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성의 현실중국] 우즈벡은 왜 '라팔 격추' J-10 도입을 쉬쉬하나

우즈베키스탄 국영방송에 등장한 중국산 전투기 J-10CE의 모습 사진시나웨이보 캡처
우즈베키스탄 국영방송에 등장한 중국산 전투기 J-10CE의 모습 [사진=시나웨이보 캡처]
중국산 전투기인 J-10이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에 수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J-10이 수출된 것은 파키스탄에 이어 우즈베키스탄이 두 번째다. 하지만 양국은 해당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국영방송은 지난 28일 독립 35주년 기념행사를 생중계하면서 우즈베키스탄 공군 표식이 선명한 중국산 J-10CE 전투기 6대를 공개했다. 전투기들이 공항에 착륙한 뒤 물세례를 받는 장면도 방송됐다.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도 행사에 참석했다. 사실상 중국산 J-10CE의 우즈베키스탄 수출이 확인된 순간이다. 

우즈베키스탄이 J-10CE를 수입하기로 했다는 보도는 지난 4월 처음 나왔다. 하지만 양국은 사실 확인을 하지 않았다. 이어 이달 초에도 우즈베키스탄 표식이 있는 J-10CE의 비행 사진이 공개됐지만, 양국은 이에 대해 함구했다. 우즈베키스탄 매체들은 중국산 J-10CE를 24대 구매했으며 이 중 초도 물량인 6대가 도입됐다고 전하고 있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이 몇 대를 구매했는지, 계약금액은 얼마인지는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역시 우즈베키스탄이 J-10CE를 도입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구매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왜 이렇게까지 침묵했을까. 우즈베키스탄 공군은 그동안 소련의 미그-29와 러시아 Su-27을 운용해 왔다. 따라서 우즈베키스탄이 중국산 J-10CE를 도입한다는 것은 공군의 장비 체계를 러시아 일변도에서 벗어나 중국으로 다변화한다는 의미가 있다. 또한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이 러시아의 영향권 하에 있던 중앙아시아로 확장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특히 전투기는 한 번 구매하면 조종사 교육, 정비, 부품, 무장, 후속 개량 등 수십 년간 공급국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 J-10CE가 우즈베키스탄 공군의 주력 전투기로 자리 잡는다면 중국은 전투기 판매를 넘어 중앙아시아 군사·방산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러시아 입장에는 결코 달갑지 않은 일이다. 우즈베키스탄이 중국산 첨단 전투기를 대규모로 구매했다는 사실을 정부가 먼저 발표하는 것은 러시아를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 있다. 

인도와 균형외교를 유지해야 하는 우즈베키스탄으로서는 J-10CE 구매 사실을 확인하지 않을 이유가 하나 더 있는 셈이다. 라팔을 격추한 기종이라는 상징성이 워낙 커진 터라, 이를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것 자체가 친파키스탄, 친중국 서사에 편승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

중국 역시 구매자인 우즈베키스탄의 입장에 반하면서까지 무기 판매 계약 사실을 공개할 필요는 없다.

J-10은 중국이 자체 개발한 전투기로, 중국은 2003년부터 실전에 배치해 운용하고 있다. 2017년 처음 공개된 J-10C는 J-10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며, 4.5세대 전투기로 평가받는다. J-10CE는 J-10C의 수출 버전이다. J-10C는 중국의 공대공 미사일인 PL-15를 장착한다. 이 전투기가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계기는 지난해 5월이었다. 인도-파키스탄 무력 충돌 당시 파키스탄 공군이 J-10CE로 인도가 운용하는 라팔 전투기를 격추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부터 인도네시아, 알제리, 세르비아 등의 국가가 중국으로부터 J-10CE를 구매할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에는 방글라데시가 20대를 구매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세계 시장을 노리고 있는 중국의 방위산업이 우선 러시아의 안마당이던 중앙아시아를 적극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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