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곡의 역사와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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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13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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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지곡의 역사는 현재 진행형 국민은 통제 대상이 아니다

 

아주경제 이인수 기자 =노래의 힘은 세다. 노래는 강력한 세뇌효과가 있다. 또 노래는 그것이 불린 시대의 역사와 사조를 담고있다. 단순히 가사에 곡조를 붙여 흥얼거리는 그 이상의 의미를 노래는 가지고 있는 것이다.

 권력자들은 이 노래의 위대한 힘을 잘 알고 있다. 이들은 시대와 공간은 달라도 온갖 방법을 동원해 노래통제 정책을 펼쳤다. 
정권의 이데올로기를 담아 건전가요라는 이름으로 보급에 나서기도 하고, 검열의 빨간펜을 앞세워 금지곡을 양산하기도 했다. 
 

특히 금지곡의 역사는 표현의 자유 역사와 맥을 같이 한다. 유신정권과 5공화국 신군부 시절 노래에 대한 통제는 극에 달했다. 이 시기는 독재정권과 청년문화가 정면충돌한 때다. 현재의 시각으로 금지곡이 된 이유를 보면 기가 막히고 웃음이 나올 지경이지만 당시엔 많은 가수들이 금지곡 때문에  큰 곤욕을 치렀다.
 
 
 김추자의 ‘거짓말이야’는 사회 불신조장, 이장희의 ‘그건 너’ ‘한 잔의 추억’과 송창식의 ‘고래사냥’은 퇴폐적이라는 이유로 금지됐다. 신중현의 ‘아름다운 강산’도 한때 금지곡이였다. 유신정권 당시 '박정희 찬가'를 만들라는 청와대와 공화당의 요청을 거부하고 다른 곡을 만든 괘씸죄였다. 신중현의 ‘미인’은 자꾸만 보고 싶다는 가사가 선정적이라서, 양희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사랑은 이루어지는 게 당연하다는 검열관의 정서를 거슬렀기에, ‘아침이슬’은 ‘태양은 묘지 위에 붉게’라는 가사 때문이었다. 한대수의 ‘물좀 주소’ 이후 그의 모든 노래가 금지곡이 됐는데 ‘행복의 나라’는 '그렇다면 지금 불행하다는 말이냐'는 게 이유였다. 1970년대 음악시장의 금지곡 사건 중 최고봉은 ‘대마초 사건’으로 당시 최고 인기가수들을 5년 간 활동금지로 묶은 것이다. 연예인들을 고문해서 대마초 혐의를 억지로 씌워 감옥으로 보내기도 했다. 이 일로 대중음악계는 완전히 초토화됐다. 1980년대 금지곡은 영화의 삽입곡까지 포함시켰다. 1981년 제5회 대학가요제에서 광주의 영령들을 위로하는 노래 ‘바윗돌’로 대상을 받은 정오차의 사례는 정권의 폭압을 대변한다. 노래만 금지시킨 게 아니라 정오차라는 전도유망하던 가수의 앞길을 막은 것이기도 했다. ‘독도는 우리 땅’도 1983년 7월부터 11월까지 4개월 동안 금지곡으로 정해졌다. 1982년 일본의 중·고등학교 교과서 독도 표기 문제에 대한 시정 조치 통보(1983년 6월)와 83년 8월 12차 한·일 정기 각료 회담을 위한 반일 감정의 악화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www.catholicnews.co.kr]
 
양희은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김민기 이름만 들어가면 무조건 보지도 않고 방송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면서 “그래서 ‘늙은 군인의 노래’ 등 몇 곡은 음반사 여직원 이름이나 내 이름으로 작곡자를 표기하는 편법을 쓰곤 했다”고 말한 바 있다.
경향신문 [news.khan.co.kr]

최근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앞두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다. 오월단체 및 광주-전남 시민단체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고, 국가보훈처 및 정부와 새누리당에서는 이를 거부를 하고 있다. 
금지곡이었던 이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97년 광주민주화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고 기념식에서도 불리기 시작했다. 2004년 기념식에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함께 부르기도 했
고 2008년까지는 기념식에서 제창됐었다.
 

그러던 것이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임을 위한 행진곡'의 수난은 시작된다. 제창을 못하게 하고 합창으로 바꾸더니 급기야는 '방아타령'에 밀려 퇴출 당할 뻔 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에 들어와 서도 조금도 달라진 게 없다. 여야합의로 기념곡 지정 국회 결의안까지 통과 됐지만 박승춘 보훈처장이 이를 거부하고 다른 곡으로 바꾸려 하고있다.  여기에 보수단체 까지 가세,  '임을 위한 행진곡'의 원곡은 북한 영화 '님을 위한 교향시'의 배경음악 운운하며 기념곡 지정을 반대하는 광고로 '종북몰이'까지 하고있는 실정이다.
 국가보훈처는 결국 오월 단체가 요구한 '임을 위한 행진곡의 식순 및 제창을 거부하고 기념공연을 하기로 공식적으로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의 이 치졸함의 뿌리는 국민을 통제와 조작의 대상으로만 보기 때문일 것이다. '세월호 참사'에서도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 썩어빠진 관료사회의 환부를 가리려고 발버둥 쳤지만 국민의 불신만 자초하지 않았나?. 
 
 
광주시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 4월14일부터 15일까지 전국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성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공식 기념곡 지정에 대해 ‘지정해야 한다’ 59.8%, ‘지정하지 말아야 한다’ 22.3%로 찬성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권역별로는 호남과 수도권, 충청권에서 찬성의견이 60%를 넘었고 부산·울산·경남 56.2%, 대구·경북 47.6% 등 영남권에서도 찬성의견이 반대의견을 압도했다. 강원·제주는 찬성의견이 53.3%였다.  또 성별에 관계없이 전 연령대에서 찬성의견이 훨씬 많았다.
 이뉴스투데이 [www.enewstoday.co.kr]

정부는 국민과  피해 당사자인 광주 시민들의 뜻을 끝내 무시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외면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광주 시민들의 눈물을 닦아 드리겠다는 약속을 저버렸다.

▣ 나라의 흥망 징후 ▣

★ 흥하는 나라의 징후(徵候) ★


○ 교육(가정교육, 학교교육, 사회교육 등)에는 올바른 원칙이 세워져 있으며, 그 원칙이 제대     로 지켜지고 있는 나라
○ 믿음과 신용을 바탕으로 하는 정직한 환경이 조성된 나라
○ 모든 면에서 성장과 분배가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나라
○ 인간, 국가, 민족을 바탕으로 하여 국민성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는 나라
○ 한 인물이 특정한 직책을 오랫동안 맡고 있지 않으며, 인재의 순환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나라
○ 각종 대중매체가 올바른 역할을 하며, 그 매체들의 기능이 잘 발휘되는 나라
○ 미래 사회에 대한 정확한 예측과 미래에 대한 대책이 준비된 나라
○ 남녀노소의 인구구조가 적절하게 조성되어 있고, 이에 대한 미래의 정책이 마련되어 있는     나라
○ 변화에 대한 국민의 대처 능력을 계발시키는 나라
○ 국제 교류가 모든 부문에서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나라


☂ 멸(滅, 망-亡)하는 나라의 징후 ☂

○ 나라의 일에 지도자와 국민들이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하며, 지도자들간에 그리고 국민들       간의 파벌 다툼이 심하다.
○ 국민들 간에 서로의 믿음이 없어지고, 서로에게 의심을 강하게 품는다.
○ 많은 것에서 근본인 것과 아류인 것이 뒤바뀌어 있다.
○ 잘못된 관행과 불법에 가까운 습관행이 지속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 자연, 환경, 사람 간의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 국가 지도자는 국민의 바람을 헤아리지 못하며, 국민들은 지도자의 의중을 전혀 알지 못하    고 있다.
○ 최고 지도자의 행동과 말이 충동적이며 사사로운 욕심이 많다.
○ 모든 부문에서 사람이 바뀌지 않는다. 참신하고 유능한 인재로 자리바꿈이 빠르게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 정치자들과 국민이 급변하는 변혁을 올바르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 정치자들과 국민 모두 책임과 의무를 잊어버리고 자기주장대로만 행동한다.
○ 모든 부문에서 정책이 자주 바뀌어 그 정책이 연속적 계속적이지 못하다.


  위 글은 '페친'에게서 공유받은 글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둘러싼 이 논란, 근본인것과 아류가 뒤바뀐건 아닌지? 대한민국은 흥하는 나라의 징후가 많은지 망하는 나라의 징후가 많은지 음미해 볼 대목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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