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북한관광 전문 미국 여행사 대표에 '입국금지'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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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1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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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미국에서 북한 관광을 전문적으로 주선했던 여행사 대표가 북한으로부터 입국 금지 조치를 당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해당 여행사는 결국 관련 사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카고 교외에서 '아시아퍼시픽여행사'(APTL)를 운영하는 월터 키츠씨가  "우리 여행사를 통해 2007년 북한에 다녀온 애덤 존슨 스탠퍼드대학 교수가 2012년 1월, 북한을 배경으로 한 소설 '고아원 원장의 아들'(The Orphan Master's Son)을 출간한 후 북한으로부터 돌연 입국 금지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키츠 대표는 17일까지 일주일간 이어진 전화 통화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북한의 입국 금지 조치에 대한 입장과 북한관광 사업에 대한 견해 등을 3년 만에 담담히 털어놓았다.

"2012년 4월 김일성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관광객을 모집하던 중이었다. 북한이 공식적으로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엔 당황스러웠으나 차츰 깨닫게 된 일이 있다"고 그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키츠 대표는 "국제적으로 관심을 모은 존슨 교수의 소설이 억압받는 북한 주민의 실상을 폭로하고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을 비난하고 있어 북한 수뇌부를 화나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책임을 떠안길 대상이 필요했을 테고, 존슨 교수를 북한에 데려간 여행사 대표인 나와 내 아내가 그 대상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존슨 교수는 2007년 키츠 대표와 만남을 갖고, APTL을 통해 닷새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존슨 교수의 유일무이한 방북 경험이다.

북한을 다녀와 본격 집필을 시작한 존슨 교수는 5년 만에 책을 냈고, 이 책은 곧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데 이어 2013년 퓰리처상까지 받았다.

키츠 대표는 미국의 학계·정계 전문가 50여 명이 북한에 대한 이해 증진을 목적으로 2004년 설립한 비정부기구 '전미 북한위원회'(NCNK)에서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하버드대학에서 인류학을 전공하고 시카고대학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키츠 대표는 1978년 APTL을 설립하고 중국 관광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1995년 4월부터 미국인의 북한 여행을 주선했고, 2007년부터 북한의 국가관광총국 산하 '조선국제여행사'(KITC)와 손잡고 사업을 했다.

키츠 대표는 "17년에 걸쳐 한 번에 4~25명의 관광객과 함께 총 30~35차례 북한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와 아내의 방북이 금지됐지만, 북한 관광사업 재개는 언제든 가능하다"며 "북한은 미국 관광객을 통한 외화벌이를 원하지만, 우리가 동행하지 않고 고객만 북한에 보내는 것이 비윤리적이라고 판단해 하지 않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키츠 대표는 "북한관광 중단이 사업에 미친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다"며 "중국·일본·한국·동남아 등 수요가 지속적이고 수익성 있는 시장에 집중하니 재정 안정성은 더 높아졌고 일하기도 수월하다"고 털어놓았다.

또 "북한 정치를 고려하면 북한을 상대로 한 어떤 사업도 안정적일 수 없다"면서 "관광사업의 경우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고 규제가 많아 결정적 정책 변화 없이는 중국인 이외의 해외 관광객 수가 크게 느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키츠 대표는 북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원산-금강산 국제관광 특구 개발계획에 대해서도 비관적 견해를 밝혔다.

그는 "금강산 관광은 현대 아산그룹이 만든 서울-화진포 버스 관광 코스가 가장 효과적이다. 외국 관광객이 평양과 원산을 거쳐 금강산을 방문하려면 시간·돈·노력이 너무 많이 든다"며 "원산 공항을 개선하거나 새로 짓는 방안이 얘기됐었으나 원산에 외국 직항 노선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시간을 크게 단축하기 어렵고, 그런 일이 빠른 시일 내에 일어날 것 같지 않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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