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미국 시장에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그간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권에 집중되던 K-커피 프랜차이즈의 해외 영토 확장이 북미 대륙 한복판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17일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 미국 1호점을 오픈했다. 개점 첫날 매장 앞에는 오픈 전부터 오후 8시 영업종료까지 대기 행렬이 이어지며 현지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투썸은 국내에서 검증된 '스초생' 등 생크림·생과일 중심의 한국식 케이크와 커피를 짝짓는 페어링 전략을 앞세워 현지 프리미엄 '올데이 카페'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초기에는 현지 법인 직영 형태로 브랜드를 안착시킨 후 매장을 늘려갈 예정이다. 현재 투썸은 워싱턴DC 일대에 2·3호점 출점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저가 커피 브랜드 메가MGC커피 역시 연내 뉴욕 맨해튼 플랫아이언 지구에 북미 1호점 개점을 앞두고 있다. 메가MGC커피는 뉴욕 매장을 교두보 삼아 향후 미국 전역으로 가맹 사업을 본격 전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 합리적인 가격과 대용량 메뉴를 앞세워 성장한 만큼 현지 판매 가격은 경쟁 브랜드의 가격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방침이다.
다른 주요 프랜차이즈들도 북미 진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더벤티는 지난해 11월 현지 파트너인 제이아이엔피와 멀티 유닛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라스베이거스 1호점을 시작으로 로스앤젤레스(LA),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서부 시장 공략에 나선다.
미국령 괌과 캐나다에 매장을 둔 이디야커피는 올해 4분기 캐나다 2호점, 내년 괌 2호점을 각각 열며 북미 사업 기반을 넓힐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중장기적으로 미국 본토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빽다방 역시 더본코리아가 현지 법인을 통해 사업 기반을 마련한 미국 진출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도시마다 다른 소비 문화를 고려해 적합한 진입 방식과 사업 모델을 살피는 단계다.
이처럼 국내 브랜드들이 위험 부담이 큰 미국 시장으로 일제히 눈을 돌리는 배경에는 국내 시장의 구조적 한계가 자리 잡고 있다.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은 주요 상권마다 매장 수가 포화 상태에 이르러 가맹점 간 상권 침해 우려와 규제로 인해 신규 출점이 크게 제한된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커피 브랜드 9곳의 매장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만7000여 개에 달한다.
여기에 원두 등 핵심 원자재 가격 상승, 임대료 및 인건비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국내 사업만으로는 과거와 같은 고성장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점도 해외 진출의 배경으로 꼽힌다. 결국 국내에서 검증된 브랜드 운영 역량과 메뉴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 커피 소비국인 미국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고 기업 가치를 제고하려는 셈법이다.
다만 2008년 LA 1호점으로 미국 진출 포문을 열었던 할리스나 2012년 뉴욕 타임스퀘어에 대형 매장을 낸 카페베네 등 1세대 K-커피 프랜차이즈들이 무리한 확장과 현지화 실패로 점포를 철수한 바 있어 이번 2세대 진출 브랜드의 성패가 더욱 주목된다. 직영을 통한 단계적 안착, 현지 파트너사 활용, 확실한 가격 및 디저트 차별화 등 철저한 사전 준비를 거친 전략이 제대로 작동할지가 관건이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글로벌 외식 브랜드들의 각축장인 만큼 높은 임차료와 현지 인력·물류 비용 등 초기 고정비 부담을 견뎌내는 것이 우선 과제"라며 "K-푸드 트렌드에 기대는 일회성 마케팅을 넘어 현지 소비자의 일상에 뿌리내릴 수 있는 고유 경쟁력을 갖춰야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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