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합병' 앞둔 '리카싱 제국' 지난해 중국 부동산사업 실적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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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2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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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싱 청쿵그룹 회장. [사진 = 중국신문망]]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홍콩 최대 재벌인 리카싱(李嘉誠) 회장이 이끄는 청쿵실업(長江實業)과 허치슨왐포아(和記黃浦)가 '세기의 합병'을 앞두고 마지막 실적보고서를 발표했다.

특히 중국 본토 부동산 경기 악화로 부동산 사업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고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 등 현지언론이 27일 보도했다.

청쿵실업이 26일 발표한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본토 부동산 판매액이 60억3900만 홍콩달러(약 8500억원)로 전년(164억5000만 홍콩달러)보다 60% 이상 급감했다.

중국 본토 부동산 사업이 부진하면서 홍콩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 부동산 판매액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의 54%에서 24%로 확 줄었다.

허치슨왐포아도 실적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중국 본토 부동산 경기 악화로 주택 판매량이 4835채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8819채에서 반 토막 난 것이다.

앞서 중국 증권일보(證券日報)는 리카싱 회장이 지난해 11월 기준 모두 1889만㎡ 면적의 토지를 전 세계에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90% 이상인 1756만㎡의 토지가 중국 대륙에 소재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가격으로 따지면 2013년 전국 평균치인 1㎡당 2400 위안을 근거로만 계산해도 396억 위안(약 6조6500억원)이나 되는 셈이다.

본래 리카싱 회장의 부동산 투자 노하우는 땅값이 쌀 때 토지를 매입해 묵혀놓고 토지 가격 상승 프리미엄을 누리며 천천히 시간을 두고 개발하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현재 중국 대륙 부동산 시장 영업이익율이 떨어지고 토지 경매가격이 나날이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토지 가치 상승으로 돈을 벌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카싱 회장은 기존의 투자원칙을 고수하며 보유한 토지를 헐값에 내놓지 않고 가치가 오를 때까지 기다린다는 계획이다.

리카싱 회장은 실적보고서에서 "그룹 부동산 사업 실적이 부진하지만 중국 본토 부동산 시장의 장기적 발전에 대해서는 자신한다"며 적절한 투자기회가 있을 때 토지를 매입하고 부동산 사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리카싱 제국'은 부동산 사업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은 예상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청쿵실업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그룹 전체 순익이 538억6900만 홍콩달러로 전년 대비 53% 늘어났다고 밝혔다. 허치슨왐포아 순익도 전년 대비 115.85% 늘어난 571억5600만 홍콩달러에 달했다.

연초 리카싱 회장은 대대적인 사업개편안을 발표해 부동산 투자회사인 청쿵실업과 통신·항만사업 계열사인 허치슨왐포아를 합병한 후 다시 부동산 사업체인 CK부동산(長地)과 비부동산 사업체인 CKH홀딩스(長和)로 분리한다고 밝혔다. 이는 240억 달러 규모의 ‘세기의 합병’이라 현지 언론들은 칭했다. 

사업개편안에 따라 청쿵실업(0001 HK)은 내달 18일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되는 대신 CKH홀딩스가 같은 날 홍콩 증시에 상장한다. 이어 최종적으로 허치슨왐포아(0013 HK)가 상장 폐지되고 CK부동산이 상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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