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한전부지 인수…'테헤란밸리', '오토밸리'로 거듭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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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2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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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교테크노밸리 조성되면서 IT·게임업계 '썰물'처럼 빠져나가

  • "한국판 아우토슈타트 중심으로 자동차 하청업체 운집 기 대"

현대자동차그룹이 한전부지를 인수하면서 테헤란로 일대가 다시 성장동력을 찾게 될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공사 본사 부지 전경. [아주경제DB]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 정보기술(IT)·게임 업체들이 대거 판교·구로 일대로 빠져나가며 침체를 겪던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일대 오피스빌딩 시장이 현대자동차그룹의 한국전력공사 본사 부지 인수를 계기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테헤란로는 한때 '테헤란밸리'로 불리며 IT 벤처기업들의 요람이었지만 높아진 임대료 및 판교테크노밸리·G밸리(구로·가산디지털산업단지) 조성에 따라 썰물처럼 기업들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현대차가 10조5500억원을 써내 인수한 한전부지에 통합사옥 및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이 일대가 '오토밸리'로 거듭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IT·금융기업 빠지면서 '썰물' 탄 테헤란로
 

 

24일 강남권 오피스빌딩 업계에 따르면 테헤란로 일대 오피스빌딩의 공실률은 상승한 반면 투자수익률은 하락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1분기 1.94%였던 테헤란로 오피스빌딩 투자수익률은 올해 2분기 기준 1.64%로 0.3%포인트 하락했다. 공실률 역시 같은 기간 5.7%에서 10.6%로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이에 따라 1㎡당 임대료는 2만2100원에서 2만1800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테헤란로 일대 오피스빌딩 시장이 침체된 것은 판교테크노밸리가 본격 조성되면서부터다. 지난 2011년부터 입주하기 시작한 판교테크노밸리에는 테헤란로에 있던 카카오와 국내 게임 업계 양대산맥인 넥슨·엔씨소프트를 비롯해 IT·게임 업체들이 대거 이전했다. 판교테크노밸리의 임대료 수준이 테헤란로에 비해 약 30% 가량 저렴한데다 판교가 신흥 고급 주거지역으로 떠오르면서 IT업계의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재는 IT 기업들의 이전이 마무리됐지만 금융사 및 보험사들이 지점 통폐합 중인데다 한전 및 한전 자회사들이 지방으로 이전할 예정이어서 당분간 테헤란밸리 일대의 '썰물'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테헤란로에 있는 한국중부발전과 한국남부발전은 올해 안에 각각 충남 보령과 부산으로 이전하고 한국서부발전 역시 내년에 충남 태안으로 내려간다.

◆현대차의 10조원 배팅, '오토밸리' 부활 예고

하지만 지난 18일 현대차그룹이 한전부지를 10조55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낙찰받으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현대차의 계획대로 향후 10년 안에 한국판 '아우토슈타트'가 조성된다면 자동차 관련 기업들이 대거 삼성역 일대로 몰려올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렇게 되면 IT 기업들이 빠져나가면서 정체성이 약해진 테헤란로 일대가 '오토밸리'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장진택 리맥스코리아 이사는 "현재 현대차 사옥이 있는 양재동의 경우 교통이 불편하고 주변 인프라가 부족해 현대차 관련 협력업체들이 몰려있진 않은 상황"이라며 "향후 한전부지 일대에 현대차 통합사옥이 건립되고 자동차 관련 핵심 지역으로 조성된다면 규모가 큰 기업 위주로 이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동남권 개발계획도 큰 호재다. 서울시는 올해 초 한전부지 일대를 코엑스 및 잠실운동장과 연계해 대규모 MICE(기업회의·관광·컨벤션·전시박람회) 클러스터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다만 현대차가 한전부지 낙찰전에서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큰 금액을 써낸 점과 서울시가 공공기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사전협상제도를 적용했다는 점 때문에 빠른 시일내에 가시적인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고신 프라퍼트리 대표는 "현대차의 청사진이나 서울시의 개발계획이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기 때문에 아직은 시장에 큰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고 대표는 "현대차 계열사가 아닌 협력업체나 관련 기업들의 경우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5년, 10년 후를 내다보고 움직이기 어렵다"며 "구체적인 개발 계획이 나오고 실제 사업이 추진돼 준공 1~2년을 남겨둔 시점 정도는 돼야 관련 기업들이 이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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