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현지시간)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는 관세, 인공지능(AI), 희토류, 투자, 구매 등 다양한 경제무역 현안들이 논의될 전망이다.
미국은 중국에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유 등 에너지 구매를 늘리고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대두를 비롯한 농산물 구매 확대는 미국 농가를 중시하는 트럼프 행정부에 중요하다. 여기에 중국의 보잉 항공기 구매도 협상 대상으로 거론된다. 실제 미국 측은 앞선 협상에서 중국이 보잉 항공기 200대를 주문하고 비(非)대두 미국산 농산물을 추가로 170억 달러(약 23조2440억원)어치 구매하기로 한 것을 성과로 내세운 바 있다. 최근 들어 미국 국채 금리가 고공 행진하고 있는 만큼 미국은 중국에 미국채 매입도 요구할 수 있다.
희토류는 더욱 중요하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 7월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통화하면서 중국이 희토류와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기존 약속을 완전히 이행할 것을 기대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미국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희토류 수출을 재개하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공급이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는 미국 자동차·방산·첨단제조업 공급망을 뒤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미 "구매 확대" vs 중 "제재 저지"
반대로 중국이 원하는 것도 분명하다. 가장 먼저 미국의 관세 부담을 낮추고 대미 수출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중국은 특히 비민감 품목에 대한 관세 인하를 제도화하고, 양국 간 무역 휴전을 연장하기를 원하고 있다. 중국 측은 무역 휴전을 트럼프 대통령 임기 동안 연장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은 보다 짧은 기간의 연장을 선호하고 있다.
이 밖에 중국은 미국의 추가적인 무역 제재가 나오지 않기를 원하고 있다. 5월 정상회담 이후에도 미국은 대중국 제재안을 발표했거나 준비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6월 알리바바, 바이두, 비야디, CXMT 등 기업을 '중국군 관련 기업 목록'에 대거 추가했다. 또한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7월 강제노동을 이유로 한 301조 조사를 진행한 후 관세를 부과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 밖에 미국은 중국산 첨단 로봇, 전력 인버터, 광트랜시버(광모듈) 수입 금지안을 검토 중이라고 공개했다.
◆AI 안보 관련 합의 도출 가능성
미·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양국 간 주요 의제 중에는 AI 안전장치(가드레일)가 있다. 지난 5월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가드레일 마련을 위한 공식 협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최첨단 AI 모델의 오용·남용 방지, 테러조직의 AI 악용 차단, 양국 AI 기업과 정부가 참고할 안전 프로토콜 마련이 협의의 목표다.
양국은 9월 중순 첫 공식 AI 안전 대화를 준비해 왔다. 이 대화는 미·중 정상회담에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 AI 속도조절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AI가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위해 여는 만찬에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이 AI 전쟁을 벌이면서도 AI 안전 분야에서는 손을 잡을 것인지 주목된다.
◆시진핑, 대규모 경제사절단 구성
양국 간 투자 플랫폼도 관심 포인트다. 양국은 지난 5월 정상회담을 계기로 무역위원회와 함께 투자위원회를 설치하는 구상을 추진해왔다. 무역위원회가 비민감 품목에 대한 관세 인하를 다루는 장치라면 투자위원회는 양국 기업의 상대국 투자를 확대하는 통로다. 최근 양국이 300억 달러 규모의 관세 인하를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두 위원회가 연계돼 거론되고 있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이 대규모 중국 기업인 대표단을 이끌고 워싱턴을 찾는다는 보도는 주목할 만하다. 로이터는 중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시 주석 방미에 동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이 해외 방문에 대규모 기업인단을 동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금융, 에너지, IT, 전기차, 배터리, 항공우주 분야 중국 기업 총수들이 기업인단에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반중 감정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면 투자위원회 설립은 탄력을 받게 된다.
관세·무역에서 거래를 만들고, AI에서 새로운 협력의 틀을 모색하며, 투자위원회로 양국 기업 간 경제적 연결고리를 복원하는 것.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중이 만들어낼 경제적 합의의 윤곽은 바로 이 세 가지 축에서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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