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열풍에 힘입어 올해 글로벌 채권 발행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마존과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자금을 끌어모으며 채권시장의 주요 발행처로 떠오른 가운데, 차입 비용 상승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금융기관과 기업, 각국 정부가 투자적격등급과 투기등급 채권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은 총 6조6100억달러(약 9155조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5% 늘어난 규모로, 연말까지 두 달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지난해 연간 발행액을 넘어선 것이다.
특히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하이퍼스케일러와 AI 데이터센터 개발사들의 채권 발행이 급증했다. 이들 기업이 올해 발행한 채권은 3680억달러(약 510조원)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6배를 웃돌았다. 각국 정부가 재정적자 확대로 국채 발행을 늘리는 상황에 AI 기업들까지 대규모 자금 조달에 뛰어들면서 글로벌 채권시장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채권 발행 규모에서 일부 주요국 정부를 앞지를 정도로 영향력을 확대했다. 올해 누적 발행액 기준으로 아마존은 독일과 유럽연합(EU), 이탈리아 정부에 이어 세계 4위에 올랐다. 영국과 프랑스 정부보다도 많은 채권을 발행한 것이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아마존에 이어 채권을 가장 많이 발행한 기업으로 집계됐다. 미국 내 채권 발행 상위 10개 주체 가운데 5곳이 기술기업이었다. 반면 전통적으로 채권 발행을 주도해 온 금융회사들의 발행 비중은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JP모건체이스의 투자적격채권 부문 글로벌 공동 책임자인 존 서비디아는 "불과 1년 만에 세계 최대 자본시장의 최상위권에서 근본적인 재편이 일어났다"며 “AI라는 새로운 장기적 투자 흐름이 등장했다”고 평가했다.
채권 발행이 급증하면서 빅테크 기업들의 자금 조달 여건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AI 인프라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붓고 있지만 투자금 회수와 수익 창출 시점이 불확실하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데이터센터 개발사들은 투자적격등급 채권에 최고 연 7.2%, 투기등급 채권에는 최고 연 10%의 금리를 제시해야 했다.
여기에 고유가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까지 겹치면서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AI 투자 확대가 글로벌 채권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지만, 급증한 차입금을 실제 수익으로 뒷받침할 수 있을지가 향후 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