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 짝 찾아요"…3040 자녀 대신 맞선 뛰는 日 부모들

일본 도쿄 신주쿠 가부키초 사진연합뉴스
일본 도쿄 신주쿠 가부키초 [사진=연합뉴스]

일본에서 부모가 자녀를 대신해 배우자감을 찾는 '부모 대리 맞선' 행사가 인기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비혼 분위기가 번지자, 자녀의 결혼을 바라는 부모들이 직접 짝 찾기에 나선 것이다.

연합뉴스는 26일 요미우리TV 보도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어린이가정청 조사 결과 미혼 남녀의 35.1%가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청년들의 결혼 기피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50~70대 부모들이 맞선 현장에 직접 발을 들인 것.

지난 8월 교토의 한 호텔에서 열린 대리 맞선 행사에는 참가 부모의 약 80%가 60~70대였으며, 대상이 된 자녀의 90%는 30~40대였다. 부모들은 미리 전달받은 프로필 책자로 상대 자녀의 직업과 성격, 자녀관 등을 살핀 뒤 상대 부모와 대화를 나누며 인성을 꼼꼼히 확인했다.

현장에서는 자녀의 결혼 이후 생활에 관한 대화도 오갔다. 20대 딸을 둔 50대 어머니가 30대 엔지니어 아들의 어머니에게 "딸이 직장 생활을 계속하고 싶어 한다"고 전하자, 상대 어머니가 "전혀 상관없다. 오히려 좋다"고 화답하는 식이다. 부모 간에 합의가 이루어지면 프로필과 사진을 교환한 뒤 각자 자녀와 상의해 실제 맞선 진행 여부를 정한다.

부모들이 대리 맞선에 나서는 배경에는 "자녀가 노후에 혼자 남지 않고 서로 의지하며 살길 바란다"거나 "자녀를 어서 독립시켜 손주를 보고 싶다"는 현실적인 걱정과 기대가 깔려 있다.

여기에 데이팅 앱 등에 피로감을 느끼던 자녀들이 부모의 사전 검증을 거친 상대를 선호하며 효율성을 찾는 흐름도 맞물렸다.

야마다 마사히로 주오대 교수(가족사회학)는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를 위해 무언가를 해준다는 만족감과 자녀 자랑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며 "자녀 역시 부모가 검증한 만큼 결혼 전 양가 승낙 절차를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꺼리는 일본 젊은 층 사이에서는 이처럼 부모에게 맞선을 맡기는 수준을 넘어, 인간관계에 수반되는 수고 자체를 타인에게 넘기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의뢰인을 대신해 회사에 퇴사 의사를 전달하고 사후 처리까지 도맡는 퇴직 대행 서비스나 휴직 대행 서비스는 물론, 대신 사과해 주는 사과 대행 서비스까지 성행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두고 타인에게 폐를 끼치거나 껄끄러운 상황에 놓이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일본 특유의 '메이와쿠 문화'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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