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 형사재판 1심, 지열발전 관계자 5명 전원 무죄

  • 법원 "업무상 과실과 지진 발생 인과관계 입증 부족"

  • 범대본 "사법 참사" 반발…검찰 항소 촉구

판결 직후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는 대구지법 포항지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판결을 사법 참사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사진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
판결 직후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는 대구지법 포항지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판결을 "사법 참사"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사진=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
 
지난 2017년 발생한 포항촉발지진과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지열발전사업 관계자 5명에게 법원이 1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포항지진 발생 9년 만에 나온 첫 형사사건 판단이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1부(재판장 이혜랑 부장판사)는 23일 오후 1시 40분 6호 법정에서 지열발전 컨소시엄 주관 기관 관계자 2명과 정부출연연구기관 관계자 2명, 대학 산학협력단 연구책임자 1명 등 피고인 5명에게 전원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2017년 4월 규모 3.1 유발지진 발생 이후 지열발전사업을 중단하거나 위험성을 충분히 분석하지 않아 같은 해 11월 규모 5.4 포항지진을 초래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주의의무 위반과 지진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가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검찰이 제출한 증거 만으로는 형사책임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내부적으로 규모 3.1 지진을 유발지진으로 판단하고도 자연지진으로 보고했으며, 지진계 관리와 안전관리 체계 운영을 소홀히 했다고 주장하며 최고 금고 5년을 구형했다.
 
반면 피고인 측은 지진 발생은 당시 예측이 어려웠고 과학적으로도 논란이 계속되는 사안이라며 업무상 과실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판결 직후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는 대구지법 포항지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판결을 "사법 참사"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범대본은 "감사원 감사와 정부조사를 통해 촉발지진이 인재라는 점이 확인됐는데도 책임자 단 한 명도 처벌하지 않았다"며 검찰의 즉각적인 항소를 촉구했다.
 
또 지역 정치권을 향해서도 피해 시민 보호에 소극적이었다고 비판하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한편 이번 형사재판 결과가 진행 중인 포항촉발지진 민사 손해배상 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형사재판과 민사재판은 적용되는 법리와 입증 기준이 달라 민사상 책임 여부는 별도로 판단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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