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와 함께 책임론 시달리는 금융당국 수장들…"대체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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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1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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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윤 금융위원장(왼쪽)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임영록 KB금융그룹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에 대한 중징계 결정 이후 정작 엄중 문책 의지를 이행한 금융당국 수장들에게까지 비난의 화살이 돌아오고 있다.

그동안 금융당국이 금융사를 사전 관리·감독하는 데 미흡한 부분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솜방망이' 징계라는 비판을 받았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제재심의위원회의 결정 보다 오히려 무거운 중징계 처분을 내렸는데도 금융당국 수장 경질설까지 돌고 있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 회장과 이 전 행장에 대한 중징계 결정을 둘러싸고 여전히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금융당국에 대한 책임론도 화두로 떠올랐다.

일각에서는 KB금융의 조직 안정을 감안해 경징계 수준에서 마무리됐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했을 때 중징계가 불가피했다는 견해가 압도적이다.

특히 논란거리 중 한가지는 이번 사태를 지나치게 금융당국의 책임론으로 몰고 가려는 분위기와 함께 확인되지 않은 소문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금융당국은 줄곧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올 초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터졌을 때에도 금융당국의 미지근한 제재가 문제로 제기됐었다.

하지만 KB금융 사태에 대한 대응은 달랐다. 금감원 제재심이 임 회장과 이 전 행장을 경징계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수현 금감원장은 이를 뒤집고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당초 금융권과 상당수 언론들은 '내 식구 감싸기'와 '정부 눈치보기'로 인해 최 원장 역시 중징계를 내리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최 원장은 만만치 않은 후폭풍이 예상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엄중 문책 의지를 굽히지 않은채 중징계 결정을 내렸다.

이어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미 중징계를 받은 임 회장의 징계 수위를 직무정지로 더욱 높였다. 금융당국이 솜방망이가 아니라 모처럼 '철퇴'를 휘두른 셈이다.

이에 대해 금융권 한 관계자는 "그동안 '모피아' 봐주기가 관례처럼 여겨졌기 때문에 이번 중징계 결정은 사실 의외였다"며 "그만큼 금융사에 강력히 경고를 준 좋은 선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곧이어 금융당국 수장 경질설이 나돌면서 중징계 결정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됐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대표는 "이번 중징계는 누가봐도 타당한 결정인데도 불구하고 되레 금융당국 수장 경질 소문이 도는 것은 그만큼 금융권에 정치적 개입이 많았다는 증거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징계를 내린 것에 대해 책임을 묻는다면 앞으로 어떤 금융당국 수장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겠느냐"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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