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처형 1주기…북한에선 여전히 숙청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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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0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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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처형 1주기를 앞두고 평양에서 숙청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채널A 방송캡쳐]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오는 12일 장성택 처형 1주기를 앞두고 평양에서 숙청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1일 프레스센터 열린 '김정은 정권 3년 평가와 2015년 남북관계 전망'이란 주제의 학술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원은 지난 10월에만 장성택과 연계된 당 간부 10여명이 강건군관학교에서 공개총살됐다고 전했다.

학술회의 발표문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장성택 숙청 작업이 1년 내내 지속되고 있다.

이송길 해주시당 책임비서를 비롯한 황해남도 간부들은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고 횡령 등 비리를 저질렀다는 죄목으로 같은 달 처형됐으며 또 당 재정경리부 간부 몇몇은 노래방에서 김정은 찬양 가요의 가사를 바꿔 부르다 적발돼 총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음주를 절제하지 않았다는 '술풍 금지' 지시를 어겨 강등되거나 처형된 사례도 있다.

연구원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지난 여름 '장성택 잔재 청산 2단계 작업'을 지시하면서 숙청이 본격화 됐으며 조직지도부도 간부들의 충성심을 검증해 이색분자를 색출·제거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런 숙청 작업 대상은 최고 실세 부서인 조직지도부도 예외는 아니었다.

조직지도부 부부장과 선전부 간부 20여 명이 첫 대상에 올라 9월 공개총살됐으며 이들에겐 '반당종파' 혐의가 씌워졌고 뇌물수수와 여자 문제, 마약 복용 등의 죄가 더해졌다.

연구원은 이같은 공포정치 때문에 간부층 내부의 신변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어 간부층의 이탈과 결속력 약화는 불가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성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발표문에서 "이수용 외무상도 유엔 대북인권 결의안을 막기 위한 해외 순방외교에 성과가 없자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불안감을 표출했다"고 소개했다.

이수용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스위스 조기유학 시절 대사(당시 이수용은 '이철'이란 가명 사용)로 후견 역할을 해 실세로 부상한 인물이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고위 관계자는 "북한 핵심 간부 사이에서도 '이러다간 공화국이 10년 못 간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며 "김정은이 노 간부들에게 욕설에 가까운 모욕적 언사를 퍼붓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북한 TV 화면에서 입 모양 분석으로도 포착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노동당은 오는 8일 장성택 숙청 1주년을 앞두고 '배신'과 '변절'을 경계하며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다짐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 3면에 실린 '백두의 칼바람 정신으로'라는 제목의 글에서 "언제나 백두산을 마음 속에 깊이 새기고 위대한 대원수님들(김일성과 김정일)을 따라 걸어온 승리의 길을 경애하는 원수님(김정은) 따라 끝까지 이어가려는 우리 군대와 인민의 신념은 확고부동하다"고 밝혔다.

신문은 옛 사회주의권 붕괴 이후 "제국주의자들의 '개혁', '개편' 바람에 혁명적 원칙, 계급적 원칙을 줴버리고(내팽개치고) 배신의 길로 굴러떨어진 신념이 떨떨한 자들도 나타났다"며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작년 11월 양강도 삼지연 혁명전적지를 방문해 "주체혁명 위업을 끝까지 완성하려는 결심과 의지"를 밝힌 점을 상기시켰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해 11월 말 최룡해 당시 군 총정치국장을 비롯한 최측근 인사들을 대동하고 김일성 주석의 항일빨치산 운동 유적지인 삼지연 혁명전적지를 방문해 장성택 숙청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념이 떨떨한 자'는 지난해 12월 8일 장성택 숙청 결정을 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가 장성택 세력을 가리켜 내놓은 표현이기도 하다. 그러나 노동신문은 이날 장성택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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