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맞은 최경환호] 심리는 살아났지만 지표ㆍ체감온도는 글쎄…"실물경제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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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2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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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지도에 없는 길을 가겠다"며 과감한 경기부양책을 추진했던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올해 초 조금씩 기지개를 켜던 한국경제가 세월호 참사로 경기회복세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 박근혜정부 2기 경제팀을 맡게 된 최 부총리는 지난 100일 동안 쉴 새 없이 굵직한 정책을 쏟아내며 경제 활성화에 ‘올인’했고, 그때마다 한국경제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취임 초 다양한 확장 정책으로 주가는 2100포인트를 넘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금은 1900선까지 곤두박질쳤다.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5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는 것처럼 보였으나, 현재는 미약한 불씨만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경제 회복 심리는 개선됐으나 엔저 등의 대외리스크, 경제활성화의 법안통과, 장기적 안목의 경제 구조개혁 등으로 실물경제가 살아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경제는 심리다…과감한 확장정책에 취임 초기 시장도 화답

최 부총리가 이끄는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이 지난 100일간 발표한 대책만도 예산안과 세법개정안을 포함해 13개에 이른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경제는 심리"라며 "경제정책의 성공 여부는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살리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과감하고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내세워 취임 8일 만에 발표한 '새 경제팀 경제정책방향'에서 41조원을 푼다는 정책 패키지를 발표했다.

또한 재정건전성에 위협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 2015년 예산안도 올해보다 5.7% 늘어난 376조원으로 편성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등 부동산경기 부양에 나서는 한편 유망서비스업 육성방안과 여성고용 및 시간선택제 일자리 대책 등도 내놨다.

특히 가계 소득이 늘어야 내수가 살아난다고 강조하면서 기업소득 환류세제, 근로소득 증대세제, 배당소득 증대세제 등 '가계소득 증대세제 3종 패키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연이어 발표된 경제 정책은 시장의 환영을 받았다. 지난 4월 세월호 사고 후 전반적인 경제 활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분위기 반전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제 지표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주가는 취임 당시 2000선을  맴돌았으나 지난 7월 말 2082.61포인트까지 치솟았다. 8월의 하루 평균 주식 거래량은 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경제지표 내리막…대외 악재에 정책 효과 실종

하지만 최 부총리의 초이노믹스 효과는 9월 들어 힘이 빠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엔저와 슈퍼달러 등 국제경제 악재까지 겹치면서 실물경제 문턱은 넘지 못했다는 평가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직전 분기보다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12년 3분기(0.4%) 이후 7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8월 전체 산업생산은 7월보다 0.6% 줄어 3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9월 설비투자의 경우 전달보다 10.6%가 감소해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는 1.1% 상승에 머물면서 취임 당시였던 6월의 1.7%보다 0.6%p 오히려 떨어졌다. 물가는 23개월째 1% 이하를 맴돌고 있고 8월까지의 세수 누적 진도율도 63.1%에 그쳐 지난해 같은 시점의 67.8%보다 4.7%포인트나 낮은 상황이다.

주가 역시 지난 17일 장중 한때 1900선까지 붕괴되는 등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금리 인하와 환율 급등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물량이 늘어나면서 향후 전망도 어두워진 상태다.

부동산의 경우도 집값만 올랐을 뿐 거래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올 3분기 주택거래량은 전 분기에 비해 1.9% 감소했다.

◇대외 변수 적극 대응·경제활성화 법안 통과·경제 구조개혁 필요

정부는 이에 대해 경제활성화 법안이 국회에 묶여 있고 정책이 가시화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대외 리스크도 변수로 등장했다.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라 신흥시장에서부터의 자금 유출이 가시화되고 일본의 엔화 약세와 중국의 추격은 계속되고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외 악재 등으로 최 부총리의 정책이 실제로 효과를 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정책 시차 등을 고려할 때 100일의 성과를 단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대책의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앞으로 원·엔 환율 안정화와 기업 투자여건 조성, 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한 적극적인 자세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한국경제를 반짝 부양할 단기 처방만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내수를 살리고 가계 소득을 높이기 위한 장기적 안목의 구조 개혁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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