반더스키는 지난 4월 인민일보가 가끔씩 드러난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면서 투자자들에게 주식 매입을 권장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투자자들도 이 사실을 기억할 것"이라면서 "중국 지도부는 쿨에이드(Kool-Aid·터무니없는 주장이나 선전을 비유)를 계속해서 주입해 왔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일부 중국 매체들은 엇갈린 입장차이를 보이긴 했으나, 중국 증시 사태의 심각성을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 주요 경제지인 증권일보는 "증시 폭락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어 매우 심각한 문제"라면서 "정부가 주가 부양을 위해 더 강력한 조치를 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경제참고보는 "정부는 증시부양 움직임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대신, 기업의 대출과 투자 유치를 확대하기 위해 경제여건을 개선하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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