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고빈도매매(HFT)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투자업계 실무자들은 외국계 HFT 세력이 국내 증시 변동성을 인위적으로 키우는 구조적 문제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HFT는 초고속 전산망과 고성능 알고리즘을 이용해 1000분의 1초(밀리초) 단위로 대량의 주문을 넣고 취소하며 미세한 가격 차이에서 수익을 챙기는 거래 기법입니다. 주식을 장기 보유해 기업 가치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장중 찰나의 시세 균열을 이용해 하루에도 수만번씩 매수·매도를 반복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장 마감 시점에는 변동성 위험을 피하기 위해 보유 잔고를 거의 '0'으로 맞춥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국감에서 제출된 HFT 통계에서 업계는 "LP 라이선스 악용 여부와 무분별한 HFT식 초단타 매매의 부작용을 점검해야 한다"는 기본 전제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여의도 현장 운용역들이 외국계 HFT를 향한 경계심을 놓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사모자산운용사 주식형 펀드 매니저 등 실무자들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본주(현물) 시세 흔들기'와 '파생·상장지수펀드(ETF) 상품 간 연계 알고리즘'을 핵심 문제로 꼽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외국계 HFT 세력은 지분율이 높고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 현물 물량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장중 수급을 교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의 대표적인 거래 패턴은 본주 매도와 파생 ETF 매수를 넘나드는 구조로 작동합니다. 우선 보유 중인 대형주 현물 물량 일부를 장중에 순간적으로 던져 주가를 하락시키는 동시에, 인버스2X(곱버스) ETF를 매수해 하락 차익을 극대화합니다. 이어 곱버스 매도 후 얻은 시세차익으로 2X 레버리지 ETF를 곧바로 매수하는 단계로 전환합니다. 마지막으로 앞서 던졌던 본주를 저가에 다시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리고 레버리지 ETF에서 2차 차익까지 챙기는 방식입니다.
장 마감 후 외국인의 ETF 순매수 동향은 매도와 매수가 상쇄돼 0으로 집계되지만 장중에는 이 같은 초단타 매매를 무한 반복하면서 적정 가치 수렴을 방해하고 변동성을 극대화한다는 설명입니다. 한 사모운용사 매니저는 "장중 수급을 모니터링하는 운용역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외국계 세력이 판을 흔드는 동안 종목의 적정 가치가 왜곡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귀띔했습니다.
금융당국이 레버리지 ETF 과열 방지를 위해 내놓은 기본예탁금(3000만원) 증액이나 사전교육 강화 등 진입장벽 강화책에 대해서도 실효성 의문이 제기됩니다. 막대한 자금력을 지닌 외국계 HFT 세력에 예탁금 규제는 아무런 장벽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개인투자자의 유연한 자금 운용과 대응만 제약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사모펀드 운용역은 "3000만원이라는 예탁금 문턱은 자금력이 막강한 외국계 세력에겐 무용지물인 반면 이미 주가 하락으로 물려 있는 개인투자자들은 추가 예탁금 부담 때문에 물타기(평균단가 낮추기)조차 못 하고 손실을 키우게 만드는 구조적 배경이 된다"고 털어놨습니다.
이에 따라 금투업계에서는 시장 유동성을 공급하는 LP의 기능은 철저히 보호하되 현물과 파생을 교란하는 외국계 초단타 세력을 겨냥한 '계좌당 일일 매매 횟수 제한'이나 '최소 호가 유지 시간' 등의 핀셋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합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HFT의 개념과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지 않은 채 단편적인 수치만으로 규제를 논하면 헛다리를 짚게 된다"며 "LP의 정상적 유동성 공급은 살리면서도 초단타 차익 세력의 시장 교란 동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정밀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