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對)이란 경제적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해온 상하이협력기구(SCO) 영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올해로 창설 25주년을 맞은 SCO는 회원국을 확대하며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대한 견제 세력으로 외연을 넓혀왔지만, 정작 회원국인 이란이 미국의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공동 대응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SCO 정상회의가 31일(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개막해 이틀간 안보와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을 비롯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중앙아시아 국가 정상, 파키스탄·벨라루스 지도자 등이 참석한다.
이번 회의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현재 진행 중인 미국의 대이란 전쟁에 대한 회원국들의 대응이다.
특히 2023년 SCO 정식 회원국이 된 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지원 세력을 겨냥한 경제적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다른 회원국들의 정치·경제적 지원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SCO 차원의 대응은 이란에 대한 상징적인 연대와 미국의 군사행동을 규탄하는 외교적 수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블룸버그는 31일 분석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모두 이란에 대한 군사적 지원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경제적 지원 역시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도 "중국은 이란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미국과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기 위해 신중한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특히 시 주석이 9월 말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이 이란 문제에서 행동 수위를 조절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번 이란 사태를 계기로 SCO의 구조적 한계도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SCO는 2001년 중국과 러시아가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창설했다. 이후 인도와 파키스탄, 이란, 벨라루스 등이 합류하면서 회원국을 확대했다. 현재 SCO 회원국 인구는 전 세계의 40% 이상,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전체의 약 4분의 1에 이른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SCO 회원국간 경쟁과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국제 무대에서 지정학적 영향력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연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인도, 인도와 파키스탄 등 주요 회원국 사이에는 국경과 안보를 둘러싼 긴장이 여전히 존재한다. 회원국 간 미국의 영향력 견제라는 공통분모는 있지만, 개별 국가의 안보·경제적 문제를 둘러싼 이해관계는 엇갈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SCO는 개발은행 설립과 공동 결제 시스템 구축, 회원국 간 경제통합 등을 추진해왔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아르툼 루킨 러시아 극동연방대 교수는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통해 "SCO는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효율적인 기구라고는 볼 수 없다"며 "애초에 말만 앞세우는 곳이고, 그 외에도 여러모로 실속이 없다. 거의 모든 사람이 이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