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조 기자의 부동산 25시> 문전성시 대학상권, 불황마저 비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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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7-0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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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대 소비층 밀집… 매달 고정 수익 창출 최적<br/>진출 어렵고 점포 구하기 힘든 강남보다 대학가 상가가 유리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그 흔한 닭갈비집 하나 없어요. 커피숍과 분식점만 계속 생겨나는데도 이상하게 잘된단 말이죠.”

서울 용산구 남영동 숙명여대에 재학 중인 박모(21)씨는 학교 앞 상권에 불만이 많다. 커피숍과 분식점은 계속 늘어나는 반면 일반 음식점은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숙대 앞 상권은 지하철 4호선 숙대입구역과 1호선 남영역 사이에 ‘Y’자로 형성됐다. 신촌만큼 번화하진 않지만 빼곡히 들어선 상점은 학생들로 늘 붐빈다.

다만 상점 대부분이 카페들로, 서울의 새 명소가 됐을 정도다. 박씨는 “웬만한 프랜차이즈 카페는 이곳에 오면 다 볼 수 있다”며 “유명 브랜드 말고도 개인이 창업해 운영하는 소규모 카페도 계속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타임공인 대표는 “카페가 포화 상태인데도 수요가 뒷받침되니 창업 관련 문의가 계속 들어온다”며 “가장 비싼 곳은 전용면적 33㎡가 보증금 1억원에 월 임대료 400만원”이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창업 및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바로 입지(상권)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서울·수도권 및 6대 광역시 프랜차이즈 가맹점 350곳의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창업 성공요인을 조사한 결과 ‘입지’(35.4%)가 1위로 꼽혔다.

특히 숙대를 비롯한 대학가 앞은 불황도 비껴가는 핵심 상권을 이루고 있다. 임대료가 가장 비싼 곳은 이화여대 상권이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이대 상권의 월 평균 환산임대료는 1㎡당 6만5400원으로, 신촌 전체 평균(3만9500원)의 1.5배에 달한다. 한 때 ‘접은 상권’이라는 말이 돌기도 했지만 음식점과 잡화로 가득한 이곳은 여전히 ‘만남과 쇼핑’의 대표 지역이다.

이는 강남역 인근 상권(1㎡당 3만9600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강남역은 지난해 4분기 1㎡당 3만4100원에서 5500원이 올랐다. 홍대 입구와 대학로는 1㎡당 각각 3만5100원, 3만2400원으로 강남역 상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상가 임대료는 사람의 발길이 얼마나 닿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인기가 많은 지역일수록 매출 상승과 함께 임대료도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기서 강남역 상권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평일 저녁에도 지하철 10·11번 출구가 인파로 발 디딜 틈 없는데 임대료가 낮게 나타났으니 말이다.

강남역의 경우 비용이 부담스러운데다 수익률이 좋은 상가는 매물로 나오는 일이 드물기 때문이라는 게 인근 부동산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아울러 고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기에는 20~30대 소비층 유동인구가 밀집된 대학가 상가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학가 상가 권리금은 임대료 순위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점포거래 전문업체인 점포라인이 최근 건대 입구와 홍대, 신촌·이대, 대학로, 신림동 등 서울의 5대 대학가 상가 평균 권리금을 분석한 결과, 건대 입구 상권 소재 점포의 평균 권리금이 2억423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홍대 부근(1억4125만원), 신촌 ·이대 상권(1억3823만원), 대학로 상권(1억1950만원), 신림 상권(1억1626만원) 순이었다.

건대는 1㎡당 월 평균 임대료가 2만4600원으로 다른 대학들보다 낮다. 하지만 지하철 2·7호선이 통과하고 강남권과 가까운 점, 학생뿐 아니라 직장인 등 유동인구가 많은 점 등이 권리금을 높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인근 K중개 관계자는 “현재 건대 상권 부근 원룸 이용자 10명 중 8명은 직장인으로 입지적 중요성을 띠고 있다”며 “대학가 상권은 방학 때 비수기로 매출이 급감하는데 건대는 대학과 주거·역세권이 결합돼 비수기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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