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중견 건설사 30곳과 상생협약…하자소송 책임분담·유보금 폐지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공정 당국이 건설업계의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중견 건설사들과 상생협약을 맺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4일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회관에서 종합·전문건설업계와 '건설산업 상생협력 및 공정거래 협약식'을 맺었다. 이번 협약식은 건설산업의 중추인 30개 중견 건설사까지 상생협력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협약에는 시공능력평가 상위 21위부터 50위까지 종합건설사 대표이사와 대한전문건설협회 등이 참여했다. 

건설산업에서는 그동안 대금 미지급과 유보금, 부당특약 설정, 하자 소송 제기 시 책임 전가 등 불공정 관행이 반복돼 왔다. 공정위는 하도급법 집행을 통해 제재해 왔지만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인 시장질서 개선을 위해 대형 건설사에 이어 중견 건설사와도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의 핵심은 △하자 소송 책임 분담 △신속한 대금 지급 및 유보금 폐지 △부당특약 시정 △하도급대금 연동제 정착 및 비상시 납품단가 신속 조정 △하도급 분쟁 해결 기구 설치 △민관협의체 구성 등이다. 

이 가운데 하자 소송 책임 분담은 지난 5월 대형 건설사 대상 1차 협약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내용이다. 그동안 공동주택 등 건설공사 하자 관련 소송이 종합건설사를 상대로 제기되면,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소 제기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소송을 진행하다가 패소한 뒤 손해배상액을 하도급업체에 과도하게 부담시키는 사례가 있었다. 

앞으로 종합건설사는 하자 소송을 제기받으면 수급사업자에게 신속히 통보하고, 소송 결과에 따라 산정된 손해배상액을 책임 소재에 맞게 분담하기로 했다.

유보금 관행도 폐지한다. 일부 건설현장에서는 기성금의 90% 안팎만 하도급업체에 지급하고 잔액 지급은 준공 후까지 미루는 관행이 이어졌다. 협약에 따라 건설업계는 하도급대금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법정기한 내 현금으로 지급하고 부당한 유보금 관행을 폐지하기로 했다.

산업안전 비용과 폐기물 처리비용 등을 하도급업체에 전가하는 부당특약도 자체 점검을 통해 삭제한다. 공급원가가 변동될 경우에는 하도급대금 조정 협의에 성실히 응하고, 공사 수행에 차질이 발생하면 공기 연장과 지체상금 면제 등 계약조건도 협의해 조정한다.

협약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민관협의체도 운영한다. 공정위와 종합건설사, 전문건설업계는 협약 이행 상황과 하도급법 집행 동향, 상생협력 모범사례 등을 공유한다. 9월에는 대형 건설사 19곳, 11월에는 중견 건설사 30곳을 대상으로 민관협의체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공정위는 이번 협약으로 2025년 기준 전체 건설 하도급 거래 중 거래 건수의 19.89%, 거래액의 59.53%가 상생협약의 틀 안에 들어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건설업계 전체 하도급 계약은 54조1316억원(6만1673건) 규모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대형건설사에 이어 중견건설사가 상생협력에 참여한 것은 우리 건설산업이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뜻깊은 장면"이라며 "이번 상생협약이 건설업계 전반의 불공정 관행을 근절하고 상생협력 문화를 정착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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