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황교안, 법조인 출신의 검증된 총리가 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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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10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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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식 정치부 기자 cho@]

아주경제 조문식 기자 =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예상대로 알맹이 없는 여야 공방만 거듭하고 있다. 이번 청문회도 검증에 필요한 자료가 부족한 상태에서 오직 후보자의 답변에만 기댄 채 답답하게 흘러가는 양상이다.

야당은 그동안 황 후보자에게 제기된 병역 면제와 변호사 시절 전관예우, 증여세 탈루 등 여러 의혹에 대해 공세를 펼쳤지만 속 시원한 답변을 끌어내지 못했다. 여당은 제기된 의혹을 애써 외면한 채 정책 관련 질의에 열중하고 있다.

청문회 초반부터 일부 요구자료 미제출 문제가 쟁점이 되면서 ‘부실 청문회’로 이끈 측면도 컸다. 총리 후보자의 해명에 의존하다 보니 진실을 은폐해도 추궁할 자료가 없고, 검증은 제대로 이뤄질 리가 없다.

야당의 무리한 자료 제출 요구도 적지 않았지만 여야 합의로 요구한 39건에 대해서도 절반에 가까운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 권선동 새누리당 의원조차도 변호사 시절 수임 관련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촉구할 정도였다.

황 후보자의 병역면제 사유인 ‘만성 담마진’은 이미 병역 면제를 받고 난 이후에 판정됐다는 야당의 의혹도 여전하다. 황 후보자는 17년간 담마진(두드러기의 일종)을 앓았고 배경이 없는 집안에서 자랐다는 해명 이외에 뚜렷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

특히 변호사 시절 수임한 119건의 사건 가운데 사건명과 수임 날짜 등 상세 내용이 지워진 19건의 자료(일명 ‘19금 사건’)에 대한 소명도 부족했다. 황 후보자는 ‘19금 사건’의 수임 내역에 대해서는 속 시원히 밝히지 않았다.

황 후보자가 그동안 의혹이 제기된 사안에 대해 “청문회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며 적극 대응을 회피했지만, 자료 문제를 놓고 다투다 소중한 청문회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보면 이 같은 다짐이 민망할 지경이다.

이번 인사청문회는 10일까지 사흘간 진행될 예정이지만, 지금 상황으로 볼 때는 여야 간 보여주기식 공방만 이어갔다는 지적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특히 메르스 사태로 청문회 자체가 대중의 관심사 밖으로 벗어나자 여당은 인준 절차를 슬쩍 마무리 지으려 하고 있다.

이에 이번 청문회에 대해 야당은 더 적극적으로 능력과 자질 검증에 나서야 할 차례다. 황 후보자는 거론된 의혹들을 적당히 얼버무리지 말고 ‘법조인 출신의 깨끗하게 검증된 총리’가 되기 위해 대중의 눈높이에서 검증된 진실을 제시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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