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고위관료 퇴직 후 대학 등에 대거 재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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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2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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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의원실]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교육부 고위 관료들이 퇴직 후 대학 및 산하, 유관기관 등 업무연관성이 강한 기관 등에 대거 취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부터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취업심사를 실시해오고 있지만 교육부 공무원들은 단 한차례도 취업심사를 받은 사례가 없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은혜 의원(새정치연합)은 교육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교육부에서 퇴직한 공무원 중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퇴직공직자 취업여부 일제 조사 결과 대학 및 산하, 유관기관 등에 취업한 서기관급 이상 퇴직공무원이 52명으로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퇴직관료들의 취업현황을 살펴보면 대학 총장이 8명, 국‧공립대 교수 23명(국립 4, 사립 19), 대학 직원 2명으로 대학이 총 33명을 차지해 가장 많았다.

교육부에서 직접 지도‧감독하는 산하기관은 15명, 유관기관은 4명이었다.

산하기관에 취업한 퇴직관료들 중에서는 2명을 제외한 나머지 13명이 기관장을 비롯해 감사, 상임이사, 사무총장, 기획실장, 본부장 등 요직을 차지하고 있었고 교수 중에서 1명을 제외한 나머지 22명은 정년이 보장되는 정년트랙으로 임용됐다.

이들의 퇴직 당시 직급은 차관 3명, 일반직 또는 별정직 고위공무원 33명, 부이사관 6명, 서기관 10명이었다.

유 의원실은 차관을 비롯한 고위직들의 대학 및 산하기관 재취업이 두드러져 전관예우의 성격이 짙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를 나서자마자 재취업에 성공한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아 퇴직한 날짜와 재취업한 날짜가 동일하거나 퇴직한 다음날 바로 다른 직장으로 출근한 경우가 30명으로 절반을 넘겼고 10일 이내에 재취업에 성공한 경우도 5명이었다.

1년 이내에 취업한 경우는 9명, 1년이 지난 뒤 대학이나 산하‧유관기관에 취업한 경우는 6명이었다.

유 의원실은 이같은 사실은 퇴직관료 상당수가 교육부에 재직하는 동안 대학 및 산하기관, 유관기관을 상대로 구직활동을 벌인 것을 추정된다며 이는 본인이나 주변에서 설령 압력을 행사하는 등의 행위를 통해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해당 대학이나 기관에서 퇴직관료를 임용하는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 중에서는 퇴직 후 대학이나 산하기관에 재취업했다가 임기를 마치고 또 다시 다른 기관으로 취업에 성공한 경우도 2명이 있었다.

이명박 정부 초대 차관을 지낸 A씨는 퇴직후 지방 국립대 총장으로 임용됐다가 임기를 마친후 지난해 다시 충청권 사립대 교수로 임용됐고 교육부에서 차관보를 지낸 B씨는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 임기를 마치고 지난해 10월 한 사립대 총장에 임명됐다.

이 대학은 서남수 전 장관이 장관에 임명되기 직전에 총장으로 재직했던 대학이다.

일부 퇴직관료들의 경우에는 퇴직하기 전 맡았던 직위와 상당한 업무연관성을 띠는 사례를 보였다.

서울소재 유명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C씨는 교육부(당시 교과부)에서 퇴직하기 직전 대학지원과장을 맡았고 이전에는 학술연구진흥과장을 역임했다.

수도권 유명대학 교수로 재직중인 D씨는 대학에 대한 감독 및 지원업무를 총괄하는 교육부(당시 교과부) 학술연구정책실장을 맡다 교원소청심사위원장을 수개월 지내고 퇴직했다.

1년 후에는 E씨가 D씨와 교육부에서 똑같은 직위를 거쳐 같은 대학에 교수로 임용됐다.

후임으로 학술연구정책실장을 맡았던 F씨도 교육부를 퇴직하자마자 소관했던 산하기관 사무총장으로 재취업했다.

유 의원실은 교육부의 고질적인 전관예우 문제는 지난 2011년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지만 이를 비웃듯 그 이후에도 27명이나 대학이나 산하기관 등으로 향한 재취업 러시가 이어졌고 퇴직 후 대학이나 산하‧유관기관에 재취업 했지만 드러나지 않은 경우도 발견돼 실제로 재취업 인원은 교육부가 제출한 자료보다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올해 초 수도권 전문대학 부총장으로 취임한 G씨나 광주광역시 4년제 대학 교수인 H씨도 교육부에서 일반직고위공무원을 지내다 퇴직했지만 교육부가 제출한 자료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유 의원실은 박근혜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대학구조조정이 대학의 존립에 위기를 불러올수록 앞으로 교육부 퇴직관료들의 취업문은 더욱 넓어질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압력이나 청탁이 아니더라도 대학이나 산하기관이 교육부를 상대로 방패막이나 로비 역할을 맡을 사람을 구하기도 하고 업무상 관계를 맺어오면서 교육부 고위직 공무원의 퇴직후 재취업 가능성이 일반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은혜 의원은 “교육부의 지도‧감독과 예산지원을 받는 대학이나 산하기관이 교육부에 재직 중이거나 퇴직한지 얼마 안 되는 고위 관료의 취업 지원을 가볍게 뿌리치고 공정하게 임용과정을 밟을 수 있다고 믿는 국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며 “대학이나 교육부 산하기관이 청탁과 로비에 의존하기보다 스스로 건전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퇴직관료들의 재취업 풍토는 지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또 “우선 사립대 총장 및 교수도 공직자윤리법상 2년간 취업이 금지되는 기관으로 포함시키고 산하기관의 개방직위 공모과정이 엄정하게 진행되도록 제도적 보완을 서두르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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