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이인영 “혁신 에너지 폭발하면, ‘문재인 대세론·박지원 존재론’ 산산이 부서져 나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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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0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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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 당 대표 후보 인터뷰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 당 대표 후보가 28일 경기 고양시 일산의 한 카페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지금 현장에는 우리 당의 변화와 혁신에 대한 열망이 꽉 차있다. 낡은 질서인 ‘계파패권·지역맹주’ 등이 그것을 누르고 있을 뿐이다. 당 밑에 깔린 혁신의 에너지가 폭발하면, ‘낡은 질서’(문재인 대세론·박지원 존재론)는 산산이 부서져 나갈 것이다.”

자신감이 넘쳤다. 거침이 없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 당 대표 후보는 지난달 28일 경기 고양시 일산의 한 카페에서 가진 아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앙시앵 레짐’(Ancien regime·구체제)과의 작별을 선언했다.

18세기 부르봉 왕가 통치 과정에서 드러난 특정 계층을 위한 제도, 부르주아 혁명 이전의 낡은 질서인 앙시앵 레짐의 타파 없이는 어떠한 혁신도 만들어낼 수 없다는 그만의 가치철학이다. 이 후보는 혁명과 같은 거대한 변화의 파도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故) 김대중(DJ)·노무현 전 대통령 끝으로 ‘강력한 리더십’의 거장을 잃어버린 제1야당.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민주당의 ‘손학규·정세균’ 체제도, 새정치연합의 ‘김한길·안철수’ 체제도 제1야당의 낡은 질서를 깨트리지는 못했다.

누구는 친노(親盧·친노무현) 프레임에 갇혔고, 비노(非盧·비노무현)그룹은 당의 최대주주와 맞서기 위해 계파 패권주의를 역이용, ‘분열 프레임’ 확산의 원흉으로 전락했다.

1955년에 창당한 60년 정통의 민주당 역사는 간데없고 지도부의 갈지(之) 행보, 때마다 반복하는 계파 패권주의, 진보니 보수니 하는 이념 논쟁만 나부끼고 있다.

과연 이 후보는 2·8 전국대의원대회(전대) 통해 위기의 당을 살리는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그래서 코끝이 에이는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둘러 ‘도전과 반란’을 꿈꾸는 그를 찾아갔다.

◆“DJ 40대 기수론 이후 민주당 수명 끝난 것 아닌가”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 당 대표 후보는 이번 전대가 지닌 의미와 관련해 “혁신의 에너지가 폭발한다면 그 물결은 내가 타지, 문재인 대세론이나 박지원 존재론이 탈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이 후보는 이번 전대가 지닌 의미와 관련해 “분열에서 단결로, 연패에서 승리로, 과거에서 미래로 가는 모멘텀을 가진 선거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혁신과 통합을 통해 수권의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느냐”라며 “혁신의 에너지가 폭발한다면 그 물결은 내가 타지, 문재인 대세론이나 박지원 존재론이 탈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질문에 들어가자 그의 눈빛은 더욱 날카롭게 변했다. 돌직구부터 던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도 20%대 지지율에 머물고 있는 새정치연합의 존재 이유에 대한 질문이었다.

이 후보는 “1971년 DJ의 40대 기수론 이후 야당의 기본권력과 수명 판이 끝난 게 아닌가”라고 한마디로 진단했다. 휴대폰의 수명이 다할수록 배터리가 방전되는 것처럼, ‘민주주의·서민경제·평화통일’ 등의 새정치연합의 가치와 철학의 수명이 닳아 없어지고 있다는 비유도 덧붙였다.

그는 당의 구체적인 문제점으로 △계파 공천 △비민주적인 정당 문화 △수권정당 실패 등을 꼽은 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문제다. 절체절명의 위기”라며 “민주당 판때기의 수명이 다한 만큼 (휴대폰처럼) 배터리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세대교체론을 주창했다.

이 후보는 “세대교체를 통해 산업화와 민주화를 뛰어넘는 ‘사회적 시대’를 개막해야 한다”며 “새로운 세대의 문을 열어 복지국가·통일국가를 실현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박지원 후보를 향해 “(대한민국의) 복지국가를 완성할 때까지 정치할 분들은 아니지 않으냐”라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그분들의 어깨에는 친노와 비노, 영·호남의 굴레가 얹혀있다. 누가 당 대표가 되든 그것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며 “만일 그렇게 된다면, 제대로 된 통합을 할 수 있겠느냐”고 문재인·박지원 후보를 정면 공격했다.

◆“시대정신, 文·朴보다 내가 우위”

이 후보는 이 대목에서 유독 ‘치열함’과 ‘지독함’, ‘절박함’이란 단어를 많이 썼다. 현재 새정치연합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치열하고 지독하게 성찰한 뒤 승리에 대한 절박함을 가지고 정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 당 대표 후보는 문재인·박지원 후보를 겨냥, “(양자의 싸움처럼) 지루한 싸움도 없다. 친노가 되면 비노가 물러가고, 반대로 비노가 되면 친노가 물러나는 식의 정치로는 안 된다”며 “새로운 세력이 나서는 것이 완벽한 통합”이라고 주장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그는 선거 때마다 어김없이 단행된 ‘헤쳐모여’ 식 이합집산을 염두에 둔 듯 “손님을 받아서 이기고 지는 정치가 반복하는 한 우리 정치의 미래는 없다. 국민과 국민의 장래도 담보하지 못한다”며 “새정치연합이 일본의 민주당처럼 되지 말하는 법이 없다. 하나부터 열까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모두 바꿔야 한다. 최대 계파면 최대 계파, 지역 맹주면 지역 맹주일수록 모든 것을 내려놓고 책임 있게 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후보는 거듭 문재인·박지원 후보를 겨냥, “(양자의 싸움처럼) 지루한 싸움도 없다. 친노가 되면 비노가 물러가고, 반대로 비노가 되면 친노가 물러나는 식의 정치로는 안 된다”며 “새로운 세력이 나서는 것이 완벽한 통합”이라고 주장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이번 전대에서 문재인 대세론·박지원 존재론을 꺾을 수 있느냐”라고.

이 후보는 0.1초의 망설임도 없이 “시대정신에 있어선 내가 우위”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과거로부터 상속된 대세론(문재인), 지역맹주에서 나온 존재론(박지원)으로 우리의 운명을 개척할 수는 없다”며 “미래는 미래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과 저돌적인 혁신 등에 의해 개척되는 과정이다. 승리에 대한 절박함. 혁신과 통합에 대한 의지는 내가 더 충만하다. 국민의 에너지가 터지면 그 물결은 내가 타지, 그들은 탈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인제(현 새누리당 의원) 대세론은 불과 10여일 만에 ‘노무현의 혁신’에 의해 깨졌다. 한화갑(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지역맹주론도 마찬가지”라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혁신이지, 과거로부터 상속된 대세론이나 지역 기득권이 아니다. 오직 미래를 향한 혁신이 답”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내게는 모든 것을 걸어서라도 승리해야 한다는, 승리에 대한 굶주림과 절박함이 있다”며 “두 분에게는 절박함 등이 없지 않나. 유산된 대세론과 지역 기득권, 계파 패권 간의 지루한 싸움의 반복으로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이 후보는 “혁신을 통해 세대·세력·시대를 교체하는 것, 그래서 새로운 세대가 출현하는 것, 이것이 완벽한 통합”이라고 강조했다.

◆“이인영이 민생진보 길가면, 누구도 돌아가지 못해”

이 후보와의 인터뷰는 ‘치열한 전쟁’ 같았다. 제1야당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계파 패권주의’부터 전략도 정책도 불분명한 ‘약한 야성(野性)’, ‘반(反)박근혜=정의’라는 이분법적 도식까지….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 당 대표 후보는 “이인제(현 새누리당 의원) 대세론은 불과 10여일 만에 ‘노무현의 혁신’에 의해 깨졌다. 한화갑(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지역맹주론도 마찬가지”라며 문재인 대세론·박지원 존재론도 깨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이 후보는 그 대안으로 △협치와 분권형 정당(중앙당의 3권분립과 지방분권화) △공천 혁명(전략공천 금지 및 당원이 예측 가능한 공천) △신인 정치인 진입 확대 등을 꼽았다.

그는 이 모든 것을 당 운영의 ‘정치협동’ 모델화로 정의 내렸다. 이 후보는 “이제는 당의 운영, 즉 예산·재정·인사 등을 정치협동조합 식으로 가자는 것”이라며 “이는 사유와 공유의 문제에서 분명한 답을 내릴 수 있고, 당의 1인 지배체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정치협동조합에 입각해 10개 이상의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사회적 공동체의 방향으로 나아가자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우리 당은 선거 때나 합치는 정당이 아니라 일상적인 생활 속의 정당이 된다. 김대중의 ‘연청’(민주연합청년동지회)이나 노무현의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을 뛰어넘는 우리 당의 ‘제3의 당적 기반’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는 우리 당은 민생진보정당, 을지로정당의 길로 가야 한다. 일하는 사람들의 친구가 되는 정당, 즉 월급쟁이들의 소득을 올려주고 최저임금 1만원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대기업의 구조조정을 막아내는 것은 물론 대·중소기업의 상생, 을(乙)의 눈물을 닦아주는, 민생에 ‘올인’하는 정당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다음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지금 이인영이 시작하면, 그 누구도 다시는 되돌아가지 못한다. 이인영이 그 길을 간다면, 누구도 시대를 역행할 수 없을 것”이라며 “만일 그 누군가 다시 낡은 질서 안에 편입한다면, 대중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치혁명 물결 일면, 총·대선 승리한다”

이 후보는 당의 진보화가 중도층 이탈로 이어진다는 분석에 대해 “중도층의 지지, 즉 인기영합을 위해서 이 길을 포기할 수는 없다”며 “중도라고 인위적으로 재단하는 중산층도 (서민과) 똑같은 민생 위기에 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 당 대표 후보는 “이번에도 세대교체가 이뤄진다면, 정치혁명의 물결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이게 터지면 당장 4·29 보궐선거는 물론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새로운 것보다 더 강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이어 “만연화 된 정리해고에 내몰려있고, 연말정산이 세금폭탄으로 돌아오고 있다. 절망에 처한 그들은 분노하고 있다. 이 사회의 역설에 대해 도전해야 한다. 반란을 일으켜야 한다. 좌우가 아닌 현장으로 아래로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민생의 길을 우선으로 챙기는 것이, 민생에 올인하는 것이 정쟁인가, 소모적인 이념논쟁인가. 그렇지 않다”며 “재벌과 부자의 이익만 옹호하고, 새누리당에 맞서지 않는다면, 야당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서민의 삶이 붕괴될 때 그편에 설 것이다. 그것이 정쟁이라면 왜곡이다. 대의나 원칙을 잃지 않고 가는 것이 정쟁이라면, 그 또한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486그룹의 책임론’과 관련해선 “부족한 게 많고 비판받을 부분도 있지만, 우리는 그 시대에서 품고 가야 할 꿈은 품은 채 정진했다. 적어도 우리는 (책임론에서) 자유롭다”며 “이제는 계파 패권주의와 지역주의 등 낡은 질서에 정면으로 맞서 싸워야 한다. 이 기회를 이인영에게 주셔야 한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맞서 돌파할 것”이라고 주창했다.

그는 “486그룹에선 기본적으로 ‘보스’ 개념이 성립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은 문 후보를 친노의 수장, 또 누구는 박 후보를 호남(지역)의 수장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이인영을 486그룹의 수장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우리 내부에는 협치와 분권, 공유의 개념이 있다. 내가 당 대표가 된다고 해도 당이 사유화될 가능성은 없다. 만일 내가 잘못된 길을 간다면, 486들이 나를 끌어내릴 것”이라고 우려를 일축했다.

마지막으로 이 후보는 해방 이후 △1971년 김대중의 40대 기수론 △1987년 반독재 민주화 과정에서의 6월 민주항쟁 △2002년 국민경선 △2004년 탄핵 역풍 등 총 4번 모든 지역과 계층에서 지지를 받은 적이 있다고 전한 뒤 “이번에도 세대교체가 이뤄진다면, 정치혁명의 물결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이게 터지면 당장 4·29 보궐선거는 물론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새로운 것보다 더 강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 당 대표 후보는 “486그룹 내부에는 협치와 분권, 공유의 개념이 있다. 내가 당 대표가 된다고 해도 당이 사유화될 가능성은 없다. 만일 내가 잘못된 길을 간다면, 486들이 나를 끌어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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