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인제군 주민들이 정부의 지방우대지수 2권역 분류안과 인구감소지역 지정 결과에 반발해 27일 국회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인구가 줄고 개발 제약이 지속되는 접경지역의 현실을 평가에 반영하라며 28일까지 이틀간 상경 집회를 진행한다.
27일 인제군에 따르면 지방우대지수 2권역 지정 규탄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인제잔디구장에서 주민 약 3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이 가운데 600여 명은 서울로 이동해 낮 12시 30분부터 국회 정문 앞에서 권역 분류 재검토와 평가 근거 공개를 촉구했다.
현장에는 이양수 국회의원과 최상기 인제군수, 김도형 인제군의회 의장을 비롯해 이장단과 6개 읍·면 사회단체 회원 등이 참여했다. 최 군수와 비대위원장을 맡은 김 의장, 김근성 인제군이장연합회장은 삭발로 항의의 뜻을 밝혔다.
반발의 배경에는 인구감소지역에서 제외된 데 이어 지방우대지수에서도 상대적으로 지원이 적을 수 있는 권역에 포함됐다는 위기감이 있다. 인제군은 이번 분류안에서 춘천·원주·강릉·속초와 함께 2권역에 들어갔다. 도내 군 지역 가운데 유일하다.
군이 제시한 주민등록인구는 2021년 말 3만2165명에서 올해 9월 3만636명으로 1529명 줄었다. 같은 자료에 담긴 2025년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 지역낙후도 순위는 전국 167개 시·군 중 151위다. 군은 이 같은 인구 감소와 취약한 생활 기반이 권역 분류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논란의 핵심은 정부 지표가 측정하는 지역 여건과 주민이 체감하는 정주 여건의 차이다. 인제군은 서울과의 직선거리만으로는 철도 유무와 대중교통 이용 여건, 의료·교육·문화시설 접근성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군사시설보호구역과 환경보전 규제에 따른 개발 제약도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군인과 군인가족의 이동이 인구지표에 미치는 영향도 문제로 제기했다. 군 관련 전입이 청년순이동률 등에 반영되더라도 지역 일자리 증가에 따른 청년 정착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관광객과 군부대 방문객 등 체류인구 역시 주민의 지속적인 정착 가능성과 구분해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다.
두 제도가 연결되는 구조도 주민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방우대지수는 서울과의 거리, 44개 균형발전지표를 통한 사회·경제적 발전 수준, 지역소멸 위기 등을 종합해 산정한다. 인구감소지역에는 추가 우대가 반영된다. 인제군은 인구감소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결과가 권역 분류에서도 지원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권역 분류만으로 모든 사업의 지원액이 일괄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각 부처가 사업 특성에 맞춰 우대 수준과 방식을 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지역사랑상품권 등 개별 사업에서 인제군에 적용될 지원 수준과 실제 격차는 해당 사업의 기준을 확인해야 한다.
김도형 비대위원장은 규탄사에서 “국가를 위해 내어준 기회는 계산하지 않고, 남아 있는 숫자만으로 인제를 평가하지 마십시오”라고 말했다. 이어 지표별 평가자료와 점수, 반영·제외 항목을 공개하고 접경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해 산정방식을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정부는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 여건을 종합한 객관적 지원 기준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관련 고시 제정안은 지난 21일부터 12일간 행정예고 중이며,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지방우대지수는 2027년부터 정부 정책·사업에 본격 활용할 계획이다.
비대위는 28일 오후 1시 국회의사당 계단 앞에서 주민과 사회단체 회원 등 200여 명이 참여하는 추가 집회를 열 예정이다. 사회단체장들의 삭발식에 이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할 계획이다.
김근성 이장연합회장은 결의문에서 “지역의 어려움을 제대로 살피지 않는 지방우대는 우대가 아니라 또 다른 차별”이라고 밝혔다. 비대위는 주민 공동서명과 사회단체 의견서를 모아 권역 조정, 인구감소지역 추가 지정, 평가 근거 공개를 지속적으로 요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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