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중재국들과 긴밀하고 지속적으로 접촉하면서 우리의 7일 계획을 일주일보다 더 짧은 기간에도 이행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7일 신뢰 구축안'은 지난달 이란이 미국에 제안한 방안으로, 미국이 해상봉쇄를 해제하고 동결자금 반환과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 면제 등의 조건을 이행하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한다는 내용이다. 이란은 기존 제안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중재국인 카타르도 새로운 절충안을 제시하며 양측의 입장차를 좁히려 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타르 중재단은 지난 25일 테헤란을 방문해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을 끝내기 위한 새로운 평화안 초안을 전달했다.
그러나 이란은 새 평화안에 대해서는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협상에 관여하는 이란 고위 당국자는 "수용할 수 없는 아이디어일 뿐 제안은 아니다"라며 핵 문제에서 양보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은 이란 핵 프로그램을 종전 협상 초기부터 의제로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란은 미국의 항구 봉쇄 중단과 원유 수출 제재 해제 등 자국의 요구가 먼저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로이터는 이란이 카타르의 새 제안을 검토한 뒤 이번 주말까지 최종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밴스 美 부통령, 이란 강경파와 접촉 나서
이런 가운데 미국도 이란과의 협상 재개를 위한 접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국 당국자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강경파로 알려진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인 모흐센 레자이에게 서한을 보내 협상 재개 가능성을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서한이 발송됐으며, 구체적인 평화안보다는 양국 간 협상 재개를 위한 틀을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전했다. 이란 내 강경파는 그동안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등 온건파와 협상 여부를 둘러싸고 마찰을 빚어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밴스 부통령의 이란 접촉을 승인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협상 재개를 직접 지시했다는 보도는 부인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접촉이 의약품 등 인도적 지원과 관련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WSJ은 레자이 사무총장이 협상 전면에 나설 경우 기존 협상을 주도해 온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과 아라그치 외무장관의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레자이 사무총장은 지난 26일 테헤란을 방문한 사우디아라비아와 파키스탄, 튀르키예의 고위 안보 당국자들과 회동하기도 했다.
한편 이같은 소식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공습을 재개할 수 있다고 시사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전날 WSJ는 미국이 걸프 지역 내 일부 중동국가들에게 중간선거 이후 미군의 대이란 공습에 대비할 것을 통보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우리는 다시 작은 형태의 '장대한 분노'를 실행할 수 있다"며 "아니면 그들(이란)이 (휴전에) 합의하면 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장대한 분노'는 지난 2월말 미국과 이스라엘이 함께 이란을 공습한 작전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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