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워시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 연간 8차례인 기준금리 결정 회의를 2027년 7차례, 2028년 6차례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워시 의장은 "연간 8차례의 FOMC 회의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2027년에는 한 차례 회의를 폭넓은 통화정책 전략 논의에만 할애하고, 해당 회의에서는 기준금리 표결이나 정책 성명 발표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8년에는 전략 논의 회의를 2차례로 늘리고 나머지 6차례 회의에서 금리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이번 개편이 워시 의장이 추진해 온 연준 통화정책 운영 방식 개혁의 연장선이라고 평가했다. 워시 의장은 지난 5월 취임한 이후 정책 성명과 기자회견을 간소화하고,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구체적인 사전 신호를 제공하는 관행도 줄여왔다.
다만 금리 결정 간격이 길어지면 급격한 경제 상황 변화에 대한 연준의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로이터는 연준이 정례회의 외에도 필요에 따라 통화정책을 변경할 수 있지만, 이번 개편으로 신속한 대응 능력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워시 의장은 연준의 자산 운용 방식에 대한 개편도 추진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연준은 현재 5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대차대조표와 고용·생산성 등 주요 정책 과제를 검토하고 있다. 워시 의장은 대차대조표 관련 TF의 권고안이 이르면 내년 1분기 FOMC 논의에 반영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채권 매입을 통해 자산을 확대했다. 2022년 한때 약 9조 달러에 달했던 연준의 보유자산은 현재 약 6조8000억 달러로 줄어든 상태다.
워시 의장은 과도하게 확대된 연준의 보유자산이 금융시장에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온 만큼 향후 대차대조표 축소 방안에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이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동결했다. 지난달 3년 2개월 만에 금리를 인상한 이후 추가 긴축에 나서지 않고 경제 상황을 지켜보기로 한 것이다.
워시 의장은 미국 경제가 강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기존 추정치인 1.8%에서 2.4%로 상향 조정됐고, 3분기에도 소비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물가 상승 압력에 대해서는 경계감을 유지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며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금리 동결이 물가 목표를 완화했다는 신호로 해석될 가능성을 일축하며 "완화적인 물가 목표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기준 2%라는 물가 안정 목표만 있을 뿐"이라고 못 박았다.
지난달 금리 인상의 영향에 대해서는 일부 기업과 가계의 금융 여건이 긴축되는 등 대체로 예상했던 효과가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반적인 금융 여건이 이전보다 긴축됐지만 아직 본격적인 긴축 국면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가 경제 과열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워시 의장은 "경제가 과열됐거나 지나치게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대다수 연준 위원들의 판단은 아니다"라며 생산성 향상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경제 성장 자체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통화정책 운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연준의 목표는 경제 성장에 불필요한 제동을 거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연준은 다음 달 16일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고용·생산성 TF 청문회를 열고 AI가 생산성과 고용, 물가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워시 의장은 "AI가 생산성의 기적을 만들어낼 것인지, 아니면 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날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AI의 경제적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워시 의장은 다음 달 3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내려진 이번 금리 동결 결정에 정치적 고려가 작용했다는 관측을 부인했다.
그는 "정치는 이번 결정에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며 "이틀간 동료들과 회의하면서 정치나 선거에 대한 언급조차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비판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대응을 피하면서 "연준 위원들이 치열한 토론을 통해 현시점에 적절한 통화정책을 결정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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