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루 더 그린] ‘소년체육대회 골프’ 경기에서 나온 해프닝·규칙위반 사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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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0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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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등부 선수들은 벙커 정리 등 기본 더 닦아야…볼마커로 ‘카지노 칩’ 써서 벌타 받은 선수도

제주 오라CC에서 열린 제44회 전국소년체육대회 골프 여중부 단체전 시상식. 전북이 1위, 경북이 2위, 인천이 3위를 차지했다. 가운데단 맨 왼쪽 파랑색 바지를 입은 선수가 여중부 개인전 1위를 한 국가대표 박현경(전북)이다.          [사진=KGA 제공]





지난 31일과 1일 제주 오라CC에서 제44회 전국소년체육대회 골프대회가 열렸다. 골프는 올해 정식종목이 돼 처음 치러졌다. 남녀 초등부는 남코스에서, 남녀 중등부는 동·서코스에서 벌어졌다. 부별로 48명 안팎의 시·도 선수들이 출전해 기량을 겨뤘다.

메달은 네 부문에서 수여됐으나 개인별 순위는 대한골프협회의 대표·상비군 선발에 포인트가 부여됐기 때문에 선수들은 여느 대회 못지않게 힘을 기울였다. 이틀동안 현지에서 보고 느낀 점을 요약한다.

◆입문 때부터 ‘기본’ 철저히 가르쳐야

골프는 ‘신사의 게임’이라고 한다. 모든 것을 스스로 처리해야 하고, 동반자들을 배려해야 하는 스포츠다. 따라서 기량 못지않게 룰과 에티켓·매너가 중시된다. 그러려면 골프를 처음 접할 때부터 스윙 지도에 버금갈만큼 룰과 에티켓도 가르쳐야 한다.

소년체전 초등부 골프에는 ‘초보 선수’들이 많이 나왔다.  한 시도의 임원은 “120타 가까이 치는 선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그래서 그런지 벙커샷을 한 후 벙커를 정리하지 않고 그냥 떠나는 선수들이 많았다. 벙커 정리는 골프에서 ‘기본중의 기본’인데도 그들의 코치나 선생들이 이에대한 교육을 철저히 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처음에 습관이 그렇게 들면, 중고등학교에 가거나 프로가 돼서도 그런 악습이 나올 가능성이 많다. 그 피해는 당장 뒤에 오는 선수들에게 가지만, 결국 자신에게도 돌아온다.

초등부 선수들은 또 자신의 스코어를 제대로 계산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어떤 선수는 캐디에게 “누나! 제 스코어가 얼마이지요?”라고 물었다. 한 홀에서 몇 타 쳤는지를 스스로 계산하지 못하고, 남에게 묻는 웃지못할 일이 적지 않았다. 역시 기본에 관한 문제였다.

◆‘카지노 칩’과 유사한 볼마커를 써 벌타받은 선수

남자 중등부 이틀째 경기에서 나온 일이다. 한 선수가 카지노 칩과 비슷한 형태의 볼마커를 사용했다. 그는 그린에서 마크를 한 후 그 위에서 퍼트 연습스윙을 했는데 공교롭게도 퍼터헤드가 그 큰 볼마커를 맞혔고, 볼마커는 1m정도 움직여버렸다. 당황한 선수는 경기위원을 불렀고, 경기위원은 그에게 “볼이나 볼마커가 움직인 원인이 그 볼 위치를 마크하거나 볼을 집어올리는 바로 그 구체적인 행위에 있지 않기 때문에 1벌타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하고 1벌타를 부과했다. 그러고 볼마커는 원래 있던 곳으로 되돌려놓도록 조치했다. 그렇지 않으면 2벌타가 따르기 때문이다.<규칙 20-1>

이 선수 뿐 아니라 자신의 편의를 위해 큼지막한 볼마커를 쓰는 골퍼들이 있다. 멀리서도 잘 보이도록 하기 위한 뜻으로 풀이되나 가끔 동반자들의 퍼트에 방해가 되거나, 이 선수처럼 스스로 피해를 보는 일이 있다. 볼마커는 작은 동전이나 이와 유사한 다른 물건으로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워터해저드에서 생긴 일

여자 중등부 이틀째 경기에서 한 선수의 볼이 서코스 7번홀(파4) 그린 뒤 워터해저드로 들어갔다. 물이 없는 지역이어서 칠 수는 있었으나 해저드 표시 말뚝이 스윙하는데 방해가 됐다. 이 선수는 경기위원을 불렀다. 이 경우 말뚝은 워터해저드 안에 있는 장애물이며, 무리한 노력을 들이지 않고 뽑히면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로 간주돼 뽑고 치면 된다. 쉽게 뽑히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는 장애물’로 간주돼 워터해저드에서는 그대로 쳐야 한다.<규칙 24-2>

공교롭게도 다른 말뚝은 뽑혔는데, 이 선수의 볼 앞에 있는 말뚝만 뽑히지 않았다. 말뚝이 꽂힌 상태에서 샷을 할수밖에 없었다. 그 선수는 그 홀에서 더블보기를 했고, 결국 개인전 공동 4위를 했다. 1위와는 3타차였다. 파세이브나 보기를 했더라면 단독 2위나 공동 2위로 올라설 수 있는 상황이었다.

남중부의 한 선수가 서코스 6번홀(파5)에서 친 티샷이 왼편 러프로 갔다. 그 곳에는 작은 래터럴 워터해저드가 있었다. 포어캐디는 볼이 러프에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세이프’ 신호를 보냈고 그 선수는 ‘안심’하고 세컨드샷 지점으로 갔다. 그러나 동반자들과 함께 약 5분간 찾아도 볼은 보이지 않았다. 때마침 곁에 있던 경기위원이 다가가 상황을 파악하곤 분실구 처리를 했다. 그 선수는 티잉 그라운드로 돌아가 다시 티샷을 했다.

포어캐디가 있었어도 볼이 워터해저드 구역에 들어갔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에 찾지 못한 볼은 분실구가 되고, 이 경우 1벌타 후 종전 쳤던 지점(이 경우 티잉 그라운드)으로 되돌아가 다시 쳐야 한다.<규칙 27>

남서울CC 5번홀(파4)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자주 나온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안 보이는 페어웨이 왼편 러프에 워터해저드가 있기 때문에 이 방향으로 날아간 티샷한 볼이 보이지 않을 경우 ‘워터해저드냐 분실이냐’로 논란을 일으키곤 한다. 볼이 워터해저드로 들어갔다는 것을 본 사람이 없는 이상, 워터해저드 안에서 자신의 볼을 발견하지 않은 이상 분실구 처리를 해야 하는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나무 뿌리옆에 볼이 멈췄는데 구제 안되나요?”

오라CC에는 큰 소나무들이 많다. 친 볼이 페어웨이를 벗어날 경우 소나무 뿌리 근처에 멈출 경우도 있다.

남자 중등부 이틀째 경기에서 한 선수의 볼이 서코스 9번홀(파4) 오른편 소나무아래로 갔는데 공교롭게도 제법 큰 뿌리옆에 멈췄다. 그린을 향해 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 선수는 경기위원에게 “구제받을 수 있어요?”라고 했지만 경기위원은 “그냥 쳐야 한다”고 대답했다.<규칙 13>

답답한 나머지 그랬는지,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아래 경기위원을 시험해보려는 심산으로 그랬는지는 모를 일이나 이 역시 기본에 관한 문제다. 그 선수는 그린방향이 아닌, 페어웨이로 레이업을 하고 다음샷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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